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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들을 위한 안내문
포스팅과 무관하게 남기실 말(바톤 포함)이 있으면 요기에 덧글로 남겨주세요. 이곳에 올라오는 글, 사진, 그림은 불펌이나 무단 전재를 허가하지 않습니다. 사진관 list-up : 이상한 나라의 수상한 풍경 ![]() # by 절세마녀 | 2010/09/27 11:19 | 방명록 | 트랙백 | 덧글(52)
![]() 그렇다면_나는_한도까지_긋고_들어오겠다.jpg (하지만 그 한도가 몹시 비루하다는걸 너도 알고 나도 알지..흑흑) "로마-베니스-피렌체-로마out 일정이야." "저기..." "아, 역시 나의 일정은 완벽해! 몇년이 지나도 탁월하기 그지 없어!" "그 루트는 별로 일정이랄 것도 없잖아? 그나저나 거긴 왜 가는데?" "왜냐니, 그냥." "그냥?" "ㅇㅇ, 그냥." "...진짜?" "단언하건대, 베네치아는 이유없이 그냥 가도 괜찮은 곳이야. 연휴에 방구석에 쳐박혀 있으면서 티비 채널이나 무한잽핑하고 있는 것보다는 생산적이잖아. 그 때 내가 한국에 있으면 분명 영화 오래보기 대회 같은데 참가해서 인생을 적극적으로 낭비하며 즐거워 하고 있을거라고 ㅋㅋㅋ" "그야 그렇다만, 그 대회 니가 돌아온 다음에 개최하는데?" "주중이잖아. 난 참가할 수 없는걸." "아무튼, 16일이 베네치아 카니발 마지막 날인데 그날 불꽃놀이를 한대." "불꽃놀이 보러 베네치아까지 가냐." "아오, 진짜. 그런 건 그냥 상징적인거야. 중요한건 내가 베네치아에 간다는 것 뿐이지." "앞 뒤에 붙은 로마랑 피렌체는 뭔데?" "꼴랑 베니스만 보고 오기에는 내가 그렇게 갑부가 아니잖아. 내게도 양심이란게 있어." "이삼일 유람길에 백만원짜리 티켓을 끊을 수는 없다는 그런 알량한 양심 말이냐." "뭐, 비슷해." "표는 구했어?" "뭔 표? 비행기표 보여준 거잖아." "기차라든가...잠잘 곳이라든가..." "Aㅏ...안했다...축제중인 베니스만 하고 안했네." "인간아, 예매 좀 하고 다녀..." "비수기의 이탈리아인데, 어떻게든 되겠지." "......" "아, 진짜라니까. 겨울이라 가면 왠만한 표는 다 있을거야." "하다못해, 카니발 사진집이라도 찍으러 간다고 구라라도 풀어봐." "사진이야 당연한거고. 근데 전에 갔을 때는 이상할 정도로 밥도 굶어가며 필사적으로 찍어댔는데, 왠지 느낌에 이번에 가면 그 정도는 아닐 것 같아." "몇년 사이에 나이가 들어서 진이 빠지기라도 했냐. 난 요즘 좀 그렇던데." "ㅎㅎㅎ, 일단 카메라 들고 다니기도 귀찮고...이젠 꼭 보여줘야 겠다 싶은 사람도 없고.." "그래도 가서 직접 보고 있으면 다를거야. 신나서 다니겠지 뭐." "그, 그렇겠지? 히히" "근데, 혼자 가냐?" "...그러면 안되는 이유를 400자 이내로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너라면 능히 그럴 것 같았다만 카니발 베네치아에 불꽃놀이인데 혼자라니, 안 봐도 훤한 그 폭풍염장을 어떻게 견디려고." "사실...하루 이틀 혼자 다닌 것도 아니고 이제 와서 새삼스럽긴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좀 아깝긴 해. 일생에 내가 베니스 카니발 마지막 날을 몇 번이나 겪겠어. 근데 매번 갈 때마다 혼자인 걸 뭐 어떡해. 베니스가 날 기다려주는 것도 아니고 없으면 없는대로 사는거지." "그래도 좀..." "난 말야, 일찌기 신년을 맞이하는 자정에 바티칸 앞 광장에서 수많은 커플과 가족들 사이에서도 자정을 넘기는 타종소리(가 아니라 불꽃놀이지만)를 들으러 꿋꿋이 버팅겼던 질긴 신경을 가지고 있지." "그런 것치고는 좀 신경 쓰는 것처럼 보이는데..?" "아, 몰라. 가서 맛있는거나 잔뜩 먹을거야! 피자랑 젤라또랑, 스파게티랑, 피스타치오 과자랑, 칸투치니랑, 프로슈토랑, 피렌체풍 스테이크랑 ㅎㅇㅎㅇㅎㅇ" "...둥글게, 둥글게..." "...나 요즘 팍 찐거 나도 알거든!" 그런 겁니다. 금요일 자정에 떠나요. ㅎㅎㅎㅎ # by 절세마녀 | 2010/02/10 02:20 | 중앙광장:방랑자의피리소리 | 트랙백 | 덧글(16)
# by 절세마녀 | 2010/02/09 12:37 | 레테의강: 흐르는 일상 | 트랙백 | 덧글(16)
![]() - 물론, 나도 영화 포스터가 공개됐을 때는 캐스팅이 거꾸로 된게 아니냐며 화를 냈었다. 사실 화도 아니고, 멀쩡히 두눈 뜨고 포스터를 봤는데도 누가 지적하기 전까지는 매우 당연하게도 '주드로가 홈즈구나?'하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제작사가 미국인데요? 원작 특유의 ㅎㅁㅎㅁ함을 레이첼 맥아담스로 덮어서 노말물로 만들려는 수작이 분명해요'라는 말에 다시 봤더니 뭐, 홈즈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였어...로다주는 깐깐한 홈즈를 하기에는 느끼하니 쥬드 로가 홈즈인 쪽이 더 어울리지 않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아예 보지 말까도 싶었는데, 아는 후배가 보고 싶다며 같이 가자고 했지. 그랬더니... - 왔노라, 보았노라, 뿜겼노라! 악ㅋㅋㅋㅋ - 2009년 마지막 포스팅으로 ㅋ 만 날린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 영화ㅋㅋ너무 웃겨ㅋㅋ - 아니, 진짜라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흠흠, 진정하고. 불필요하게 몸 쓰는 것을 경멸하던 홈즈가 파이터가 되었다는 것이, 소설에서 영화로 옮겨지는데는 꽤 플러스 요인이 되었다. 일 없는 날에는 머리 속에서 꿍시렁 꿍시렁 사고 실험이나 하고, 왠만한 루저히키를 쌈싸먹는 폐인놀음의 1인자인 홈즈가 ㅋㅋㅋㅋ 우리 홈즈가 ㅋㅋㅋㅋ 입만 산게 아니라 쌈질도 겸하고 있으니 화면이 좀더 시원시원하게 흘러간다. 원작에서도 홈즈가 권투 좀 한다는 말이 있긴 했지만, 글로 읽을 때는 그런게 잘 상상이 안되니 강하게 기억으로 남는 것은 뛰어난 수사 관찰력과 사건해설 능력이지 호쾌한 액션이 아니니까. 물론 여기에는 '재밌는게 장땡이야. 이러니 저러니 해도 영화는 엔터테인먼트거든!' 같은 느낌으로 작심하고 내지른 스피디한 연출이 한몫하고 있기도 하다. 쉴틈없이 파파팍 하고 지나가는 씬들, 혹은 만담 스크립트들. 여튼 홈즈와 왓슨을 이렇게 역동적으로 굴린 감독은 전무후무할 거다. - 아주 어릴 때 읽었던 홈즈는 마약을 한다든가, 사건이 없으면 실의에 빠져서 좋은 머리를 이상한데 쓰고 있다든가 하는 부분이 이해가 안되서, 상상이 잘 안되었는데 영화에서 사건 없다고 벽에다 총질하고 있는 홈즈를 보자니 느낌이 확 왔다. 아, 그래. 아무리 머리가 좋고 실력있는 사람이라고 다 무슨 IB컨설턴트들처럼 인생의 모든 순간을 계획적이고 열심히 살지는 않지 ㅋㅋㅋㅋ. 유비가 째끄만 마을 현리로 보냈다고 술 퍼마시고 있는 방통 타입이었구나 ㅋㅋㅋㅋ게다가 그 방꼬락서니는 정말 ㅋㅋㅋㅋ 이게 머리라도 안 좋았으면, 당장 짐싸서 짐과 같이 집밖으로 패대기쳤을 것 같은 세기의 어지름쟁이냐곸ㅋㅋ - 왓슨이..이미 사건 몇번 겪고 홈즈에게 익숙해진 상태의 왓슨이라서, 그의 추리력과 빠른 판단력 때문에 종종 영화에는 홈즈와 왓슨이 아니라 홈즈와 제 2의 홈즈가 나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홈즈와 홈즈의 페르소나 왓슨. 홈즈와 홈즈가 꿈꿔왔을 이상적인 파트너 왓슨. 아무래도 내가 가지고 있는 왓슨의 이미지는 홈즈와 첫 대면할 때만큼 강렬한게 없었으니까 그럴지도 모른다. 평범하고 살짝 어눌한듯 보이지만 자존심도 줏대도 가지고 있으며, 초면에 상당히 무례하고 시건방졌던 홈즈의 말도 잘 경청해주는 좋은 사람(..) 하지만 홈즈한테 져주는 척 하면서 있는대로 낚이고 있는 이 왓슨도 상당히 좋았다. AAA형 군의관답게 그간의 일들을 기록한 수첩을 뒤적거리며 "난 정신병이 있는게 확실해.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네가 벌이는 일에 이렇게 번번이 말려들 수가 있겠어?" 라니 ㅋㅋㅋㅋ넵, 홈즈가 낚으면 낚는대로 다 낚여 올라오는 월척 왓슨입니다 ㅋㅋㅋㅋ 영화 내내 왓슨이 그토록 필사적으로 결혼을 해서 베이커가를 떠나려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안 그러면 저 흥미진진하고 혼자 내버려둘 수 없는 루저히키천재탐정인 홈즈 곁을 절대 떠날 수가 없으니까ㅋㅋㅋㅋ 솔직히 왠만한 TV씨리즈 틀어놓고 밤새 보는 것보다 홈즈의 업&다운을 - 아무튼 이 둘의 관계는...왠만한 ㄱㅇ무비를 능가했다. 누가 영국 놈들 원작 아니라고 깔 것 같았나여 ㅋㅋㅋㅋ 뭐야, 홈즈x왓슨의 이 푹 곰삭은 부부같은 익숙함은ㅋㅋㅋㅋ 너네가 정진정명 만들려고 한 것이 셜록 호모즈가 아니라 셜록 홈즈 맞냐고 ㅋㅋㅋㅋ '잊고 간게 있다' 며 총을 건네주니, 기다렸다는 듯 받고 '오븐에 불은 껐음? o_o'라는 만담질이라니, 만렙찍고 노닥거리는 '용사-코코리' 조합도 아니고 그게 지금 대악당 로드 블랙우드 경 앞에서 할 소리냐고. - 우려했던 레이첼 맥아담스는.. 적절했다. 특히 - 그러나 홈즈, 너의 왓슨에 대한 사랑은 정말...가장 경애하는 여성(도둑) 아이린 애들러의 역작인 열라 짱 큰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뺏어서 왓슨 결혼반지로 선물하다니...그 깊은 애정에 눈물이 난다 진짜 ㅋㅋㅋㅋㅋ - 그런 관계로 이 영화의 가장 매력 없는 부분은, 예의 메인 포스터다. 무슨 짓이야, 하마터면 영화 안 볼 뻔했잖아. - 한참 영화가 상영중일 때, 주드로와 로다주가 여기저기 홍보차 많이 불려다녔는데 그 와중에 한 인터뷰들을 보면 대부분 홈즈 역의 로다주는 홈왓의 관계를 애정에서 기인한다고 진심어린 농담성 멘트를 던지고, 주드로는 필사적으로 식은땀을 흘리며 부인한다. 기획사인지 투자사인지에서 계속 그렇게 홈즈를 호모무비처럼 만들거면 투자 철회하겠다고 압박도 줬다는데..여전히 보이지 않는 땀방울을 머리쯤에 매달고 부인하고 있는건 주드로 뿐이다. 보면 볼수록 웃긴다 ㅋㅋㅋㅋ - 후속작에 등장하는 모리아티 교수에 브래드피트가 캐스팅 되어있다고 한다. 아...이 세명으로 어떤 세기의 로맨스를 찍으려구...ㅋㅋㅋㅋㅋ“아직 아무 것도 말할 수 없지만 난 브래드 피트의 광팬”이라고 가이 리치 감독이 인터뷰했다는데,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살린 감독의 멘트는 참으로 비범하게 솔직하기까지 하다. '안되면 어쩔 수 없지만, 브래드를 캐스팅하게 되면 성심성의껏 물빨핥하겠어요'라는 거랑 같은 거잖앜ㅋㅋ - 자, 재미있게 봤으니 이제 제발 내게 데이빗 테넌트 홈즈와 존심의 왓슨을 보여다오, 이대로 주도권을 뺏길 셈이냐, BBC. 이 둘은 정말 세기의 애증캐스팅일텐데 ㅋㅋㅋㅋㅋㅋ # by 절세마녀 | 2010/02/09 00:55 | 지하미로:극장개미굴 | 트랙백 | 덧글(13)
한밤에 창문을 넘어든 선명한 바람에 찻잔 가득 붉은 열매 향기로우니 마음은 벌써 늦삼월 이르게 핀 벚나무 아래 # by 절세마녀 | 2010/02/08 23:43 | 노천까페: 레시피와 맛집 | 트랙백 | 덧글(1)
![]() Aㅏ...뿜기지 않아... (이거 스폰지 말고 딴데서 수입/상영이나 할 수 있겠나) 왜지. 블랙 유머와 독설이 팽팽하게 탱글거리며 튀어나오는 오스카 와일드의 텍스트에 벤 반스x콜린 퍼스 조합인데 왜 이렇게 뿜기지가 않는거지. 감독의 문제일까. 내가 기대했던 도리안은...아니, 오스카 와일드는 좀더, 좀더 뭐랄까 날카롭고 폐부를 찌르는 것처럼 날이 서있고 그렇단 말야. 좀더 위험하고, 좀더 음험하고, 좀더 관능적이고, 좀더 유혹적이고, 좀더 천국에서 지옥으로 쿵 하고 쳐박히는 듯한, 아니, 눈부시게 빛나던 영혼의 타락상을 지켜보면서도 주체할 수 없이 어두운 욕망에서 손을 뗄 수가 없어 내 손으로 내 날개를 떼어내는 것 같은, 옆에서 보고 있으면 말리고 싶은 마음이 반, 계속 지켜 보고 싶은 마음이 반, 같이 타락 하고 싶은 마음이 반이 되도록 하는 그런 매혹적인 타락천사의 이미지는 어디로 갔냐. 영상이 품격을 지키느라 점잔을 빼서인지, 아니면 주연인 벤 반스가 문제였던 건지. 분명 세트나 의상은 아아아아름다운 시대 고증에 의해 볼만하고 중간 중간 나오는 소재나 장면들이 강하지 않은건 아닌데, 이상할 정도로 보는 사람의 감흥을 자극하지를 못한다. 연출이 밋밋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무래도 벤 반스가 호남/미남/귀족형 얼굴이긴 해도 소설에서 나오는 것 같이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거나 그런 느낌은 좀 덜하니까. 영상 속에서 아무리 나쁜 짓을 하고 있어도 실제로 그럴 것 같다는 느낌을 주지 않으니 # by 절세마녀 | 2010/02/07 23:59 | 지하미로:극장개미굴 | 트랙백 | 덧글(8)
# by 절세마녀 | 2010/02/07 22:55 | 박쥐통신:마녀의 만담일보 | 트랙백 | 덧글(16)
음..결론부터 말하면 나도 애플을 좋아하긴 한다. 화려하고 컬러풀한걸 좋아하는 취향이라도 애플제품들의 유려한 심플함에는 반할 수 밖에 없다. 더불어 이제는 거의 신화와도 같은 스티브 잡스의 인생역정과 자신감 넘치는 비전. 이 둘은 애플 제품에 보이지 않는 판타지를 심어준다. 내게 있어서 애플과 잡스라는 환상적인 조합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항상 다른 사람들을-특히 나를- 꿈꾸게 만든다'는 거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넥스트 스텝의 끝 에는 도대체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정말로 현실 속에서 적용가능하도록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어떤 것들을 만드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 내는 것들은 언제나 흥미롭다. 어쨌거나, 난 잡스가 귀환해서 아이맥을 내놨을때, 그게 무척 쓰고는 싶었지만 사지는 않았다. 굳이 맥킨토시에 적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에는 윈도우가 이미 너무 편했으니까. 내가 무슨 그래픽 프로그램 하이엔드 유저도 아니고. 맥북, 아..이 아름다운 바디. 나는 위아래가 새하얗고 얄쌍한 맥북이 너무나 탐이 났지만, 노트북을 사야할 절체절명의 순간이 왔을 때 그걸 사지는 않았다. 그걸 사기엔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맥북의 발열이 계란후라이를 할 정도라는 소리와 A/S 문제와 기타 등등 내가 필요로 하는 기능이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아이팟도 사지 않았다. 아이팟, 그 혁명적인 아이템 앞에서 나는 저걸 억지로라도 쓸 수 있는 방법 3가지를 생각해내려고 애를 쓰다가 포기했다. 가지고는 싶은데 일단 내가 돌아다니면서 음악을 안 들으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고딩 때 워크맨은 물론 CDP도 한달을 못 들고 동생한테 패스했던 게 나다. 아이폰도...솔직히 이건 좀 혹했지만, 그래도 예약구매하거나 할 필요성은 못 느꼈다. 손에 들고 다니는 기기들의 효용이라는게 어지보면 일상생활 속에 무의미한 이동시간이 있을 때 극대화 되는데, 난 별로 그런게 필요할 정도로 회사나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지를 않으니까. 느드슬이든 아이폰이든 뭐든 버스/전철에 앉는 시간이 15분 정도이라 그닥 '때울만한 시간'이라는게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유일하게 우리 집에 있었던 애플 제품은 그 위용도 찬란한 애플II에서 진화하지 못한 채였다. 이제는 박물관이나 가야 볼 수 있는 그 정체 불명의 물건, 도스 코드로 한 200줄 가량 명령어를 쳐 넣으면 지뢰찾기 게임을 실행시킬 수 있었던...하지만 다 쳐놓고 엔터를 누르면 어디선가 에러가 있다는 메시지가 나와서 눈 앞을 캄캄하게 하던 전설의 애플II. 집에 그런 물건이 있는 걸 보면, 우리 아버지도 참 한창 때는 얼리공돌이였던 시절이 있었나보다 싶다. 여하튼, 잡스가 아이패드를 출시한다며 발표하던 날, 나는 정말, 진심으로 재기한 후 승승장구하던 잡스의 안위와 향후 거취에 대해 격렬하게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그게...내가... 내가 쓸 물건에 대한 퀄리티와 디자인은 꽤 까다롭게 보는 편인데, 막상 고르고 나면 대중적인 기호와는 대단히 안 맞는 경향이 있어서...부정하고 싶지만 솔직히 진짜로 있단 말이다. 내가 좋다고 생각해서 꼭 사야지 하고 벼르던 모델들은 너무 일찍 시장에 나와서 몇년 못 버티고 죽거나, 기다리던 와중에 단종되거나, 온갖 기대를 받으면서 나왔다가 중박 정도 치는 일들이 많은데... 근데 저건 정말 나를 위한 제품이란 말이야 OTL !!!! -화면은 큰게 좋음(동영상 작게 보는거 싫어함) -들고 다니는게 살짝 크거나 무거워도 상관하지 않음 -기능은 아이폰 보다 더 다양한게 좋음 -어쨌건 그걸 들고 여행가서 까페에서 책 보거나 글을 쓸 수 있어야 함, -문자 수준의 글 쓰기 말고, 터치든 뭐든 자판 입력식으로. -멀티 터치 되야함 -예뻐야 함 어, 어, 어쩔 셈이야, 잡스. 이러니 내가 당신을 걱정하지 않을 수가 있나 ㅠㅠ 요 몇달간 끓던 넷북에 대한 열망이 넷북을 스쳐 아이패드로 확 옮겨붙어버렸긴 한데...난 아무리 생각해도 그 어떤 마켓에서도 메이저 소비자였던 기억이 없거든. 이거 3G모델 한국에 들어오긴 들어올까? 사람들이 아무리 별거 아닌 것 같다고 찬물을 끼얹고 쇼한다고 까도 말야, 암만 봐도 저건 나를 위한 물건 같다고. 봐, 아이폰이 나올 때도 무심했던 내가 앗싸라비야 하고 열광신도대열에 끼고 싶어지잖아. 나는 말야 정말정말 좋은데,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보는게 어떨까. 굳이 내 걱정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지만, 그냥 내 취향으로 미루어 봤을 때 이건 진짜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잡스 옵화... # by 절세마녀 | 2010/02/04 00:59 | 레테의강: 흐르는 일상 | 트랙백 | 덧글(15)
시간이 지나면 하지 못했던 일에 대한 수많은 이유들은, 돌이켜 생각하면 사실 그냥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원하긴 했어도 절박하지 않았거나, 어린 눈으로 잘못 가늠했거나 그럴 뿐 해야하는 일도, 하고 싶은 일도 어느 시점이 지나면 그냥 했었어야만 했던 일들이다. 그러니 다시 생각할 필요조차 없도록 부디 오늘을 가슴으로부터 뜨겁게 빛보다 빠른 생각과 함께 움직일 것. # by 절세마녀 | 2010/02/03 00:01 | 레테의강: 흐르는 일상 | 트랙백 | 덧글(2)
만 한달이 넘었다.
그것은 내가 헬스장에 등록한 기간과 정확히 같았다. 09년 연말-10년 연시의 약간 긴듯한, 일주일이 약간 모자라는 휴일이 나는 무척 기뻤던 모양이다. 안 하던 짓을 다하고 말이다. 자기관리에 부지런하셨던 부모님들 아래서 큰 덕에 '운동'이란건 해야만 한다는 '당위'는 있지만 별로 그렇게 딱히 챙겨서 하고 싶지는 않은.. 좀 그런거였다. 다른 이야기지만 나는 둘이 하는게 좋았다. 헬스나 달리기나 수영이나 아침 일찍 일어나서 찬 바람을 목이 쉬도록 집어넣는게 아니라, 배드민턴이나 스포츠 댄스 같은. 여하튼 연휴가 시작되는 바로 그 날부터 집 앞의 헬스장을 한달치 끊고는 연휴 내내 하루에 두 시간씩! 러닝머신 위에서 CSI와 하우스를 번갈아 시청했다.(..) 그것조차 근 1년 만의 일이었다. 몇년째 에너지가 바닥을 치고 있다는건 알았는데, 이건 먹는걸로 해결 되는게 아니었다. 하지만 바닥으로 떨어진 체력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리려면 '근성'이나 '끈기'나 '의지'가 필요한데, 정말 이상하게도 난 운동에는 그게 잘 안된단 말이야. 마치...고작 히라가나 50글자가 안 외워져서 일본어를 포기한 그 어느 여름날과 좀 비슷하다. 쇼핑하느라 발바닥이 당장 죽을만큼 아파도 눈 앞에 마음에 드는게 보이면 끼적끼적 걸어가는 그 '근성', 기차가 없으면 로컬버스라도 타고 장거리 여행을 하던 그 '끈기', 그리고 같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봤던 것들을 똑같이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하루아침에 사진을 몇백장씩 찍어대던 그 '의지'들은 다 어디로 간걸까. 다행이라면 이번에는 헬스장의 신년할인행사 놀음에 놀아나지 않고 한달치만 끊었다는 것이다. 어디선가 내가 모르는 나의 도플갱어가 내가 놀고 있는 시간 동안 나도 모르게 운동을 하고 있을거라는 망상에 젖은 채, 근거없는 안도감을 느끼며 석달치 이용료를 얼굴도 모르는 헬스장 사업주에게 바치는 짓은 면했으니까. 그밖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는지 묻는다면, 사실 아무 일도 없었기 때문에 나는 애매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을 회피할터다. 2010년이 되기 전에는 왠지 글자 모양이 사이버틱해서 무서웠는데, 일단 2010년이 되고나니 2010이라는 숫자는 원더키디들의 출몰을 10년 일찍 예고하고 있었을 뿐인 평범한 한달이었다. 잡초가 자라는 이 블로그의 링크를 가위질하듯 시원시원하게 잘라낸 사람들이 한 100명 정도 줄어드는 것을 멍하니 보면서도 별 감흥은 없었다. 그냥 쉬는 시간이 있으면 친구들이랑 근처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고, 매주 티캐디에가서 얼굴도장 찍고, 저녁시간되면 드라마 보고, '승호가 예쁘구나' 생각하고, '승호, 이놈! 누님의 흑심을 불러일으키지마' 라고 생각해보고, '너희들은 공부를 때려치고 그 길로 아이돌 그룹을 결성하거라'라고 꿍얼거렸다. 아, 그렇군. 닥터. 마이 닥터. 2005년에 새로 시작했던 영국 드라마 닥터후의 2,3,4시즌 주인공인 데이빗 테넌트가 연초부터 미련이 쩌는 마지막 말을 남기며 다른 인물이 되버렸다. [RTD야, RTD야, 내 닥터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라며 며칠 광분하던 날도 있었지. 하여간 영국은 정말 이상한 나라다. 저런 드라마를 연초, 새해벽두 부터 방영하는데 시청률이 선덕여왕급으로 나오다니. 헬스장은, 물론 다 가지 않았다. 여기까지 써내려왔으면 가열차게 그저 운동하러 하지 않은 날에는 글도 쓰지 않았을 뿐이다. 그... 왠지... 자격이 없게 느껴져서. 아니, 그 뭐랄까, 앞에도 이야기 했지만 운동을 의식적으로 거부한다는 것 자체가 나한텐 스트레스랄까,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것 같은 이상한 기분마저 든단 말야. 그래서 당위가 없으면 몰라도, 있는 상황에서 제껴둔 채 너무 놀게 되면 DNA레벨에 내장되어있는 모범기제가 작동하면서 이도 저도 못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하러 간 날에는 졸려서 바로 잠들었지. 뭐, 그렇지 않겠나. 내가 포스팅 한 두달 안하고 띵까띵까거리는게 어디 한 두번 있었던 일도 아니고. 안 한다고 누가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요즘은 그닥 재기발랄한 만담 소재도 안 떠오르고, 쓰던 글들은 어딘가에서 아주 사소한 문제들로 막혀있고, 쓸 수 있는 글들은...난 뭔가 연성하려면 최소 4일은 하는 일 없이 띵까거려야 지겨워서라도 쓸 생각이 드는데, 세상에 끝없이 계속되는 4일 연휴 그런건 없으니까. 아 차라리 나도 내 머리 속을 빨리 비워버리게 뭐든 써서 뽑아내 버리고 다른걸 만들어내고 싶은데, 기억에의 열의만 남고 기록에의 의지는 먼지처럼 흩어져버렸다. 아..충격적인 일이다. 운동해서 살 빼며 체력과 도덕심을 유지하는 것과 시덥지 않은 글쪼가리들을 끄적끄적거리며 정신적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것 이 내게 있어 이렇게까지 양립할 수 없는 동급이었다니! 하지만 뭐.. 2월에는 안 끊었거든 그리고 생각해보니 오늘은 2월이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by 절세마녀 | 2010/02/02 01:29 | 레테의강: 흐르는 일상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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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그러니까내2모자내노라고ㅠㅠ
내이글루결산
물론내가연말정산때문에그러는건아님진짜
크리스마스가오긴오나요
스콘
웃어봐요
아이패드
셜록홈즈
티캐디
사실그둘사이에는아무관계도없지
피겨
2모자날아갔어ㅠㅠ
게으르니스트를위한마녀의레시피
지아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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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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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녀오세요~ 가을엔..
by 파티마 at 15:25 그동안 세금 좀 덜 냈던.. by 1695 at 15:19 ..꼭 그거 때문에 가는건.. by 절세마녀 at 15:11 부양가족은 공제대상이지.. by 우영님 at 14:35 이봐.. 신용카드 해외.. by 우영님 at 14:12 읭...카니발... 지구.. by 동굴아저씨 at 13:14 홈즈왓슨을 좋아하는 친.. by Yanz at 12:09 오오....사진집 기대.. by 세류 at 12:00 오랫만. 링크 새 글 목록.. by 실루엔 at 11:46 안녕히 다녀오세요. 친구.. by ㆍㅅㆍ at 11:38 최근 등록된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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