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Once upon a dream 후기




뭐랄까...

동영상 시작하면 바로 보이는 롯데 월드 아이스링크의 인파. 저기 2층 어딘가 구석탱이 갤러리에 낑겨서...이렇게 설명하면 잘 안 느껴지시겠죠. 앞줄에 서서 고개 숙여주지 않는 키 큰 횽들과 자리 잡을 때는 옆으로 서 있더니 음악 시작하니까 바로 정면으로 돌아서 그 떡대로 시야를 다 가려버린 보안 요원 횽아, 나도 키 작은데 나만한 애를 애라고 앞으로 밀어넣는 아줌마, 앞사람 고개 안 숙인다고 짜증내는 아가씨 둘, 커플로 구경하러 왔으면 다냐, 시종일관 내 뒤통수에 대고 이게 다야? 이게 다야? 를 연발하며 오지랍넓게 주변 아줌마들과 애들 자리에 간섭하는 목청 큰 남녀 한쌍, 늬들은 떠들어라, 나는 찍는다 하고 발밑에 쭈그리고 앉아 카메라 돌리고 계신 한 청년 팬...대강 그런 인파 속에 낑겨서 시야는 안전바에 가리고, 보안 요원 갑빠에 가리고, 뒤에 있는 커플들이 하도 정신살 없게 굴어서 마음도 가렸어!! 하면서 봤어요.


보는데 씨이...눈물이 핑...ㅠㅜ


아놔, 영상도 영상이고, 사실 가서 봤다고 해도 미칠듯한 시야 압박에 시달리면서 본 거니까 뭐가 어땠다고 말은 할 수 없지만, 그 공간에서 뿜겨져 나오는 아우라라는게 있잖아요. 이를테면 막 '명필이 붓을 안 가린다'는 상황을 눈 앞에서 본 거임. 사뿐사뿐 눈에 들어오는 인체가 봄바람처럼 나긋나긋한게...아, 증말 이런데서 저걸 보는건 죄악이야. 어디 멀쩡한 장소 좀 없었냐. 흑흑흑흑흑. 저런 사람이랑 동시대에, 같은 하늘아래 살고있다는 게 너무 좋은데, 저런 애가 앞 뒤 맥락 없이 우리나라에 뿅 하고 나타났다는게 또 너무 말이 안되는 것 같은 복잡한 기분. 한술 더 떠서, 그니까 내가 저걸 제 돈 주고 멀쩡한 자리에 앉아서 그것도 저런 사람들이 세트로 와있는 곳에서 꺄꺄거리며 관람할 수 있었다 이거지.....



저 이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기대하고 있었던가봐요. 이오공감 올라간 그거 만들 때만해도 으흐흐 으흑흑 으흐흐 으흑흑 하는 이상한 하이퍼 상태였는데 저 인파 사이에 낑기니까 비로소 피겨와 불탄 링크장과 기타 등등 안습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피부로 느껴지고, 그래서 현실을 보니까 이건 여전히 잔인한거라. Once upon a dream. 2분 50초가 그야말로 꿈처럼 한순간에 휘리릭 하고 지나가고 나니 돌아오는 내내 충격파가 장난 아냐요. 제기랄. 이 근사한 걸 보고 나서도 제냐를 못 본 내 마음은 치유가 안돼!! ㅠㅜㅠㅜ 그래서 비척비척 돌아와 자다가 지금 깼고요. 그리고 저는 여전히 엎어져 우는 아이. 으흑흑흑흑흑.



by 절세마녀 | 2007/09/16 22:10 | 무대뒤편: 야외 공연장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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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선아 at 2007/09/16 22:18
흑... 흑흑 ;ㅁ;... 안아드리고싶어요 ㅠㅠㅠㅠㅠㅠ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7/09/16 22:22
으흑흑, 흑흑 ㅠㅜㅠㅜㅠㅜ (안긴다)
Commented by lambency at 2007/09/16 23:16
저도 같이 와락와락ㅠㅠㅠ 공연장 가서도 안보이면 억울한데 이건 무슨 동네 장터도 아니구ㅠㅠ
Commented by 에이미 at 2007/09/16 23:49
현실을 보니까 이건 여전히 잔인한거라->저는 그래도 정화가 좀 됐어요. 그래도 집에 돌아오면서 아쉬웠어요. 일년에 한 번인데....ㅠㅠ 저도 살포시 발치에 부비부비ㅠㅠ
Commented by 카시아파 at 2007/09/17 00:47
토닥토닥.....
Commented by 류천 at 2007/09/17 09:12
우우 정말 예쁜 연아양인데 왜 눈물이 날까요ㅠㅠㅠㅠ(저도 슬쩍 부비부비;;)
Commented by 크림 at 2007/09/17 10:29
정말 예쁘네요..플루셴코씨 보다가 연아양 보니깐 넘 가늘어..;; 봄바람이라는 말이 정말 어울려요! ...힘내셍요 마님....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7/09/17 19:32
lambency님// 2분 50초 동안 그저 만감이 교차하더라는..ㅠㅜㅠㅜ(와락)

에이미님// 내년에도 이 멤버 캐스팅 가능할까요? ㅠㅜ(부비부비)

카시아파님// 으흑흑

류천님// 우흐흐흑 (덥썩 잡고 부비부비)

크림냥// 가늘고..뭐랄까 좀 애수가 깃들어 있지 않나요..처연함? 아무튼 포항서 공부 열씸히 해열 훗후
Commented by 타자 at 2007/09/18 03:46
저도 1층 입구에서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 하이힐을 덧 신고 봤지 말입니다. 게다가 운좋게 제가 서있던 자리가 퇴장통로였던 덕에 1미터 이내의 근거리에서 봤지 말입니다. 뒷맛이 묵직하게 씁슬한게 진짜 감동이구나 싶더군요.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7/09/18 11:38
와와, 그래도 근거리셨군요 ㅠㅜ. 2층에선 공중에 떠 있는 바에 가려서 말입니다. 으흑ㅎㄷ
Commented by 알티 at 2007/09/18 22:10
와, 마녀님 직접 보셨군요. 전 영상만 찾아다니며 구경했는데...이 작은 동영상으로도 느껴지는 연아양의 아름다움이란 정말이지.

그나저나 여기저기 올라온 제냐의 "Fire!Fire!"영상이랑 "감사함니다~" 두개 보셨나요? 특히나 전자는 잊지못할 서울의 불쇼이-_-쇼를 웃으면서 보게 해주더군요...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7/09/19 12:43
ㅠㅜㅠㅜ 그 앞에 영상 중에 제냐 성큼성큼 뛰면서 트롤리 공중에 날리는거 캡.. ㅠㅜㅠㅜㅠㅜ 웃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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