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3 방명록

이상한 나라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들을 위한 안내문


일단 Don't Panic!

지도


레테의 강: 흐르는 시간 : 일상적인 이야기삽질기들이 주로 올라갑니다. 쓰고 나서 잊어버리려고 레테의 강이라고 했는지 그 반대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중앙 광장: 방랑자의 피리소리 : 피리부는 나그네들이 모여있습니다. 쓸 건 많은데 영 손에 안 잡혀서 그렇지 원래는 여행기가 올라오는 곳입니다. <인도에서 네팔까지>, <유럽 미술관 순례기>, <백두산이 부른다>, <과연 그녀는 LA에서 무슨 짓을 했나> 등(제목은 랜덤)...생각날 때마다 띄엄띄엄 쓰겠스빈다.OTL 흑흑.

동쪽분수:음유시인의 노래: 음악이야기를 할까 했는데, 전 아무래도 시각문화에 관심이 더 많지 말입니다. 그렇다고 카테고리를 없애는건 자존심 상하니 언젠가 써먹도록 내버려 두지요 뭐.

서쪽 탑: 상상의 서고 : 노을볕을 등에지고 백스물두개 정도의 계단을 올라가면 황금빛 공기가 가득찬 서고가 있고, 열린 창 아래에 쓰다만 이야기와 잉크와 깃털펜이 놓여있는 개인 서고입니다. 창작과 망상들이 자리를 틀고 노닥거리고 있습니다.

남쪽정원:화원의 아틀리에: 날이 좋으면 화판을 끼고 밖으로 나가고 싶어요. 워터하우스나 클림트 이야기를 좀 하고 싶은데 이것 참 시간이...요즘은 사전트와 귀스타프 모로에 꽂혀있습니다.

뒷산 동굴: 와인 셀러 : 2007년 11월 12일에 새로 건설(..)한 카테고리입니다. 앞으로 와인 이야기가 올라올 예정입니다. :) 어디까지나 예정, 예정 :)

지하 미로: 극장 개미굴 : 애니나 만화, 영화 이야기가 주로 올라갑니다. 취향이 잡다한데 반해서 글로 남기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볼 건 별로 없습니다만.

북쪽 통로: 세상의 끝: 죄악 깊은 도시, 유럽 한복판의 오지, 바다와 회가 빠진 포항공대, 세상의 끝 Kaiserslautern에서 있었던 생활기와 여행기가 만담 형식으로 올라오다가...그러다가...어떻게 됬더라요?^^

마녀의 오독일보 : 오타와 오독과 오청, 가족개그가 올라오는 부정기간행물입니다. 폐간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갈 곳없이 떠돌던 바톤과 테스트와 문답들을 포섭했어요. 덤으로 갈 곳 없는 개그들도 이쪽으로 넣을 생각입니다.


주의사항


* 오시는 분들이 늘어 주의사항도 조금 늘어났습니다. 일단 여기가 공적이면서도 사적인 공간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댓글매너, 트랙백매너, 펌매너 등 기타 매너는 상식에 준하는 선에서 지켜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전 개성있고 매너있는 센스쟁이들을 좋아해요.

*광고맥락없는 자뻑은 사절입니다. 관대한 기분으로 보면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대부분의 경우 저희 집안에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저주로 반사해드릴거에요. (삼대 동안 삼수하라든가)

* 사진, 글, 그림 기타 아이디어에 대한 무단전재는 자제를 부탁드려요. 이전에 방명록을 만들 때는 제가 사진 올리는 일이 별로 없어서 언급하지 않았는데 번거로우시더라도 사전에 요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아니면 사후에라도). 그 점에 있어서 이글루 좀 불편하더군요.

* 전언이나 개인적인 말을 남기고 싶으시다면 요 안내문 밑에 리플이나 비밀글로 달아주세요. 한가하고 유능한 집사가 삐지지 않으면(...) 전달해 줄 테니까요. 때때로 메일이나 메신저, 심지어 문자보다 이쪽이 빠르거든요.

알프레도의 현상태:집사는 소리 없이 자라고 있다


시, 식물성이었냐?!! 너!!!?

esatto님이 그려주신 인간화 버전(아아, 귀여워)

역시 esatto님이 그려주신 인간화 버전(부들)

장면 잇기를 위해 안 되는 손그림으로 버둥버둥

아린님이 그려주신 알프레도와 토마토머거

크리스마스 버전

-이하 자가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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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new? : 중앙광장 여행기/북쪽 통로 : 세상의 끝 만담 업데이트 중

<2006/2007년 싸돌아다니즘의 기록>

10월 12일-10월 18일 0. 사상 최악의 오프닝
                                           파리
                                                 1. dedicated to Monet
                                                 2.

10월 27일-10월 31일 1. 첫번째 탈출 : 바다, 지중해, 그리고 니스
                                           모나코-그라스-앙티브-깐느

11월 03일-11월 06일 드레스덴 & 프라하

11월 16일-11월 21일 애증의 스페인
                                            (그라나다-코르도바-마드리드-톨레도-바르셀로나)
                                                 1. 떠나주겠어!
                                                 1.5 의혹의 세관
                                                 2. 눈물의 알함브라
                                                 3. 비 내리는 알함브라, 그 후
                                                 4. 환상의 토마토를 찾아서
                                                 5. 맛있는 코르도바
                                                 6. 우울증에 빠진 마드리드
                                                 7.
11월 27일 트리어

12월 01일-12월 02일 베를린

12월 08일-12월 10일 뉘른베르크 : 크리스마스 마켓 특집

12월 14일 바젤

12월 23일-12월 24일 슈트라스부르크

12월 28일 슈투트가르트

12월 29일-01월 10일 이탈리아
                                   1. 피사
                                   2. 시에나
                                   3. 로마
                                   4. 피렌체
                                   5. 베니스
                                   6. 밀라노
                                   7 베로나

01월 11일-01월 14일 부다페스트-빈-잘츠부르크-뮌헨

02월 02일-02월 06일 쾰른-브뤼헤-브뤼셀
                                          1.세상의 끝에서 - 만담으로 때우는 벨기에 여행 (1)
                                          2. 세상의 끝에서 - 만담으로 때우는 벨기에 여행 (2)
                                          3. 세상의 끝에서 - 만담으로 때우는 벨기에 여행 (3)

02월 18일-02월 21일
                            1. 세상의 끝에서 마지막 탈출기 - 피렌체, 나의 사랑하는 (1)
                            2. 세상의 끝에서 마지막 탈출기 - 피렌체, 나의 사랑하는 (2)
                            3. 세상의 끝에서 마지막 탈출기 - 피렌체, 나의 사랑하는 (3)
                            4. 세상의 끝에서 마지막 탈출기 - 피렌체, 나의 사랑하는 (4)
                            5. 세상의 끝에서 마지막 탈출기 - 카니발 베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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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통합배포전:Stay tuned] "BBC를 공격한다" 부스 & 책 안내

패기_넘치는_부스컷을_보아줘.jpg

부스 이름 : BBC를 공격한다
참가 장르 : BBC셜록(메인) 통합부스
참가 일시 : 6/23 (토) - 드라마 통합배포전
위 치 : 잠실 한국광고문화회관 3층 - 오시는 길

확정 멤버 : 절세마녀 | BBC셜록 | http://ladywitch.egloos.com/
                       해망재| BBC셜록 | http://www.hamadris.com/

미확정멤버 : 즐거운 행사를 위해 존잘러 두세 분을 절찬 꼬심 중에 있습니다.
                    명단은 참여 확정 되면 공개합니다.

공식블로그 : http://blog.naver.com/attackbbc

BBC를 공격한다(ATTACK BBC) | 부스 개요


셜록으로 책을 내는건 작년의 [Two Holmes: 오만과 편견]이 마지막일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BBC셜록 시즌2를 보고 방바닥을 굴러다니다가 내년도 아니고 2014년까지 기다렸다간 정말로 제가 런던으로 날아가 BBC를 공격해버릴 것 같아서(..) 드라마통합배포전 부스를 신청했습니다.

책 한권 덜렁 들고 나가기도 뭐해서 같이 2014년까지 허우적댈 것이 뻔한 이 구역의 영드셜덕들을 조금이라도 편케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원스톱서비스형 통합부스를 운영하고자 합니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1. 행사 당일 부스에 같이 올려놓고 위탁 판매
2. 통판 1,2차까지 합동으로 진행

참여작가분들께서는 통판 관련 포장과 배송을 따로 하실 필요가 없고, 독자분들께서는 여러 권을 사셔도 택배비는 한번만 발생합니다. 현재 택배/소분비는 업체와 협상 완료되어 있는 상태라, 무게와는 관계 없이 건수가 얼마나 발생하느냐에 따라서만 약간의 가감이 있습니다. (요는 2권, 3권 사셔도 일반적으로 1권 배송하는 택배비만 발생한다는 그런 말씀, ㅇㅋ?)

멤버는 현재 저 포함 마횽존잘러 해망재님까지 두명 확정되어 있으며
추가로 컨택했던 다섯 분 중에 한 분은 펑크 확정, 한 분은 펑크 예정, 두 분은 미정, 한분은 미적대고 계십니다.

......
여러분, 망설이지 마세요.
* 책은 내고 싶었는데 부스를 못 구했다
* 6월 23일 행사 당일날까지 인쇄해서 책 보낼 수 있는 분
* 중간에 잠수 안 타는 협조적인 멘탈

위와 같은 조건을 만족하시는 분께서는 attackbbc골뱅이naver.com으로 컨택해주시기 바랍니다. 메인 장르는 BBC셜록이지만, 패기넘치는 부스컷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BBC드라마이기만 하면 됩니다.

* 본 부스의 기획 및 컨트롤은 절세마녀(ladywitch)가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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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Holmes : 사랑과 전쟁 | 개인지 소개


웃어주세요. 부제가 진짜 저거임. ㅋㅋㅋㅋㅋ

절세마녀 BBC셜록 개인지 : Two Holmes "사랑과 전쟁"
• 장르 : 소설, 시리어스와 개그의 중간적인 느낌
• 수위 : 자비로운 전연령
• 사양 : 작년과 같이 가독성 좋은 130*190, 페이지수 미정
• 가격 : 시크하게 미정
• 등장인물 및 내용

배      경 - BBC셜록 시즌 2 과 시즌 3 사이
등장인물 - 마이크로프트와 셜록 위주, 존 포함. 레레, 모리아티도 등장.
                 노멀, 논 커플링. BBC셜록의 게드립 수위를 준수합니다.

내      용 - 본편 "사랑과 전쟁" : 2시즌 3화 이후 마이크로프트 형 집에 숨어 사는 2년 동안의 이야기
               외전 "                  " : 존 혹은 레스트라드 관련 에피소드
                 외전 "게임의 시작" : 마이크로프트와 모리아티의 대담 (2시즌 2화-3화 사이)

'사랑과 전쟁'이 어디서 많이 본 제목 같으시다면 다 그냥 기분 탓입니다ㅋㅋㅋ제가 개그분이 부족해서 제목으로 개그를 쳐봤음. 그렇게 물고 뜯는 내용은 아니고요...근데 뭐 또 그렇게 물고 뜯는게 아닌 것도 아니네요. 남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물어뜯어서 문제인 내용이라서요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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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Holmes : 사랑과 전쟁 | 샘플 보기


마이크로프트는 정신없이 바빴다. 본의 아니게 탐정 신드롬을 일으켰던 동생의 추락은 그 사이, 호사가들이 선택한 [이 주의 가장 주목할 만한 연예뉴스] 라도 된 것 같았다. 어떻게들 알았는지 자살한 탐정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현직 정보국장의 동생이라는 사실에 더해, 언젠가 ‘그 여자’와 관계되었던 것 때문에 이미 로열패밀리와 고위층 인사들 사이에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있었다. 그림자처럼 있는 듯 마는 듯 움직이던 마이크로프트는 졸지에 이 모든 사태를 설명할 수 있을 유일한 인물로 부각되어 원치 않은 관심과 질문 공세에 시달려야만 했다. 질문으로만 그치면 다행이었을지도. 내막을 정확히 모르는 사람들이 다가와서는 친한 척 안부를 핑계로 정말로 셜록이 모리아티와 그렇고 그런 사이가 아닌지, 혹시 자신들에게 해가 돌아오지는 않을지 떠보거나 추궁했다. 숫제 셜록이 유명하지 않던 시절이 나았다. 사교라는 이름의 가식을 수차례 마주하면서 인내심과 미소를 쥐어짜내던 마이크로프트는 저놈의 골칫덩이가 방구석에 얌전히 처박혀 있기 망정이지, 진짜로 죽었는데 이런 걸 겪어야 했다면 무슨 짓을 저질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다 들었다. 그래. 일단 UN에 전화해서 핵 발사 암호를 내 놓으라고 한 다음에 조준 미스로 다우닝가에 던져버리는거지. 그럼 좀 조용해지려나.


그나마 그간 쌓아왔던 신뢰와 미처 알려지지 않았던 모리아티의 범죄 목록 자료들, 그에 얽힌 단서들이 그를 무너지지 않도록 해주는 지지대가 되었다. 세간에 드러나지 않은 여러 가지 사건들에 얽혀있었기 때문인지 윗선에서는 상황에 대한 해명과 대처방안은 요구했지만, 마이크로프트를 상대로 이렇다 할 의혹을 표명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가 모리아티와 연결되어있는 잔당들을 처리하지 않으면 발생할 수 있을 위험들에 대해 언급하자 흔쾌히 지원을 약속하기까지 했다. 이는 전적으로 지난한 세월동안 정보국장으로서 쌓은 신뢰에 기반한 특별 허가였으나, 마이크로프트는 그저 직접적으로 위협을 당해온 전력이 있었던 사람들이라 역시 이해가 빠르다는 정도로만 생각하기로 했다. 덕분에 그는 신원이 깨끗하고, 손발이 빠른 자들로 비밀리에 팀을 구성할 수 있었다. 팀은 자신들이 정확히 어떤 목적을 가진 소속의 일원인지 밝혀지지 않은 채로 운영되었다.


사람들로부터 도망 다니거나 무시하는 와중에 이런 저런 일들을 처리하는 것은 평소의 두 세 배쯤 되는 집중력을 요구하는 일인지라, 그렇게 한바탕 시달리다 녹초가 되어 돌아오면 집 안에는 셜록이 있었다.


“차 좀.”


코트도 채 벗어서 걸어놓기 전이었다. 보아하니 열 걸음만 걸으면 되는 테이블에 아침에 나갈 때와 똑같은 상태인 식사와 차가 차갑게 식은 채로 놓여있었다. 마이크로프트는 어디서 이 따위 버릇을 들여왔어, 어차피 다 식었으니 주전자 째로 입 안에 들이부어줄까 하다가, 대거리 할 기운도 없어서 그저 이게 다 제 업보려니 하는 기분으로 한잔 따라서 옆에 대령했다.


“자료는?”
“......”


기다렸다는 듯이 내놓으라는 닥달에, 며칠 동안 요원들을 통해 수집한 자료들이 들어있는 USB와 증거물품들이 들어있는 가방을 던지듯이 건넸다. 종일 소파에 죽은 듯이 누워있었을 것이 뻔했다. 그러다 해가 다 지고 이제야 불이 들어와서 장난감 박스를 뒤지는 애들처럼 구는 동생을 보고 마이크로프트가 덧붙였다.


“이 기밀 사항들은 기본적으로 국가 소관이니까 최대한 원상태 그대로 제 자리에 돌려놓아야 한다. 네 임의대로 파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 잊지 말고.”
“노력해보지.”
“시간 있으면 어떻게 된 건지 말이 되게 정리도 좀 해 놔. 나중에 널 되살릴 증거들로 써야 하니까.”
“그런 건 형이 알아서 해. 전문이잖아.”
“...그리고 내 이름으로 된 메시지는 좀 회의 시간 아닐 때 날려라. 사람들한테 어떻게 보일지 생각 좀 하라고.”
“흠, 글쎄, 그건 내 알 바 아닌 것 같은데.”



...월급쟁이와 프리랜서의 배틀?
여기서는 마횽이 발리고 있지만 항상 이러기만 하는건 아닙니다.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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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벼룩(잔/셜록모티브 팔찌/덤블도어지팡이/향수) 레테의강: 흐르는 일상


봄맞이(?) 벼룩합니다!...봄이랑 별로 상관 없는 품목이지만.
필요하신 분은 비밀댓글로 번호와 직거래/배송 여부, 주소 등등을 달아주세요^^

안캅 토스카나 커피잔- 판매 완료


토스카나 지방 풍경이 그려져 있는 d'Ancap의 커피잔입니다. 평화로운 풍경화가 아름답죠. 가게 앞을 지나가다가 '앗, 이것은 내가 좋아하는 이탈리아 중부지방의 풍경이 아닌가'하고 밑바닥을 뒤집어봤더니 메이드 인 이탈리아가 찍혀있고, 서브라인 이름이 Toscana였던 그런 잔(...) 저 풍경 너머 어딘가에 제 포도밭이...있었으면 좋겠고 뭐 그러네요. 한번에 왕창사서 택배로 보내달라고 했더니, 수입사에서 수입을 안하려고 하는지 마침 주문할 때 재고가 없어서 받는데만 두달이 넘게 걸렸었다는. 지금보니 한두개 빼놓고 다 품절 떴네요..근데 전 여기저기 선물하고 좀 남았지...

쨌든, 미사용 새제품입니다.
사이즈는 190ml, 일반 카푸치노 잔이고요, 쬐끄만한 에스프레소나 엄청 큰 까페라떼 잔은 아니니 참고하세요.
두툼해서 잘 안 식는 장점이 있고, 마찬가지로 두툼해서 살짝 무거운 감이 있습니다.

시중가 개당 3만5천원 -> 개당 3만원


2번 잔량 : 2개

3번 잔량 : 1개

5번 잔량 : 1개

6번 잔량 : 2개


셜록 모티브 팔찌- 재고 있음



저도 제가 왜 이걸 더 만들었는지 모르겠는데...제가 요즘 심적 여유가 충만해서 누가 해달라면 웬만하면 오케이 하는 상태라는. 저번에 올렸던 포스팅 댓글로 사고 싶다고 하신 분들이 좀 계셔서 몇개 더 만들어봤습니다. 그분들이 과연 이 포스팅을 보실지는 의문이지만.

왜 목걸이 아니고 팔찌냐고 물으신다면, 글쎄 그걸 저도 잘 모르겠다니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저 포스팅에 있는 목걸이도 제법 괜찮지만, 팔찌가 3배쯤 귀찮고 복잡하거든요. 체인은 두개에, 위아래 안 꼬이게 구분해서 주렁주렁 달아야지, 중간에 들어가는 비즈걸이도 따로 만들어야 하는데 내가 왜 이런 생쇼를...



굳이 말하자면 이유는 하나.

만들어보니 팔찌가 더 예뻐!!

ㅎㅎ...제가 그렇죠.
누굴 탓하겠음ㅋㅋㅋㅋㅋㅋㅋㅋ



착샷-앞



착샷-옆



착샷-뒤


스페셜로다가 Made by Ladywitch란 의미에서 마녀모자를,
끄트머리에는 원석덕질 중인 헤니히님에게서 갈취한협찬받은 빨강 산호입니다. 액운을 막아준다는 속설이 있대요.
(모팻과 마크게이가 뭘 던지든...우리 심장엔 액막이가 필요합니다. ㅠㅠ)

장점은 일상생활하는데 무리가 없는 디자인이다.
단점은 셜덕을 만나면 일코가 해제된다, 정도?


가격 : 2.5만원(택배비포함)
수량 : 일단 6개 5개...몰라...안 팔리면 양 팔에 하고 다닐거임. 그럴거임.. ㅠㅠ



덤블도어 지팡이



노블콜렉션에서 판매하는 덤블도어 지팡이 정품 판매합니다. 제꺼 사는 김에 하나를 더 샀었죠.
지팡이 하면 역시 딱총나무 지팡이가 최강 아니냐는. 음, 나이스한 선택 :)
하필 그 때 올리밴더 박스가 다 품절이라 올리밴더 박스는 아니고요. 사진에 보이는 보라색 디폴트 박스에요.
벼룩한다 한다하다가 귀찮아서 아직까지 제 서랍속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가격 : 5만원
잔량 : 1개





배송&직거래&계좌


직거래는 서울 신도림역 가능합니다.
배송이 필요하시다면 건당 택배비 3000원 추가로 생각해주세요^^

팔찌는 등기해도 얼마 안들테니 택배비 포함 2.5만원 할게요.
(커피잔은 6번 1개를 제외하면 전부 다 대전 집에 가 있어서 ㅠㅠ 직거래는 어렵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께서는 비밀글로 댓글 달아주시되
직거래하실 분은 핸드폰번호 꼭 적어주시고,
배송이 필요하신 분은 주소/핸드폰번호 꼭 적어주세요. :)

계좌: 335-337501-02-001 (우리은행, 예금주:백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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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로키 좀 불쌍한 거 같다 지하미로:극장개미굴


* 개드립 주의


제목 그대로. 생각해보니 로키가 좀 불쌍한 거 같다. 처음에는 그냥 내놓은 자식에 비뚤어진 애새뀌 정도인줄 알았는데, 자꾸 보니 머리도 좋고 예쁜데, 열폭이 쩔어서 결과적으로 하는 짓마다 호구스러워지는게...(그게 그건가?)


로키 말에 의하면, 토르와 로키가 오딘의 아들로 커오는 내내 로키는 계속 토르랑 비교당하면서 형의 그림자 속에 살았다잖아. 무심코 인간 기준으로 생각해서 그까이꺼 뭐 사춘기 시절 한 2-3년간 벌어지는 진실2%와 오해 98%의 찰진 누적 때문에 그러는거 아닐까, 사실 남 일이니까 별로 깊게 생각하지 않았단 말이지. 근데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말인즉슨 그런 구도가 기원 전부터 계속 됐다는 거 아냐. 이건 뭐 반으로 줄여잡아도 천년이 넘는 세월인데 그 시간 내내, 형이 가서 어지르면 따라가서 뒷수습하고, 근데 칭찬은 형이 받거나 하는 그런 상황을 계속 감내하고 있었다는 거라면...Aㅏ...음...좀...(찾아보니까 설정은 AD960년 경부터네요. 그래도 몇백년 단위 아냐..)


제1왕위계승권자인 형이 좀 능력있고, 용감하고, 마초돋게 생겨서는 여자한텐 깍듯하게 매너있고, 친구들한테 존경받고, 나름 인기도 있는 것 같고, 성격도 바른 편이고, 몸도 좋고, 그냥 태어나기를 나 주인공입네 하고 태어나긴 했더라. 굳이 고르자면 성급하고 전투적이고 v아직 왕 아님v 외에 단점을 찾기가 어렵긴 했지. 너무 단점이 없어서 뭐 어떻게 주인공 노릇을 했나 싶을 정도임. 요즘 세상에 주인공이란 모름지기 아무리 다 가졌어도 어딘가 하나가 비어서 그늘이 있거나, 그늘이 없으면 가슴 속에 삼천원 쯤이라도 가지고 있어야 재밌는거 아니냐는.


어쨌건 성질 급한 정공법이라는 것도 따지고 들면 토르 입장에서는 그냥 진짜 저지를 수 있을만한 능력이 되니까 지르는 거라, 아무리 형제라도 로키 입장에서는 만만한 상대가 되긴 어렵다고. 애가 맞고 자랐나, 천둥치니까 졸라 본능적으로 움찔하는거 봐. 토르가 영화 [토르] 마지막에 힘이 돌아오니까 디스트로이어가 뿜는 불을 피하지도 않고 정면돌파해서 후드려패는 걸 보라니까. 만만하고 아니고를 논하기 이전에, 저런 캐릭터는 차라리 팬이나 부하가 되서 진심으로 숭배할 수 없다면, 끝없이 자기 자신과 대비되서 열폭하지 않을 수 없는데, 하필이면 어떻게 하지도 못하는 형제 포지션. 그렇다고 그 밑으로 들어가기는 싫은 자신을 속시원하게 포기할 수가 없는 이유는, 아이큐 높은 로키 기준에서 보면 저거 맨날 자기 성격에 지고, 나한테도 맨날 속는 바보란 말이지. 물론 토르가 로키한테 매번 속는 것도, 머리가 나빠서라기 보다는 동생을 상대로 그런 잔머리를 굴릴 필요가 없는 능력치와 성격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이고, 이 점 또한 솔까 로키 머리면 이미 알고 있을 것 같지만, 아 어쩌라고, 희망고문하는 것도 아니고.


어디 그뿐임? 정신차리라고 지구로 유배보내놨더니, 거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어느 틈에 여자친구를 사겨서는 희희낙락하고 있...아니, 내가 지금 아버지 때문에 몇천년에 걸쳐 시궁창에 박힌 자존감 한번 세워보고자 한번이라도 형을 이겨먹어보겠다고, 하임달이 막으면 하임달을 베고, 친구가 막으면 친구를 베고, 아버지가 막으면 아버지를 베..이건 아니지만, 여튼 아스가르드도 배신하고, 프로스트 자이언트들도 배신하고 잔머리 대마왕 한번 해보려고 하는게 그렇게 안 보이나? 날 봐, 너랑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위험해 보이는, 너랑은 전혀 다른 힘을 가진, 너랑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 자리에 서서 존재하는 날 봐, 그 여자 말고 날 보란 말이다. 나랑 싸우자고!! 근데 뭐, 이렇게까지 하고 있는데 나랑 안 싸우겠다고, 너 지금 그런 말이 나옴??? 그 여자 만난지 1주일이 지났어, 한달이 지났어???


...라고 [토르] 마지막 부분 바이프로스트에서 몸부림치고 있는 걸 보고 있자니...로키, 쟤는 지금 되게 지혼자 절망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데 내 눈에는 그저...넓고 넓은 궁궐에서 놀아주고 속아주고 귀여워해주는 사람이 형밖에 없었니, 대등한 입장에서 상하관계로 바껴야 하는게 좀 기분 나쁘고, 질투나긴 했지만 그래도 멋있고 좋아했는데, 그러던 형이 멀어지니까 그게 그렇게 싫었니, 그래서 그 여자가 있는 지구를 날려버리고 싶었니 싶고...근데 그걸 어떻게 그렇게 안 앵스트하게 연출하냐, 나랑 싸우자 제작진아, 아니면 연출만이라도 연합왕국 출신으로 해서 로키 입장에서 그린 거 하나 더 들고 와라, 그러고 싶고(...)


여튼 늦바람이 무섭다고 한참 밸리를 돌며 어벤져스 관련 글들을 읽고 있다가 다들 한번쯤은 걸어놓는 메인 포스터를 무의식적으로 넘기던 찰나에 다시 봤더니만,


...로키...
없ㅋ어ㅋㅋㅋㅋㅋㅋ

단독 포스터가 있긴 한데, 메인에 없어 ㅋㅋㅋㅋ점으로도 안 나와 ㅋㅋㅋㅋㅋ


아, 마블 좀 너무한듯. 지금 나 좀 제대로 봐달라고, 지구 정복까지 도모하는 자존감결여 애정결핍 삐돌이한테 포스터에서도 빼버리고 피규어도 제일 늦게 만들어주는 형벌을 내렸단 말인가? 똑같이 키웠는데 한 애만 막 나갈땐 다 이유가 있는거다. 오딘, 이 고지식하고 멍청한 영감쟁이야. 애를 주워와서 자식처럼 키울거였으면 나중에 어떻게 쓸 속셈이 있었든 없었든 평등하게 대하란 말이다. 영화 [토르]에서 로키가 근육을 숭상하는 아스가르드 시민권자들 사이의 문화로는 이해가 안될 짓을 좀 하긴 했지만, 무너져가는 바이프로스트에서 떨어지기 직전까지도 '아버지, 내가 할 수 있었어요, 할 수 있었단 말이에요!!'를 장절하게 외치고 있었는데, 그러고 있는 (입양)아들한테 절체절명의 순간에조차 '내가 쭉 봤는데 넌 안될거임, ㅇㅇ, 넌 아님' 따위를 선언해버리는 만행을 저지르다니. 애가 절망 속에 차라리 손 놓고 아스가르드를 떠나버리는 게 당연하잖아.


[토르]건 [어벤져스]건 로키의 포지션이 좀 애매하게 느껴졌던게, 쟤가 지금 악당놀음을 하긴 하는데, 뭔가 그...99%의 껍데기만 악당이고 1%는 여전히 아닌 것 같은, 총체적으로 허세는 부리고 있지만 전력을 다 하고 있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 왜 다크나이트의 조커마냥, 인간으로서 완전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미친 놈의 멘탈 같은 게 아니잖아. 로키는 북유럽 신화에서도 헤르메스의 300배 정도로 장난끼가 심한 편이고, 그 중에는 몇 가지 용서받기 어려운 것도 있는데 그냥 좀 그런 것들 중 하나인 것 같아 보였다고.


근데 그런 애를 리얼 히로인 콜슨과 1:1로 붙여버리다니...리얼 악당도 아닌 애를...
사랑이 모자라서 비뚤어진 악당 VS 사랑이 (좀 색다른 방향이지만) 넘쳐나는 (히든)히로인의 배틀이라니...


이거 어쩔거임...시작부터 졌네. 그러니 에일리언도, 히어로도, 괴물도 아니고, 그냥 지구인에게 Lack of Conviction같은 소리나 쳐듣지...흑흑, 캐불쌍하다.


누가 저 오딘네 식구들에게 가서 가정교육으로는 제왕학이 아니라 '사랑'에 대해 제대로 된 개념부터 박아야 하는거 아니냐고 항의 편지 좀 투서해줬으면 좋겠다. 사랑받고 존경받는 왕가라는 건 가능해도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 걸 가르치는게 먼저 아니냐고. 다시 말해 지배자가 된다고 사람들이 자동으로 우러러 사랑을 바치는 건 아니라고 미리 좀 알려주지 그랬냐고. 그리고 그 얘기하면서 머리 좀 쓰담쓰담해 달라고. 잘 봐. 걔가 지금 내 머리 여기 있다고 표시하느라 열라 큰 뿔을 두 개나 달고 다니는거 아님? 그게 다 애정이 부족해서 그런거임 ㅠㅠ 흑흑, 하여간 이게 다 오딘 때문이다. 오딘더러 작금의 사태에 대해 청문회를 열어 책임을 묻고 싶지만, 괜한 소리 했다간 로키만 경을 칠 것 같으니 그냥 제정신 복구하고 업그레이드된 토르가 아스가르드로 데려간 다음 알아서 어떻게든 해줬으면 좋겠다.










...근데 솔직히 주변에서 애가 저만큼 삐뚤어지도록 방치한 이유도 이해는 간다. 삐졌는데 삐졌다고 말도 못하고 꿍하고 있는 입매나 눈이 좀 히들히들해야지. 잘 보면 막판에도 '너네가 날 버리고 속였잖아!!' 라는 식으로 화는 내고 있는데, 눈매나 입이나 툭 치면 곧 울 것 처럼 억울한 얼굴을 하고 있어서, 엎어치나 메치나 갈구는 맛이 아홉 개의 우주를 다 털어도 다시 없을만큼 찰지고 보람찰 것 같다. 곱씹으면 불쌍하긴 한데, 보고 있자니 참을 수 없이 유혹적이다. 미안하다, 그냥 그게 니 운명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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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의 재미와 리얼 히로인 지하미로:극장개미굴



* 마블코믹스든, DC코믹스든 히어로물과 백만광년쯤 먼 행성에 사는 내게, 미국식 히어로란 쫄쫄이 타이즈를 입고 2차원 종잇장에 갇혀 치고박고 싸우는 존재들이라는 인식이 전부였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그 중 올스타전에 해당하는 '어벤저스'는 볼 계획이 전혀 없다가 보게 되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건 아니고 그냥 익숙하지 않아서이지만, 스토리의 차원으로 넘어가 얘기를 하기 전에 일단 본능적으로 책장조차 넘기기 어렵게 만드는 미적 저항감이랄까 그런 게 좀...그 뭔가...근육근육한 라인이나, 보색 대비를 왕창 쓰는 컬러감각이라든가, 잘 안 맞는 개그코드라든가, 아, 모르겠다. 까놓고 말해 그 뭔가 양키센스라는 말로 집약되는 묘한 감각을 감당하기가 좀 힘들다.


* 하긴 애들 때도, 없는 가운데 부단히 노력해서 극복하는 휴먼드라마나 신이나 세계나 시간과 싸워 이기는 인간들 쪽을 좋아했지, 인간 레벨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는 뭔가의 존재를 꿈꾸거나 동경해 본 적이 별로 없어서. 스파이더맨이건, 배트맨이건, 수퍼맨, X-맨이건 영화를 봐도 재미있게는 보는데 핥게 되지는 않는다. 의식적으로 싫어하거나 한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내가 될 수 없는' 것에 관심이 없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더불어 '북극에 산타도 없고, 우리집에 메리포핀스도 안오는 마당에, 히어로가 있겠어?' 하는 묘한 현실 인식도 한몫...음


* 그러니까 위와 같이 미적 감각과 본능적 관심과 이야기에 대한 흥미의 수비범위에서 행성 단위로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벤져스는 꽤 재미있었다. 이해가 잘 안 됐다. 내용말고 스스로의 반응이. 그렇지 않은가. 사람의 취향이라는 게 제법 일관성이 있는거라 그렇게 쉽게 휙휙 바뀌는게 아니니까. 딱히 스토리가 참신하거나 복잡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막 가슴을 치게 앵스트한 것도 아니고, 캐릭터빨이나 캐릭터간 케미를 즐기면서 봐야 하는데, 나로서는 마블의 코믹북이나 전작으로 나온 영화 [아이언맨], [토르], [캡틴아메리카], [헐크] 중 하나도 본 적이 없어서 비하인드 스토리를 거의 모르는 상태였단 말이다. 그.런.데. 왜.


* 그래서 처음에는 그저, 마블 세계관에서 한없이 머글에 가까운 양민인 내가 재미있게 봤다면, 올드 팬들은 틀림없이 뒤집어졌겠구나 하며 걸어나왔을 뿐이다. 정작 북미시장은 우리보다 일주일 늦게 개봉했다지? 다들 얼마나 스포지뢰를 안 밟으려고 생난리를 치다가 극장에 갔을까. 상상해보다가 생각보다 잘 연상이 안되길래, [코난도일을 만나러 간 닥터후][닥터후를 시청하고 있는 221B베이커가 시트콤]정도로 바꾼 다음 다시 시도해보았다. 지금 당장 모니터 안에 차원의 문이 열리지 않으면, 모니터를 양손으로 잡고 창밖으로 던져 모팻을 향해 마하의 속도로 날려버려도 속이 시원치 않을 것 같았다. Aㅏ...그렇군. 그래서 결국 이걸 지금 내가 왜 재미있다고 여기는지 이해해보고자 두번(...) 보러 갔다. 최소한 영화는 2D에서 느껴지는 것만큼의 거부감은 없으니까.


* 처음에 볼 때는 앞부분을 잘라먹고 중간에 들어간데다, 캐릭터 파악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두 번째 보니 왜 흥미롭게 느껴졌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물량의 호쾌함, 캐릭터간 개성을 흔들지 않는 밸런스와 유머 감각, 1초도 낭비하지 않고 이어지는 장면연출이 취향을 압도해버린 것이다. 과연 명필은 소재를 탓하지 않고, 존잘러는 커플링에 연연하지 않는 법. 몇 평이 아니라 몇 핵타르 단위의 본부 건물들 따위, 시크하게 한 씬에 날려버리는 걸로 시작하는 첫장면의 퀄리티라니. 항공모함씬이나 후반부 액션 장면도 그렇지만, 뒤에 치울 것을 걱정하지 않고 도시 레벨로 박살을 내가며 마구 어지르는 스케일에 대범함과 기개가 넘쳤다. 특히 초반에 서로 손발 안 맞아 삐걱거리던 것과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후반부 액션씬에서 각 캐릭터의 움직임을 따라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카메라워크가 넋놓고 볼 정도로 아름답기도 했고. 그 왜, [놈놈놈] 후반부의 평원 대질주 씬처럼 시원하고 풍성한 장면 연출이 가져오는 것과 같은 종류의 카타르시스를 영화 보는 내내 느낄 수 있었다.


* 캐릭터 간 밸런스도 상당히 좋다. 그렇게 비하인드 스토리가 많이 쌓여있는 인물들이 나오는데 쩌리되는 사람 하나 없이 분량과 역할이 단순한 메인 줄거리 안에 적정하게 배분되어있다. 뒷이야기를 가볍게만 암시하면서 통통 튀는 대사들이 영화 외의 스토리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해, 영화관을 돌아나오면서 자기 입맛에 맞는 캐릭터의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가게 만든다. 내 경우에는 개그 지분의 80%를 담당하는 토니 스타크의 지칠 줄 모르는 입담과 파도파도 끝이 없는 자신감+돈지랄이 인상적이어서 [아이언맨]을, 헐리웃 풍의 2%모자란 앵스트 요소를 찾기 위해 [토르]를 찾아보게 되더라. 두 가지만이라도 더 보고 가서 다시 봤더니, 등장인물들이 스쳐지나갈 때마다 머리 속에서 쟤들이 서로 왜 저렇게 움직이는지, 무슨 일이 있었겠거니 하는 행간이 자동으로 연상되니까 좀 또 다른 맛이 있었다. 그러니 오리지널 팬은(...)




여기부터 약간의 스포가 있습니다.(클릭)



* 솔직히 악당이라고 나오는 로키(톰 히들스턴)가 별 악당짓은 안하고 자꾸 히들히들한 눈망울을 발싸!해서 정신집중이 어려웠다. 지적인 캐릭터들이 지병처럼 달고 다니는 소위 '신경증에 시달린 것 같은 창백한 눈매'가 뭐라 말할 수 없이 치명적인 팜므파탈(...)의 향기를 풍겼다. 이러니 간만에 지구에 컴백한 형이 몇년 못 본 애인은 제껴둔 채, 내내 동생을 찾아다니고, 동생을 변호하고, 동생의 갖은 앙탈(..)을 참아주고 설득하다가, 마침내 동생을 잡자 먼 옛날 헤어진 애인에게는 인사하는 것도 까먹고 아스가르드로 쏠랑 돌아가버리는 둔한 감성의 소유자라도 도무지 이견을 달 수 있을리가. 새로운 별에 관광오시기 전에 가족 싸움은 정리하고 오셔도 좋습니다, 아스가디언 시민 여러분. 이 커플..아니, 형제의 관계만 따로 떼내면 엄청 앵스트한 그림이 나올 것 같아서 나중에 [토르]를 봤는데, 재미가 없는건 아니지만 이 설정으로 그렇게 안 앵스트하고 싱나게 연출할 수 있다니, 것도 재주라면 재주다. 영화 보다 말고 둘을 묶어 섬나라 잉글랜드로 유배 보내버리고 싶었다. 그럼 똑같은 설정이라도 오장육부가 다 찌그러지고 한 삼백년쯤 트라우마를 남긴 채 엉엉 울도록 애증어린 더러운 물건이 됐을텐데. 쯧쯧. 하긴, 영국으로 보냈으면 또 이 빠빵하고 유려한 화면이 안나왔겠지. 서로 잘 하는게 따로 있는거여.(그러니까 CBS는 현대판 셜록에 미련 갖지 말고 여자 왓슨이 나오는 쓰레기 같은 기획을 당장 엎습니다.)


* 매력있는 캐릭터야 여럿 더 있지만 이 이상 콜슨을 제껴놓을 수 없다. 어벤져스의 진정한 히로인. 쉴드의 2인자나 캡틴의 팬보이라는 걸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진짜 오리지날 덕. 아니, 지금 저렇게 민간인 공무원st한 외모를 하고, 얼마나 희소한지는 모르지만 틀림없이 일반인 레벨로는 구경도 못할 게 뻔한 빈티지 카드 세트를 모으느라 고생했다고 말하고 있는 건가. 그것도 자기 인생의ㅋㅋㅋㅋ 히어로 ㅋㅋㅋㅋ한테 ㅋㅋㅋㅋ저렇게 대놓고 어필하는 자리에섴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연기상 받으러 가서 상 받은 소감 말하라니까 "저 방금, 줄리 앤드류스 만났어요!!"라고 그날 내내 말하고 다녔다는 데이빗 테넌트를 보는 것만큼이나 부끄러웠다ㅋㅋㅋ. 여러분, 내 인생의 배우가 시상식에 가더니 다른 배우 덕질을 하고 있어요, 하하..하하하...? 그런 기분.


영화 속에서 처음 콜슨과 캡틴 아메리카와 만나게 되는 장면도 감정선을 따라가보면 웃기는 게, 수줍수줍하면서 "저 사실 님 팬이에요." 라고 말을 꺼내니까 처음에는 캡틴이 '오호?'하는 느낌으로 미소를 띄다가, "사실 전에 한번 만난 적은 있죠. 얼음 속에 잠들어 계실 때. 유니폼도 손봤어요"라고 하니 바로 '....뭐야 이 남덕은? 스토커야?' 하는 얼굴로 표정을 굳히는 반응이ㅋㅋㅋㅋ절묘하다. 그러자 콜슨이 '어, 이게 아닌데' 하며 다시금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같이 일하게 되어 정말로 진짜 영광이라고 말해보지만, 약간 경계모드에 들어가버린 캡틴은 별 반응이 없다. 이때 '뇨롱-'하면서도 품위를 아주 잃어버리지는 않는 선에서 끈질기게 들러붙는 콜슨의 어깨가 폭풍 애잔하다 ㅋㅋㅋㅋㅋ그리고 캡틴의 경계모드는 다음 장면에서 블랙 위도우가 나서서 '콜슨이 사인해달라고 안해요?' 라며 그간의 세월을 인증해주기 전까지 풀리지 않는다. 이 웃기는 상황은 대체 ㅋㅋㅋㅋㅋ그러니까 지금 언젠가 영화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의 세월 속에 저 맹한 얼굴의 아저씨가 희희낙락하며 블랙위도우에게 나 카드 다 모았다고 자랑하는 장면이, 그리고 그걸 어이없다는 듯 우사미눈으로 바라보는 블랙위도우의 헛헛한 모습이 잡히는 장면이 하나쯤은 있을지도 모른다는거지?ㅋㅋㅋㅋ으악 ㅋㅋㅋㅋ


그 뿐이 아니다. '너의 히어로들은 쌈질하다가 죄다 흩어졌고, 항공모함은 상공 3만 8천 피트에서 추락하고 있는데, 도대체 뭐가 날 막아설 수 있을 거라는 거냐?'며 평소에 없던 자신감이 400% 충전된 로키를 향해, 쿨내나는 한마디를 던지고 크리티컬 히트를 먹여버리는 장면. 근데 그 부분 대사가 "Lack of Conviction" 야, 이 미친ㅋㅋㅋㅋㅋ단어 선택 좀 어떻게ㅋㅋㅋㅋㅋ 다른 사람이 말했으면 로키가 가슴 속에 숨기고 있는, 필경 가장 들키고 싶지 않을 '지나치게 낮은 자존감'의 레벨을 할퀴는 말이 될텐데, 콜슨이 말하니까 어벤져스 히어로들에 대한 자신의 '지나치게 높은 신념/신뢰'의 고백으로 들려버리는 것이다. 뭐냐 이거? 이 큐트함의 절정을 달리는 무적의 솔직함은 뭐ㅋㅋㅋㅋㅋㅋ기절할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


물론 최고는 피묻은 빈티지 카드 세트였지만. 연인인 페퍼가 콜슨을 이름인 '필'이라고 부르자 시종일관 틱틱거렸던 토니마저 휙 뒤돌아서서 킁, 하며 뉴욕으로 날아가게 만드는 그거. 그리고 그 츤데레 토니로 하여금 로키에게 한방 먹이면서 '니가 열받게 만든 그 다른 한 사람의 이름은 바로 필이다!'라는 간지러운 말을 하게 만든 그거. 솔까 히들이의 히들히들한 눈동자와 몸짱바보 토르의 갑빠와 호크아이의 아름다운 팔뚝과 토니 스타크의 재기발랄한 수다와 캡틴 아메리카의 1930~40년대 고전미를 입술과 턱선에 중점적으로 구현한 듯한 우아한 얼굴과 무브먼트, 반전의 매력과 간지가 넘치는 블랙위도우도 그럴싸하지만 아니야, 늬들은 다 틀려먹었어. 모름지기 특수복 안입고 변신 안해도 귀여운 콜슨이 진짜 히로인이란 말이다 ㅋㅋㅋㅋ


그게...로키가 포탈을 열면서 어떤 군대가 침공하나 했더니 거대한 굼벵이처럼 생긴게 흘러나와 굼실굼실거리는데, 솔직히 보이드에서 튀어나온 백만 달렉을 닥터 한명이 말살시키는(?) 드라마를 다년간 봐왔더니 어느새 多:1 싸움이 되어버린 어벤져스의 히어로 집단이 되레 더 악역이 될 것 같은 상황이었잖음. 여러분, 그래서 콜슨이 중요한 겁니다. 로키가 아무리 '내 안에 슬픔과 분노가 있다'며 울망울망한 눈으로 보호본능과 동정심을 자극하며 올려다본들, '나야말로 히어로 여러분들께 인생 통째로 무한한 사랑을 바치는 ATM팬'이라는 콜슨의 인생을 건 신념에는 당할 수 없는거죠. 농담이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히어로가 히어로일 수 있게 하는 게 그들이 보호해야 하는, 그들을 인정해주는 일반인/믿음이니까. 히로인이야말로 히어로를 완성시키는거 아니겠냐는. 그러니 그 두개가 묘하게 결합되어있는 히로인(...) 콜슨이 결정적으로 희생당하는 순간이야말로 지맘대로 놀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로 각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거다. (그래서 영화를 통틀어 단 한가지 아쉬운 부분을 고르자면 맨 마지막 퓨리 국장의 대사. '그렇게 멀리 있는데 무슨 일이 생기면 이 자들이 다시 모일까요?'라고 묻는 질문에, 거기서 어떻게 'Cause we need them'같은 평타를 치는지 모르겠음. 'Cause they need us.'라면 몰라도.)


그러니까 이 아저씨 그냥 다음 영화에 어떻게든 잘 우겨서 나왔으면 좋겠다.
"내 이름은 콜슨, 퇴근을 모르는 요원이지."
이러면서 ㅋㅋㅋㅋ


지금 이게 솔직히 누구에 대한 복수(Avenge)겠냐며ㅋㅋㅋㅋ



* 역시 지를 때는 안목이 역사에 길이 남도록 질러야 하는 법이다. 성공한 덕들은 다르다더니, 마블은 끝내 그걸 실현시키는 방법을 아는구나. 저런 걸 찍을 막강한 재력을 바탕으로, 콜슨이 몇년 내내 빈티지카드를 모아 마침내 자신의 영웅에게 싸인을 해달라고 내미는 지점에 이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몇년 동안 밑밥 깔며 개별 히어로 무비를 찍어서 내놓을 만큼의 근성과 실행력도 함께 가지고 있다. 아울러 이 유쾌한 영화에서는, [아이언맨 1]에서 토니 스타크가 보여준 '사실 내가 아이언맨' 하고 폭로했던 자신감과 꼭 같이, "이것이 마블 엔터테인먼트다!" 라고 선언하는 것 같은 패기마저 느껴진다. 그래, 좋겠다. 지금 너네랑 너네 팬덤은 정말 미치게 좋겠구나. 그리고 동시대에 이런 대규모 지름성 프로젝트를 실현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 자체 역시 몹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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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체인지 4 - 지금은 조각 모음 중 레테의강: 흐르는 일상



서른 전의 라이프체인지 4 - 지금은 조각모음 중




자신을 돌아보는 이야기야 찬찬히 알아서 하기로 하고. 어쨌거나 나는 이 시간을 최대한으로 즐길 생각이었고, 그렇게 하고 있다. 누군가는 당신 항상 뭐 적당히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다, 딱히 손해본 건 없지 않느냐고, 부럽다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매달 들어오던 고정수입이 떨어져나간다는 것과 앞으로의 행보가 미지의 것이라는 불안을 생각하면 요령 피울 새도 없이 불필요할 정도로 많은 값을 치르고 나왔다는 것을 앞선 이유들과 마찬가지의 무게를 두고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딱히 부양해야할 가족은 없지만 그렇다고 날 부양해줄 가족도 없다. 당연하지만 이제 곧 정년이 다가오는 부모님께 기댈 생각도 없다. 자립하는데 들였던 시간과 노력만큼이나 그런 독립적 자아의 포지션이 가져다주는 자부심(?) 뭐 그런 것이 또 내게는 어느 정도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니 그만큼 이 시간은 매우 소중하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서야 얻은 시간이다. 다시 말하면 맘놓고 잉여짓을 할 수 있었던 20대 초반의 나나 지금의 나나 시간의 여유는 비슷하지만, 그 시절처럼 철없이 시간 낭비를 하며 노닥거릴 생각은 추호도 없다는 말이다.


일단은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하고 싶었거나, 혹은 해야 할 일들에 대해 다른 곳에 죽 적어보았다. 정말로 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 스트레스 성 도피라는 소모적인 리제너레이션을 난 이거 재밌다고 스스로를 속이는 거 말고, 하고 싶은 '일'. 그런 걸 하고 있을 때야말로 이 흘러가는 1분 1초가 아쉽고, 소중해진다. '소중하다'라는 단어 자체가 좀 낯간지럽다고 생각해서 잘 쓰지는 않는데 부가설명을 다 떨궈내고 심플하게 말하자면 그 단어밖에는 없다. 하고 싶은 것만 알차게 한다고 해도 얼마나 짧은 인생이란 말인가. 죽을 때가 되서 아, 이것도 안 해보고, 저것도 안 해보고 당췌 뭐하고 살았지, 그런 생각이 들면 얼마나 허무하겠음.


하고 싶은 것만 하겠다는 건 아니다. '해야 할 일'이란 하고싶은 것을 하기 위해 '필요'한 일을 의미한다. 나이 먹을만큼 먹었으면 그 정도는 당연히 해야지. 우연찮게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일치한다면 누가 뭐래도 금상첨화겠지만, 그렇지 않은 대다수 일반인의 경우에 언제까지고 이상과 꿈과 가능성(소위 포텐)만 먹고 살 수는 없고, 그것만 맹목적으로 추구하다가 제 밥벌이 못해 주변에 손 벌리는 것도 썩 그렇게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뭐 그렇게 천재적인 재능이 있어서 그거 대신 일상생활에 대한 감각을 몽창 반납할 것도 아니고. 중요한 것은 그 '필요'한 일들에 지나칠 정도로 끌려다니지 않는 것이다. 감정적으로든 시간적으로든, 언제나 밸런스를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제대로 심사숙고 끝에 설정된 '목표'다.


솔직히 말해서 학생 때 나는 별 목표 같은 게 없었다. 고민이나 지향점이 없는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구체화된 목표같은 건 없는 채로 그냥 능력있고 시간 있으면 뭐가 되도 어떻게든 되겠지, 라고 편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설명하기가 좀 애매한데...되고 싶은게 없는건 아닌데 그 뭐랄까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이름이나 호칭으로 규정될 수 있는 뭔가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들이 되고자 하는게 그냥 좀 음...식상하게 느껴졌다고 해야 하나 ㅋㅋㅋㅋ 내가 좀 ㅋㅋㅋㅋ 싸우는 걸 싫어하고 분쟁을 귀찮아해서 알아서 제도권 안에서 모범생으로 살긴 하는데, 그렇다고 딱히 그걸 좋아라 하지는 않는, 편하게 살 수 없는 성향 같은게 있어서ㅋㅋㅋ. 고딩 때 주민등록증 만드는 것도 어찌나 호패 차는 기분이던지, 독촉장이 날라오던 마지막의 마지막 날에 가서야 만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뭐라고 그랬는지 모른다. 말하자면 그 시절의 목표 설정이라는건, 별 관심도 없는 곳에 레인을 그어놓고 100m 달리기를 하자는 정도의 이야기밖에 되지 않아서 인위적으로 목표를 만들어서 그걸 달성해봤자 별로 의미도 없는 것 같이 느껴졌었다. 지난날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오만이었음을 이제는 안다. 사실은 별로 고민해서 다다를 필요도 없는 결론이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아주 작은 거라도 상관 없다. 자기 자신이 스스로를 설득해서 만들어낸 진짜 목표가 있어야 사람은 계획을 짜고, 움직이고, 그 시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아낀다.


자신을 들여다보고, 시간을 들여다보고, 내 위치가 어디인지를 알고, 내가 좋아하는게 뭔지, 목표는 뭔지, 필요한게 뭔지를 생각하는 이 과정, 자기 자신을 분해하고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고, 재조립하는 과정은 목숨을 걸만큼은 절박하지만, 오후 네 시에 산책할 시간을 비워두는 정도만큼은 여유로운 가운데 진행되어야 한다. 개인에 따라 시간은 언제가 되든 상관 없다. 늦은 밤이든, 이른 새벽이든, 10분이든, 30분이든. 단지 그 시간 동안만큼은 회사든, 집이든 모든 걱정과 고민을 내려놓아야 한다. 어떤 방식이 되든 좋다. 심호흡을 해도 되고, 뛰어도 되고, 근데 잠드니까 눕지는 말고. 그 순간만큼은 나와 시간 그 자체에 집중해보자.


생각보다 별로 어렵지 않다. 내게 집중한다는 것은 내가 어떻게 걷는지, 어떻게 뛰고 있는지, 숨은 제대로 쉬고 있는지 진지하게 세포 하나까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느끼는 것이다. 시간에 집중한다는 것은 걸으면서 팔을 벌렸을 때, 손가락 틈새로 빠져나가는 봄 바람의 부드러운 결을 느끼는 것이다. 가로수 나무의 숨소리와 그 위에 움트고 있는 꽃의 기지개를, 바람에 실려 들려오는 하교 중인 아이들의 농담하는 소리를 엿듣고, 노래를 들을 때 그 가사와 멜로디를 제대로 듣고, 내가 그것들을 보고 듣고 만져보았음을 정말로 느끼는 것이다. 또한, 날이 따뜻해지는 것을 알고, 꽃이 피고, 지는 것을 - 그리고 내가, 또한 세상이 사실은 그렇게 불완전하거나 빠지거나 모자란 부분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완전하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삶의 균형이라는 건 퇴근 시간을 앞당겨기는 것 외에도, 그런 재고의 시간과 충만함을 느끼는 실질적인 체험을 필요로 한다. 자기 자신이 자신의 몸과, 그 몸이 속한 시간과 공간에 대해 완전한 합의에 도달한 채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자기 인생의 결정권을 가지고 산다는 것을 그런 식으로 스스로에게 계속 깨우쳐주어야 한다.


저 얘길 했더니 일찍 퇴근한다고 쳐도 자긴 뭐 해야할지 알 수가 없어서 그냥 일한다고 대꾸하는 사람이 있었다. 거기다 대고 참 뭐라고 해줄 말이 없더라. 이걸 지금 자기 일 열심히 한다고 존경을 해야 해, 불쌍히 여겨야 하나. 모르겠다, 난 그냥 관성과 습관화된 행위들을 좀 피하고 싶다. 그만두고 나니까 친구들이 많이 물어보는 것 두가지가 1. 어디로 가는데? 좋은데 있어? 랑 2.여행이라도 안가? 였다. 그 중에 여행 말인데, 사실 나는 이미 여행도 제법 많이 다녀서 '안 가본 장소에 대한 욕구'라는 게 그렇게 크지 않다. 간다면 아프리카, 남미, 이집트와 잉카 유적 정도. 아니면 우주 여행(...) 그거야 뭐 쉬는 와중이니 가고 싶을 때 가면 되는거고. 그런데 굳이 구분을 하자면 학생 때 다니던 여행은 '지적+미적 욕구'를 채우기 위함이었다면, 직장인으로서의 여행은 '휴가와 도피'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여행을 가기 전에는 그 시간 빼내느라 스트레스고, 가면서 예산 맞추느라 스트레스고, 가서는 잘 놀고 많이 보고 잘 먹어야하니까 스트레스다. 그것도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으로 시간을 보내고 돌아와 일상이 편안해지고, 재충전될 수 있다면. 가면 좋기는 좋았지만 그래도 어딘가 밑바닥에서 아주 가느다랗게 걸리는 신경줄이 좀 껄끄러웠는데 그건 내가 계속 어딘가로부터, 정확히 말하면 내가 있어야할 장소로부터 도망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과연 도전도피는 한 글자 차이라, 자기가 중심을 잡고 있으면 즐거운 방랑이 되지만, 중심을 잃고 흐트러져버리면 방황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지금은 어떠냐면, 딱히 모자랄 것도, 부족한 것도 없고, 무엇보다도 스트레스를 안 받으니 그냥 집에서 꽃피는 것만 보아도 좋고, 꽃이 지면 연두색 이파리가 나오는 걸 보는 것도 좋다. 사람들을 만나면 그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미있고, 나와 관계 없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떠들어대는 시시한 이야기들도 재미있다. 지난 달에는 이사온지 1년만에 집에서 회사와 반대방향으로 5분거리에 도서관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거기서 책들을 빌려 읽는다. 생전 남의 여행기를 읽어본 적이 없었는데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내용을 찾아 읽으며 훌쩍 가볼까 하다가, 눈을 감고 풍경을 떠올리니 그냥 내가 그 벌판에 볕을 받으며 걷다가 나무그늘에 앉아있는 기분이 들어서 지금 말고 좀 더 나중에 가기로 했다. 딱히 더할 것도 덜할 것도 없어서, 밤새 인터넷 쇼핑몰을 뒤지지도 않고, 단게 땡긴다며 과식을 하지도 않고, 출근하기 싫으니 내일이 오지 않았으면 하면서 부질없이 지난 드라마 몰아보기 따위도 하지 않는다. 정말로 매일매일은, 내일이 곧 우주의 종말이라도 올 것처럼 아쉽고 가득하며 완전한 순간들의 연속이며, 그 자체로 이미 완성되어있다.







[다음화 예고]

5. 한번에 하나씩 실험하기
6. 먼 길이 될 테니
7.
8.
9.

(예고라고는 하지만 그냥 제가 뭐 쓸지 안 까먹을 용으로 적어두는 것일 뿐...다분히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보고 있습니다.)



흠흠, 이제 뭘 더 쓰죠? ㅋㅋㅋ음흠...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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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체인지 3 : 최초의, 그 원점으로 돌아가서 레테의강: 흐르는 일상



라이프 체인지 3 : 최초의, 그 원점으로 돌아가서



여러가지 것들을 되돌아보아야 했지만, 일단 나는 내가 애초에 왜 이 일을 하려고 했었는지부터 시작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게 제대로 가다가 그만 둔건지, 아예 길을 잘못 든건지, 무슨 생각을 하다가 여기까지 오게 되었더라, 에 대한 재고의 과정. 그리고 그러려면 다시금 내 자신이 어떤 인간이었는지, 처음으로 돌아가 내가 어떤 선택을 했을 때의 기억을 떠올릴 필요가 있었다. 언제나 자기 자신을 잘 들여다 보아야 한다. 1. 무엇을 좋아하는지, 2. 무엇을 잘 하는지, 그리고 3. 무엇을 하고 싶은지. 취향능력비전의 세 가지가 운 좋게 일치하거나 어느 하나가 거부할 수 없을 만큼 강렬하면 방향을 잡는데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까. 결국 이 세 가지를 얼마만큼 만족시킬 수 있느냐에 따라 전체적인 만족도가 좌우된다. (사람에 따라 '누구를 위해' 혹은 당장 '생존이 절박해서', 라는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건 개인 외적인 것이므로 일단 제외하자.)


무슨 일을 해서 먹고 살았는지는 좀 있다가 쓰기로 하고, 처음부터 시작하자면...일단 이걸 기억해내는데 꽤 오래 거슬러올라가야 해서 좀 놀라웠다. 3년 8개월이란 시간이 아주 막 짧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그리고 나름 돌이켜보니 제대로 가고 있는 면도 있었더라. 어쨌건.


온라인에서 나를 만난 사람이든, 실생활에서 만난 사람이든 아마 내가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제대로 파악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만큼 드물 것 같다. 어떤 사람은 나를 재미있고 가볍게 즐거움을 찾아낸다고 보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지나치게 지루하고 진지하다고 본다. 어떤 사람은 나에게서 논리와 성실함, 안정과 균형을 보고, 또 어떤 사람은 예술적 창조성과 무모한 도전, 을 본다. 화려함과 사치스러움, 쾌락적 취미생활을 발견하는 사람도 있고, 반면에 수수함과 인내, 소탈함을 발견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나에게 쉽게 대하기 어렵고 위압적인 분위기를 느낀다지만 또 누군가는 한꺼풀만 넘어가면 허당이고 생활물리에 약하고 의외로 협조적인 얼굴이 있음을 보기도 한다.


모순 아닌가? 스물 다섯살까지는 나도 내 속성들이 모순적이라고 생각했었다. 늘 고민했었지. 뭐 그렇게 천재적이지도 능력이 넘치는 것도 아닌데 세상 모든 것이 되어보기라도 해야겠단 말이냐, 커서 뭐가 될라구, 이제 다 컸는데? -하고 반문했던 적도 있다. 근데 한 스물 여덟, 아홉살 쯤 되니 좀 정리가 되더라. 세 페이지짜리 인생 같으니. 나는 내가 죽는 날까지 절대로 정리되지 않는 그런 캐릭터를 평생 가지고 살 줄 알았다. 이제 나는 내가 왜 그렇게 표리하게 읽히는지, 그리고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서 알고 있다.


누군들 타인에게 그렇게 관심이 많아서, 그 사람의 진면목을 제대로 알 수 있을까마는, 내 경우에는 소위 온라인 모드와 오프라인 모드가 확실하게 구분되어 더 그러한 것 같기도 하다. '분리'가 아니라 '구분'. 이 영역이 확실히 '구분'되어 있으면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어떤 면을 보여줄지를 스스로 결정권을 쥘 수가 있고, 가끔은 의도적으로 유리한 이미지를 선택할 수도 있다. 아주 그렇게 자유자재로 모드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하튼 그래서 양쪽을 다 경험해 본 사람이 아니면 내 절반 밖에 모를 수밖에 없다. 옛날에는 내가 처음에 들이민 것 이외의 다른 면모를 발견해주는 사람들의 섬세함을 좋아했기에 가끔 일부러 벽을 치기도 했었는데 것도 좀 지난 일이다. 나를 해독하는 코드 따위, 어디 가서 얘기해 본 적 거의 없지만 그냥 쓰는 김에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디저트밸런스



밥은 일상과 생활의 영역이다. 그것은 '오늘'이고, 일이고, 실체이고,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해주는 근간이자, 생계수단이다. 내 전공으로 말하자면 경영학이고, 사업가 정신이고, 효율과 결과를 중요시하는 기업인 마인드다. 반면 디저트는 정신과 창조의 영역이다. 그것은 '내일'이고, 취미이고, 삶의 반짝거림을 지속할 수 있게 해주는 소금이고, 쉼과 여유다. 전공으로 말하자면 미학이고, 예술이며, 유니크함과 과정을 중요시 하는 창작이다. 이 둘은 확실히 구분되지만, 완전히 무관할 정도로 분리되지는 않고, 간접적으로 상호보완적이다. 보시다시피, 둘다 한 코스에 나오는 음식이니까.







전에 썼던 음식만담 일부인데, 약간 이런 정도의 비율? 물론 누구에게나 이런 속성은 있다. 단지 얼마만큼의 경중을 두느냐가 문제가 된다. 디저트? 급하면 안 먹어도 살 수 있다. 시간이 없고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디저트, 그게 뭐라고 거기에 연연하겠는가. 그러나 내 개성은, 아마도 거의 확실하게, 디저트를 절대 포기하지 않으면서 건전한 식단을 유지하는 밸런스 감각에서 나온다. 천칭의 한 중간에서 자기 중심을 잘 잡고 있으면, 어느 한 쪽으로 휙휙 기울더라도 다음 순간 반대편에 무게 있는 다른 뭔가를 실어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것처럼. 이 천칭은 취미의 영역 내에서도 마찬가지로 작용해서 아주 새로운 것과, 아주 고전적인 것에 동시에 관심을 가지는 것처럼 보인다.


요컨대 내 디저트는 일한 다음에 겨우 누릴 수 있는 여가나, 현실도피용 쾌락재처럼 없어도 되는 뭔가가 아니다. 동시에 달달한 디저트만 먹고 살 수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몇년 째 같은 옷을 입더라도 모자는 있어야 되고, 모자를 사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이상과 현실, 철학과 생활, 사변의 쾌락과 예술의 창조가 가져다 주는 풍요로운 정신의 세계와 피와 살과 돈이 진검을 맞대고 일상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불러일으키는 비즈니스의 세계. 솔직히 나는 두 세계 중 하나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내지만 물질적으로 가난한 예술가든 현실에 적응 잘해서 돈은 잘 벌지만 가슴 속은 빈한한 비즈니스맨이든, 둘 다 나의 선택지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경영학과 나왔으니 그냥 현실적으로 돈 많이 주고 일은 죽어라 시키는 업계에 가서 높은 연봉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거나, 어제가 생일이라는 망할 잉글랜드 출신 데이빗 테넌트 선생처럼 덕업일치의 인생을 살 수 있는 재능이 있었다면 이렇게 골 때릴 필요도 없었을텐데. (정말 너무 하지 않음? 어린 시절부터 닥터후빠돌이였는데 연기에 올인해서 한떨기 그림같은 배우가 된 뒤, 로얄 셰잌스피어 극단에서 유망주로 인정받고는...자기가 닥터가 되어버렸음. 심지어 결혼도 5대 닥터의 딸이자 그 드라마 4시즌에서 자기 딸로 같이 연기했던 조지아 모펫이랑 함. 뭔가 족보가 이상하게 꼬였지만 결론은 미친듯이 덕질하다 일과 사랑 다 잡은 케이스. 아, 진짜 ㅋㅋㅋ 생각할 수록 자기 혼자 다 갖고 ㅋㅋ 치사함) 전공을 두 가지 했던 것은 단순히 재미있어보여서 고른 건 아니고 나름 그런 고민의 산물이다. 아마 진성 비즈니스형 인간들이 보면 여전히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냐 그럴거고, 진짜 작가형 인간들이 보면 개뿔 웃긴다 그럴지도 모른다.


근데 뭐 어쩌라고.
난 그냥 생겨먹은 게 이렇단 말이다.
두 세계의 경계선에서 양쪽에 발을 걸치고 깔짝거리는 걸 좋아한다고.


그러고보면 마케팅을 하게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일을 때려친 이 상황에도 여전히, 이 경쟁적인 자본주의 시장의 꽃은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마케팅이이야말로 시장의 꽃이고 화룡점정이다. 이 개성 넘치고 자유분방한 동시대인들에게서 단 하나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면, 정말이지 불가사의할 정도로 모든 것을 '산다'는 데에 있는데, 이제 사람들은 Needs를 충족시키는데 필요한 물건의 '기능'을 구매하는데 그치는게 아니라, 사랑, 슬픔, 기쁨, 재미, 광란, 휴식, 여유, 안도, 자격, 존재 이유, 미래에 이르는 모든 '가치'를 소비한다. 내가 소비하는 것으로 나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I consume, therefore I am.' 의 시대. 스타벅스는 그냥 테이크아웃 커피를 팔 수도 있었지만 이제는 흔히 알려진 바대로 문화와 공간과 판타지를 팔았고,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스타벅스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는 입맛과는 별개로 그 당시 스타벅스에서 취한 마케팅 사례와 그걸 가능하게 했던 브랜드 아이덴티티에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내 손에 들어오게 되는 제품이 정말로 너무나 대단해서, 마니악한 관점에서조차 자타공인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그리고 역으로, 마케팅이 없어도 제품은 매대 위에 올려두면 언젠가 팔릴 것이다. 어떤 디자인을 입히고, 어떤 이름을 붙이든, 생산 관리 잘 하고 영업 잘 하고 그러면 어쨌든. 그러나 그 '어떤'을 찾는 것. 정확히 그 순간에 적정하게 들어맞아, 사람들의 필요가 아니라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그 '어떤' 의미의 옷을 입히는 것. 다른 것보다 내 제품이 당신에게 더 특별할 수 있음을, 신뢰할 수 있게 하고, 혹은 그런 독보적인 의미와 개성을 가진 브랜드와 제품을 만드는 것.('Shut up and take my Money!'하게 만들 수 있는 그런 거) 경영학 개론 수업을 들으면 거의 모든 교수님들이 "What is Marketing?" 이라고 화두를 던지는데, 그 때는 그냥 그런갑다 하고 들었지만 지금이라면 미욱하나마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가장 잘 팔리는 브랜드나 제품이 가장 우수한 상품인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팔리는 것에는 언제나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이 마케팅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고, 새로워봤자 거기서 거기인 것은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새로워질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아내, 그 브랜드를 사는 사람들의 삶에 기여할 수 있는 '어떤 가치'를 투영시키는 것이 궁극적으로 마케터가 지향하는 방향이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것을 지향하고 있다면, 내 관심사가 그래서 이렇게 보이는지는 몰라도, 결국 어떤 각도에서는 기업 활동이나 예술 활동이나 일맥상통한다. 새로운 가치와 접근 방식과 표현을 찾아내는데 있어 인식의 프론티어에 있느냐, 시장 좌판에 있느냐의 차이고, 작품을 만드느냐, 히트상품을 만드느냐의 차이이며, 평가의 기준이 한쪽은 다소 추상적이라면 다른 한쪽은 팔렸나 안 팔렸나, 숫자로 바로 나올 뿐이다. 안 되면 무능력한 사기꾼 장사치지만, 잘 되면 능력있는 예술적 혁신가인거지. 한 끗 차이다.


L모생활건강의 마케터로 들어가게 되었다고 했더니 나를 잘 알던 친구 중에 하나가 "어떻게 넌 네 이상과 현실과 재능을 묘하게 만족시킬 것 같으면서도 어느 것 하나 완전히 만족시킬 수 없는 묘한 포인트에 갔냐"고 했었다. 나한테서 뭘 봤던 거냐며 그 때는 그냥 웃었는데, 지나고보니 그 말이 어느 정도는 맞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개인적인 행동패턴과 현실 인식, 능력, 지향점을 고려할 때 각각 80% 정도는 만족시킬 수 있을 곳에서, 운이 좋다면 내가 그 브랜드에 부여한 가치가 의미있는 결과를 가져오기를 기대했던 것 같다. 물건이 아니라 가치를 팔아 그 대가로 돈을 벌어오는 것이 마케터가 할수 있는 일이라면, 그래서 개인적으로든 브랜드로든 이상과 현실의 밸런스를 맞추고, 궁극적으로는 세상이 좀 더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을 찾되, 그것이 아주 아주 아주 현실적인 공간에서 실질적인 해결 방안으로 실행될 수 있기를. 그리고 그게 아마 내가 자신을, 완성시켜가는 방식인 것 같다.


단지 아무 분야에서나 그러고 싶은 건 아니고. 내 디저트, 그러니까 취향의 방향타는 위의 '밥'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이미 오래전에 정리가 끝나서 제법 확고하다. '아름답거나, 새롭거나, 독특한 것'으로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라. 솔직히 말야, 내가 이제, 그래도 사람이 관대해져서 저 세가지를 다 만족시키지는 않아도 돼. 셋 중에 하나만이라도 부합하면 한다고. 그래서 예술 경영 외에 주목하던 산업이 화장품, IT포탈 서비스, 기타 몇가지가 더 있는데...


근데 이 회사는 내게 화장품만 빼고 다른 모든 걸 팔게 했지-_-


화장품이나 생활용품이나 똑같다고 말하지마. 10대와 20대의 대부분을 BEAUTY의 정체와 실재와 욕망에 대해 파헤치는데 쏟았던 내 백그라운드가 당신하고 같음? 지나고 생각해봐도 나한텐 천지차이로 다르다고. 음대생한테 아무 화음이나 누르고 이게 무슨 음이냐 물어보는 것과 무에서 유를 창조하라는 것 만큼의 차이가 있단 말야. 일이 힘들고 고달프고 잡스러운건 어딜가나 다 똑같은 거 나도 알아. 3년 8개월이면 내가 참을성이 없거나 현실인식을 안하고 있었던게 아니야. 무슨 일을 하든 수레바퀴를 굴러가게 하려면 99%는 어차피 그런 거라는거 안다고. 하지만 마지막 그 1% 에 인생을, 목숨을, 의미를 거는 거잖아.


후........




그래...그 마지막 1%가 항상 문제지. 나의 그 포기할 수 없는 1%. 취향의 한 중간에서 채취할 수 있는 영혼의 에센스. 거울에 비추어 볼 때 내가 가려고 했던 길도 별로 틀린 길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마찬가지로 그게 그렇게까지 유일하게 의미가 있는 직업군은 또 아니니까. 지루하게 설명해두었지만 이유는 뭐든 같다붙이면 되는거라, 비슷한 걸 찾자면 또 여러가지가 나온다. 어쨌든 이 다음에 무언가를 한다면 그 1%를 충족시킬 수 있는 뭔가를 할 것이다. 그게 포기가 안되는 인간인걸. 여기에 더 쓰지는 않겠지만, 원점에서 돌이켜보자 스스로에 대해서 많은 부분이 정리가 되었고, 무엇에 강점이 있고 무엇에 약점이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내 안의 어떤 부분에 두려움과 망설임이 있고, 또 어떤 부분에서 희망과 가능성을 찾아내는지도.

다행히도, 정말은 그 어떤 순간이라도, 의미 없는 시간이란 없었다. 설령 그 당시에는 아무것도 없이 버려야할 것 같은 경험이라도, 사물에 이름을 붙이던 최초의 인류가 그러했던 것처럼, 의미는 찾아서 부여하면 그것만으로도 가치있어지게 마련인 것이다.






[다음화 예고]

4. 지금은 조각모음 중
5. 한번에 하나씩 실험하기
6. 먼 길이 될 것이나
7.
8.
9.

(예고라고는 하지만 그냥 제가 뭐 쓸지 안 까먹을 용으로 적어두는 것일 뿐...다분히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보고 있습니다.)



음, 제가 위에서 말한 마케팅은 흔히 떠올리는 텔레마케팅이라든가, 광고나 온라인 이벤트나 매장 프로모션에 한정된 활동을 얘기하는 건 아닙니다. 산업에 따라 권한의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Product, Price, Place, Promotion의 4P 전체를 총괄하는 입장으로서의 마케팅을 말하는 거고요,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제품을 만드는데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전부 관여한다고 보면 됩니다. 소위 시장 트렌드를 읽고, 소비자를 파악하고,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신제품 아이디어를 내고, 그 제품이나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어떻게 가져갈 것이며, 그걸 효과적으로 어필하기 위해 이름은 어떻게, 디자인은 어떤 스타일로, 포장은 어떻게 하고, 각종 문구와 패키지 규격은 어떻게하고, 생산은 어디서 어떻게, 원가관리, 종류 많아지면 어떻게 관리하고, 가격은 채널마다, 규격마다 어떻게 달리하고, 입점 전략, 매장 행사, 온라인 행사, 샘플링,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광고, 그 와중에 매출과 이익을 챙겨먹어야 하는데, 블라블라블라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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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 F1을 기다려볼까나 무대뒤편: 야외 공연장


아주 아주 가볍고 조용히 즐기는 취미생활 중에 또 이런 게 있지요. 처음에 관심 가지게 된건 역시 살아있는 전설의 레이서인 미하엘 슈마허가 그 전설을 시작할 때쯤이었지만.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이 횽 이름은 들어보셨을거에요. 슈마허 관련해서 더 알고 싶으신 분은 클릭 하시면 추가 정보가 있스빈다. 피겨로 치면 제냐같은 성적과 아주 다르다고 부정할 수 없는 강철멘탈의 소유자. 한번 은퇴하고 '모두가 돌아오는 걸 두려워하는 그분'같은 취급을 받으며 은둔거사로서 조용히 있었으나, 결국 다시 돌아와서 사람들을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두려움과 드라마틱한 세계로 몰아넣었죠.

뭐, 요즘은 대놓고 레이싱 도중에 스토리작가 행세를 하시지만(..)

하드하게 파거나 그랬던 건 아니고 그냥 시합하면 하는구나, 누가 이겼구나, 오늘 또 뭐했대매? 그런 정도라서 주변 친구들도 제가 이거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고 그랬다는. 설상가상으로 친구들 중에 차덕도 없고, 레이싱 덕도 없고...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그쪽도 나한테 말을 안했으니 역사가 이루어지기에는 모자랐네요. 여튼 항간에 떠도는 웃자고 하는 말들 중에 [대부분의 여자는 차를 볼 때 단 두 가지만 본다. 외제차인가 아닌가, 뚜껑이 열리는가 아닌가] 그런게 있다는데, 저도 두가지만 봅니다.(클릭)



[예쁜가, 아닌가? 페라리인가, 람보르기니인가?]



어이없죠ㅋㅋㅋ 근데 뭐 제가 섬세함을 발휘하는 카테고리는 이쪽이 아닌데다, 어차피 면허증은 있어도, 운전을 안해서 장롱면허고 이젠 너무 안했더니 차를 사긴 살까? ㅋㅋㅋㅋ 살 것도 아닌데 마력 뭐, 가격 뭐 ㅋㅋㅋ 구경할 때는 그저 예쁜게 장땡입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소개팅 나갔을 때가 생각이 나네요. 앞에 앉은 양반이 무슨 생각이었는지 절더러 "K1 보세요?" 그러길래 전 그런 육탄전에는 생전 관심이 없어서 "아뇨, F1보는데요."라고 말하고 Q.E.D. 상황종료. 흠...


아니, 그냥...나한테 K1을 들이밀다니 뭔가 미적 감수성이 도전받은 기분에(..)


이제 와서 딱히 미는 팀이 있는 건 아니지만 관심있는 팀은 역시 스쿠데리아 페라리, 정확히 말하면 선수 말고 차요. 그냥 그냥...제냐가 없는 러시안 피겨팀을 보는 기분으로. 하지만 어쨌거나 페라리는 아름다워요. 슈미가 없어도 페라리는 빨갛고, 2000년대 초반의 강렬한 기억 때문에 default car 같고, 빨개서 세배 더 빨라보이고...그렇잖아요.



그런 나에게 2012 시즌 규정이 바뀌는 걸 핑계로 이따위 레고 디자인을 가져오다니. 망해라, 망라리. 코가 저게 뭐임 ㅠㅠ





코는 이 정도 라인이 좋은데. 흑흑
맥라렌은 같이 보는 친구가 팬이라서 이거저거 주워듣다보니 친근하게 느껴지는 케이스. 더 이상 나를 영국인의 무리로 유혹하지 말진저. 근데...




뭐야 이거, 이 미모는 좀 사기 아님? 이 얼굴로 배우를 했으면 대체 뭐가 나왔을까?? 헐, 좀 너무한듯. 치트키는 적당히 써야죠. 맥라렌의 젠슨 버튼은 정말 잘 생기긴 했어요. 어떻게 짤을 주워도 신기할 정도로 망짤이 없는데다 서킷 위의 매너마저 깔끔해서 더 무서운 드라이버. 운전은 미모로 하는게 분명하고, 스폰서가 휴고 보스라서 옷빨도 챙겨줍니다. 페라리는 보고 좀 배웁니다. 이젠 차만 예쁘다고 다가 아니에요, 운전수도 예뻐야 해(..근데 올해는 일단 차부터 시망)



슈미가 컴백한 치약색의 메르세데스도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 옆에서 같이 달리는 니코 로즈버그도 같이 보게 되고. 근데 여러분, 슈미 되게 이상해요...머신 때문인지 나이 때문인지 속도는 예전과 같지 않아서 본경기 들어가기 전에 퀄리파잉 달리고 나서 시간을 재 보면 요즘 챔피언하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좀 느린데...근데 같은 코너를 도는데 이상하게 더 빨라 보인다? 똑같은 카메라 똑같은 각으로 잡는데 그래요. 되게 알 수 없는 이상한 포스가 있어요. 이해를 할 수가 없음. 무슨 소리냐면...


작년에 영암에 갔을 때였는데 말이죠, 퀄리파잉 2차였어. 다음날 있을 본 경기의 스타팅 포인트를 놓고 한바퀴 도는 랩타임 제일 짧은 사람 순으로 경쟁하는 거기 때문에 다들 나올 때 타이밍이나 다른 선수 타임이나 그런걸 엄청 눈치를 보거든요. 그래서 타임어택 하던 중간에 다들 피트로 기어들어가서 눈치눈치, 점검점검 하느라 서킷에 순간적으로 공백이 생겼나 그래요. 근데 그 때 느닷없이 슈미가 ㅋㅋㅋㅋ 그 조용한 영암 서킷에 혼자 부와와와앙ㅋㅋㅋㅋㅋ하고 치약색의 메르세데스를 타고 나오더니 혼자서 표표히 반 바퀴 돌아서 저랑 제 친구 앉은 E섹션 앞에서 코너링을 하는데ㅋㅋㅋㅋㅋ마치 꼬리에 긴 띠지를 걸고


'이것이!! 제왕의!! 레이싱이다!!'



그러니 나의 코너링을 보아라, 이 머글들아!!! ㅋㅋㅋㅋ...막 그런 환청이 들렸다는 ㅋㅋㅋㅋ우와 ㅋㅋㅋㅋ슈미가 ㅋㅋㅋㅋ 우리 앞을 ㅋㅋㅋㅋ달려갔닼ㅋㅋㅋㅋ 이게 전직 7챔의 위엄이구나 ㅋㅋㅋㅋ 그냥 운전할 뿐인데 뭔가 좀 후광과 모래먼지 같은게 비쳤다는 ㅋㅋㅋㅋ근데 그래놓고 9위였나 ㅋㅋㅋㅋ횽 되게 간지나게 두 바퀴도 안 돌고 조기 퇴근했는데 ㅋㅋㅋㅋ문제는 그 다음에 다른 선수들이 우르르 뛰어나오면서 랩타임 갱신해서 11위로 밀리는 바람에ㅋㅋㅋㅋ2차때 10위 안에 들어야 나갈 수 있는 3차 퀄리파잉에 못 나갔다는 ㅋㅋㅋㅋ지금와서 생각해도 완전 개웃기는 현장 분위기 ㅋㅋㅋㅋ근데 이게 나중에 TV로 보니까 전혀 안 느껴지더라고요. 관심 있는 사람은 한번쯤은 가볼만도 한거 같아요. 저야 뭐 막눈이라 지금 지나가는 저 차가 누구 차야 하고 헤매더라도 옆에 중계 방송급으로 설명해주는 친구가 있어서 더 재미있었던 것도 같지만 ㅋㅋㅋㅋ.




하하, 그래서 결론이 뭐냐면 전 영암 F1을 앞두고 티케팅을 해두었지. 핫핫하! 10월 12~14일인데 벌써 표를 사놨다구 ㅋㅋㅋㅋ. 누가 보면 하드코어 팬인줄 알겠네. 근데 아니고요 ㅋㅋㅋㅋ 전 그냥 옆에 친구가 가자고 뽐뿌질하면 가는 스타일, 그런 스타일. 가격 때문에 메인까지 가서 보기는 좀 그렇고 가볍게 토,일요일권 G구역으로 잡아뒀어요. 요지는 4월달 안에 지르셔도 30% 할인한다는 겁니다. 예매는 여기. 친절하게 링크해드림 ㅋㅋㅋㅋ


아, 슈미...어쩌다 이렇게 개그 전담이 되었지 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


더불어 이미 보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일요과속극장 추천드려요. 올해 레이싱 관련해서 업데이트 되는 웹툰인데, 그리시는 분 센스가 작렬해서, F1 딱히 몰라도 재미있거든요. ㅋㅋㅋㅋ

그나저나 밸리 발행 되게 고민되게 하네요. 이게 스포츠야, 자동차야, 뷰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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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마녀의 레시피: 보르스치(Borsch) 노천까페: 레시피와 맛집

(냉장고를 뒤적뒤적)

"이건 웬 재료들이냐?"
"야채 남은 김에 토마토 스튜라도 할까 해서"
"그래? 내가 좀 도와주지"

(......)

"...잠깐, 도와준다더니 왜 스튜에 안 들어가는 비트부터 썰고 있는거야."
"토마토가 없고 비트가 있길래."
"토마토 페이스트 있잖아."
"......"
"......"
"...자, 오늘의 요리를 소개합니다. 동토의 나라, 러시아에서 즐겨 먹는다는 고기가 들어간 야채스프 보르스치(Borsch)"
"그게 뭐야...야채스프가 아니잖아. 아니, 그보다!! 내 스튜 재료를 인터셉트하지마!!"
"보르시치, 보르스치라고 많이 쓰는 것 같은데 구글링해보니 발음이 [보르스크]나 [보르스tch]에 가깝더라고요. 과연 진상은 뭘까!"
"...이미 안 듣고 있군."


즐거운 마녀의 러시아식 고기야채스프 레시피: 보르스치(Borsch)



"우선, 준비운동으로 부엌을 치웁니다."



"4접시 정도 먹으려고 할 때 준비할 재료는"

물 1.2L , 소고기 아무거나 150~200g, 양파 반 개, 딜 약간
비트 하나, 감자 하나, 당근 반 개, 양배추 1/8...먹을만큼
......그리고 토마토 1~2개



"토마토 없다니까."
"사와."
"%#^%#@^!"
"니가 이왕 할 거면 정석대로 해달래매"
"!#$^%%^!!"



동생이 토마토를 사러 나간 사이 야채를 다듬습니다.


* 소고기: 잘게 썰어도 좋고, 덩어리 째로 넣어도 좋음
* 양파 : 작게 네모썰기 합니다. 위에 사진은 썰기 전에 찍은 거라..근데 그냥 저렇게 넣어도 상관은 없을듯
* 딜 : 있으면 썰어서 넣지만, 뭐 보아하니 동생이 사올 수 있을 것 같지 않으니 없으면 포기합니다.


일단 여기까지 하고 육수를 끓이기 시작합니다.
우리에겐 시간이 아주 많아요.
육수를 내는데 한시간 반이 걸리거든...
그러니까 지금 당장! 빨리! 끓이기 시작해!!




팔팔 끓는 물에 고기와 양파와 딜(없으면 아무 향신료 좀 넣으세요)을 넣고
불을 좀 줄인 다음에 뚜껑을 닫고 잊어버립니다. (1시간 반 뒤에 오픈)


그리고 이제 야채를 마저 다듬습니다.


* 비트 : 길고 중간 두께로 썬다(한입에 들어갈 정도 사이즈)
* 토마토 : 걍 같이 작게 써세요
* 당근 : 작게 네모 썰기
* 감자 : 작게 네모 썰기
* 양배추 : 알아서 비트 정도 사이즈로 썰어주세요





(육수 내기 시작한지 30분 쯤 뒤)

작은 냄비에 버터를 두르고
비트와 토마토를 넣고, 뒤적뒤적한 다음에 졸입니다.

버터를 두르지 않으면 타요.
누구든 작은 냄비를 건드리면...




"비트 색깔봐라. 되게 고기같다."
"그래서 먹은 걸까. 얘야, 이바노슈카! 뒤뜰에 가서 먹을 만한 것 좀 뜯어오너라, 했더니 가장 고기 비슷하게 생긴 걸..."
"모르지, 그랬을지도. 우리한테나 이국적이지 사실 재료가 앞마당에서 경작한 농산물 일색아님?"


"근데 이거 언제까지 졸여?"
"지금부터 한 시간 :) "
"......뭐?"
"한 시간 :) "
"나 배고픈데... "
"기다려."




쭈그리고 앉아서 기다리기 뭣하니 그동안
당근을 살짝 볶아줍니다.
버터에 팬을 두르고, 다 익게 볶아주세요.

그리고 가끔 비트와 토마토가 잘 익게 뒤적거리면서 기다립니다.

아...배고프다...-ㅠ-




육수 끓기 시작한지 한시간 반,
다시 말해 비트 삶기 시작한지 한시간이 지나서 대충 다 익었으면

육수에 비트와 나머지 재료를 몽땅 다 쓸어넣습니다.




그리고 한 10~15분 정도 더 끓여주세요 :)


"지, 지금...여기서 날 더 기다리라고.."
"어, 마지막 공정이 있었는 줄은 몰랐네."
"다 넣고 푹 끓이면 되는거 아님?"
"다음에 그래볼까?"
".......아, 아닙니다. 그냥 사먹자."





하이라이트로 사워크림을 끼얹어줍니다.


"맛있다...//-//"
"오, 항상 이 동유럽 계통 육수에서 나는 특이한 향이 뭔가 했는데 그냥 양파랑 같이 삶으면 되는 거였군."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나. 밖에서 먹었던거랑 비교하면 어때?"
"그럴싸하게 똑같은데? 양고기나 양배추를 좀 더 넣어도 되었을듯."
"그렇군. ㅋㅋㅋㅋ 근데 다 좋은데..."
"음?"
"배고프다...두 그릇 먹고도 배고프다. 나 그냥 고기 구우면 안될까"
"ㅋㅋㅋㅋㅋ너무 기다려서 그래. 걍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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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y tuned] BBC셜록 새책 나옵니다 + 같이 내실 분 모집 서쪽 탑: 상상의 서고


6월 23일 드라마 통합 배포전 'Stay Tuned'의 추가 부스 신청에 성공했습니다.
부스 안 생기면 그 핑계로 안 내려고 했는데 아, 참 또 제가 그런 걸 성공해버렸음.
그런 관계로,
* BBC셜록 팬북 새 책 나옵니다.
* 내용은 2시즌과 3시즌 사이에 있을만한 일들로 구성됩니다.
* 마이크로프트와 셜록 위주, 존과 레레, 모리아티도 등장은 합니다.
* 시리어스와 개그의 중간적인 느낌
* 노멀. BBC셜록의 게드립 수위를 준수합니다.
* 다시 말하면 작년에 냈던 [Two Holmes: 오만과 편견] 같은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만, 그건 1시즌 직전의 프리퀄 같은 느낌이었잖아요? 그런고로 딱히 앞권 안 봐도 상관 없게 쓰고 있습니다.
* 전반부 썼고, 후반부 썼고, 외전 썼고, 중반이랑 외전 하나만 더 쓰면 되겠네요. 금방 하죠 뭐. ㅎㅎㅎ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어차피 부스도 생겼는데, 혼자 책 한권 덜렁 들고 나가기도 뭣하니
제가 2014년까지 허우적댈 것이 뻔한 이 구역의 갈 곳 없는 영드셜덕들을 구제해 심신을 편케 맹가드리겠음.
* 책은 내고 싶었는데 부스를 못 구했다
* 혼자 부스내기는 여러가지 부담스러워서 꾸물대고 있었다
* 머리 속에 이야기는 있었는데, 만들기 귀찮아서 에라이 이놈의 세상, 이러면서 포기하고 있었다

이런 안타까운 분들 중에
1. 6월 23일 행사 당일날까지 인쇄해서 책 보낼 수 있는 분
2. 중간에 잠수 안 타는 협조적인 멘탈

...을 가지신 분은 일단 댓글로 컨택바랍니다. 같이 올려놓고 팔아드릴 의향이 있음. 단, 드라마배포전이기 때문에 BBC셜록으로 한정합니다. (BBC니까 현대판, 그라나다판 괜찮음. 셜록 한정이지만, 개인적인 편애로 닥터후, 라온마까지 인정) 부수 상관 없음. 엔솔로지 아님. 책은 자기 취향대로 알아서 만드세요:) 과연 얼마나 모일지는 모르겠지만, 모이는거 봐서 추후 상세 사항은 논의하도록 하지요.

드라마 통합 배포전 사이트(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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