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행기도 채 마무리... 시작도 못한 상황에서 이번 이야기를 쓰려니 찜찜하기 그지 없지만 그래도 갑니다. Dedicated to Claude Monet 피곤에 지쳐 무거운 몸과 딱 그만큼 무거운 짐을 이끌고 Republique 전철역 근처, 허름한 숙소에 짐을 풀고 아침에 눈뜨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발랄하게 차려 입고 나와 신나게 걸어 도달한 곳은 파리 16구의 Musee Marmottan.
-파리 서쪽 전철 9호선 La Muette 역이나 RER C선 Boulainvilliers역에서 내려 조금 걸으면 되는 거리. 현재 입장료는 학생 4.5 E, 일반 6.5 E (개인 소장 박물관이기 때문에 파리 박물관 패스가 적용이 안되더군요. 참, 이번에 갔더니 박물관 패스 1일권이 사라지고 2일, 3일, 5일권만 팔더랍니다.)-
마르모땅은 규모가 크지 않아서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빼놓고 가는 곳입니다만 모네의 중요한 작품들을 볼 수 있는 미술관입니다. 처음으로 살롱 전에 출품했다가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인상, 해돋이 (1873)>도 여기에 있고, 템즈 강과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그린 그림도 있지요.
지인들이 그려준 초상화라던가 그런 것들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좋았던 건 웬만한 미술관들이 한 두 작품 정도는 가지고 있는 <수련>을, 웬만한 미술관에는 없는 대형 사이즈 작품들로 모아 방을 가득 메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침 일찍 갔더니 얼마나 한적하고 깨끗하던지 분위기로만 치면 오랑쥬리보다도 좋았습니다. 오랑쥬리 사람 엄청나게 많거든요. 방 하나를 원형으로 만들어 수련으로 둘러 놓고 기둥을 곳곳에 세워 놓았는데 그게 참 묘한 구도를 만들어내면서 정말 신전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주더라고요. 모네를 좋아하시면 오랑쥬리, 오르세 5층, 지베르니와 함께 이곳도 가 보실 만 보셔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인상, 해돋이>는 이 화풍의 시작점이라는데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역시 모네는 물가에 아슬아슬하게 비치는 풍경들과 수련이 최고 ㅠㅜㅠㅜ. 방 가운데 놓인 의자에 앉아서 하염없이 보는데 공부고, 여행이고 그냥 그 안에 확 빠지고 싶더랍니다. 작품도 눈물 날 정도로 좋고, 감상 분위기도 좋았는데 다만 한 가지,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웬만하면 ‘세상에 안되는 게 어딨니. 그리고 내가 여기 두 번 올 수 있을 것 같아?’ 라는 심정으로 눈치껏 플래시 안 터뜨리고 찍으려고 했더니 방 가운데에 요원이 서있어서 알량하지만 계단 쪽에 있던 그림밖에 못 찍어왔어요 ㅠㅜㅠㅜㅠㅜ.
Musee d’Orangerie
파리 중심부의 루브르 궁전 정원 한쪽 귀퉁이에 있는 미술관입니다. Musee d’Orsay와는 세느 강을 사이에 두고 엇비슷하게 마주보고 있습니다. 사람 수를 봐서 적당히 끊어 들여보내주기 때문에 오후에 가면 줄이 길어지니 예약을 하고 가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하네요. 저는 그냥 줄 서서 들어갔습니다. 입장료는 마르모땅과 동일하게 학생 4.5 E.
작년에 왔을 때 보수공사 중이어서 ‘아니, 어떻게 15년 만에 왔는데 이럴쑤가아아아악!!’하면서 돌아갔던 비운의 미술관. 이렇게 일년 만에 다시 오게 될 줄을 몰랐으니 그랬지만 여하튼 간만에 아이들처럼 두근거리는 기분이 되어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입장…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런 걸 숨겨놓고 여태껏 날 안 보여줬단 말이지 OTL. 저 그냥 여기 소박하게 취직하면 안될까요. 아니, 소박한 건 아닌가. 아하하하하하, 저한테는 이곳이 거의 그 누구냐, 플란다스의 개 의 주인공 네로가 보고싶어하던 루벤스의 그림이나 같은 급이었다고는 하지만 우어어어, ö미ㅑöㅕㅟ먀어ㅟ너nölfjnajsö미ö어래öㅑㅕaljf
감상은 굳이 말로 쓰지 않으렵니다. 그저 아는 예술가 아저씨가 ‘파리에서 ‘수련’을 보았노라.’고 하던 말을 인용할 밖에요. 사실 형용할 말이 별로 없기도 하고, 너무 대작이라 그저 멍~하고 보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방을 한 바퀴 돌면서 그의 정원을 아침, 점심, 저녁, 새벽까지 거닐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지베르니에 갔다 온 적이 있어서 그런지 그림을 보고 있는데 모네가 어떤 시간대에 자기 정원의 어느 부분을 그리려고 했던 것인지 어쩐지 상상이 되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사진으로는 그 선명하고 세심한 터치와 색깔이 100만분의 1도 전달되지 않겠지만 이렇게라도 보여드리고 싶어요. ㅠㅜㅠㅜb (조금 더 큰 사진은 포토로그에 올려두겠습니다. 멀티업로드 프로그램을 깔 수가 없으니 한장씩 올릴라니까 너무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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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절세마녀 | 2006/11/11 04:53 | 중앙광장:방랑자의피리소리 | 트랙백 | 핑백(2)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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