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모 학원에서 쉬는 시간마다 벌어진 실화농도 99.8%의 논술학원만담 입니다. 모쪼록 즐겨주시길(...)학원만담 : 학생이여, 겅험치가 되어라
마녀: 미쳐버릴 것 같아요 돔군: 왜요, 학생들이 괴롭히나요? 마녀: 악의를 갖고 괴롭히기라도 하면 차라리 낫죠. 돔군: 그럼 악의없이 괴롭히나요? 마녀: 문장에는 주어가 없고!! 마녀: 내용에는 맥락이 없고!! 마녀: 주장에는 희망이 없고!! 돔군: 저, 저런. 힘드시겠... 마녀: 심지어 눈을 씻고 찾아봐도 ㅎㅁ가 없어!!! 돔군: ...... 마녀: 마지막건 특히 용서할 수 없다!!!
돔군: 아무리 그래도 고3인데 ㅠㅜㅠㅜ. 저기요, 마님 ㅠㅠ 마녀: 왜요? 돔군: 저 지금 쪽방 고문실에 들어가 학생들에게 돔군: '글이 이게 뭔가, ㅎㅁ가 없다니!' 하시는 이미지가 떠올랐음... 마녀: 낄낄. 별로 다를 건 없죠. 이상한 부분에 빨간줄 그어놓고 마녀: '이게 뭔 소리냐?', 마녀: '설명해봐' 마녀: '주어는 어디갔어?' 마녀: '이렇게 쓰면 다른 뜻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생각 안 해봤냐.' 마녀: '나는 그렇다치고 다른 사람들이 이걸보고 그게 그말인지 이해하겠어?' 돔군: 어우, 고문이 맞긴하네요. 마녀: 이런 소리를 하루에 열번쯤 해야한다는 점에서, 선생도 같이 고문당한다고 보아도 무방할듯 하고요.
--------이하, 같이 고문당한 사람과의 토크---------
"애들 눈에는 아마 우리가 엄청 건전하고 진지한 선생님으로 보이겠지?" "그렇겠지." "사실 네가 밀덕이고, 나는 애니덕후에 오오후리에 환장하는 ㄷㅇㄴ라는건 모를거야." "...알면 곤란하지 않겠어?"
"언젠가 면접 시간에 게임산업 관련 이야기를 예로 들길래 하마터면 잘난 척 할뻔했어." " 왜? '니가 아는 캐주얼 게임이 N모사의 전부가 아냐!'라고?" "그것도 그렇고, '내가 너보다 더 많이 놀았어!' 같은 기분도 조금 있었지." "그런 거 학생이랑 경쟁해서 뭐하려고. 그리고 거기엔 약간 맹점도 있다?" "어떤?" "어쩌면 애들도 여기서나 얌전하고 열심히 배우려고 애쓰는거지, 밖에 나가면 평범한(?) 와우유저일지도 몰라." "푸하하, 그거 말 되네." "언젠가 한번은 원고지 한켠에 'ㄹㄱ나'라고 써있었지. 나한테 뭔가 메시지를 보낸 것 같은데 귀찮아서 무시했지만." "그거 시간되면 '라그나' 한 판 하자는 거 아닐까." "......아."
"(문을 벌컥 열며) 어째서, 어째서 다들 이따위인거지?!?!" "왜? 나 아직 이번 논제 안 봤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기계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몸의 확장과 이성의 확장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현재까지 인간을 인간답게 하던 요소에 있어 기계와 큰 차이가 없어지고, 따라서 '인간'에 대한 재정의와 그에 합당한 윤리의식이 갖춰져야 한다 는 내용이 나와야 하거든?" "근데?" "그걸 설명하기 위해 대따 어려운 제시문 하나만 준거면 말도 안해. 무지무지 이해하기 쉽게 공각기동대의 쿠사나기 소령에 관한 제시문이 있단 말이야." "어...그 밑에 A.I. 내용 해설해놓은건 나도 잠깐 봤는데." "근데 한놈도 이해를 못하고 있어!! 써둔거 봐봐. 가관이야. 다들 기계에 종속되지 않게 유의해야 한다가 전부야."
(잠시 후)
"(문을 벌컥 열며) 뭐지!! 이놈들은 '강철의 연금술사'도 읽지 않은건가!!" "아톰도 안 봤을게 틀림없어. 그 명작을ㅠㅠ" "...솔직히 아톰을 기대하긴 세대가 좀 그렇다." "그런가?" "하지만 87, 88년생 주제에 강철을 안 봤다는건 용서할 수 없군." "아니, 하다못해 에반게리온이라도 봤으면 이런 식으론 안써. 싱크로 400%면 사도가 아니라 인간이라고!!" "정말 도대체 이날 이때까지 만화책도 안보고 뭐 한거야!"
"너 최근에 학생 한명 바뀌지 않았냐?" "응, 어떻게 알았어?" "걔가 나한테 왔거든." "그래? 왜 바꿨대?" "정말이지 시대착오적인 순수함을 간직한 샤이가이라고밖에 말할 수가 없어." "오호, 왜 그랬대?" "여선생님이라 지적받는게 너무 부끄러웠대." "......" "......" "이 뭐...'소나기'도 아니고..."
"동제(가명)가 날 너무 괴롭혀." "왜? 어떻게 괴롭히는데?" "솔직히 답안 9개 중에 논리 전개 과정이 제대로 되있기는 고사하고, 문법적 오류가 없는 글이 하나도 없거든." "아...그건 좀 심하네. 이 시점이면 한 두개는 그냥 넘어갈 정도가 되야하는거 아닌가?" "그렇지. 근데 더 환장하겠는건, 내가 목이 너무 아파서 사소한 실수를 그냥 넘어가려고 하잖아? 그럼 이런다. '근데, 이거 좀 이상하지 않아요?'" "...지가 써놓고 왜 물어봐." "그러니까! 이게 지금 내 인내심을 테스트하겠다는 거지."
"그에 비하면 범식(가명)이는 완전 웃겨. 실수를 해도 웃겨." "어떻길래?" "대구 애거든. 심각한 논리전개 하다가 사투리 쓴다. 예를 들면, '~러스킨은 자신의 이론을 통해 인류의 경제논리가 이렇게저렇게 바껴야 한다고 말했는 것이다.'" "아놔 ㅠㅜㅠㅜㅠㅜㅠ"
"게다가 내가 밑줄 쳐놓은 부분에서는 패턴화된 반응을 보여." "어떻게?" "일단 한숨을 한번 쉬고, '그게요, 제가 이렇게 쓸라고 했던게 아니라요.' 로 시작해서 막 자기 생각을 설파해. '제가 쫌 설렁설렁 넘어갈려는 부분은 어떻게 아시고 꼭 줄 끄어놓으시네요.'한 다음에 엔딩멘트는 다 똑같아. '죄쏭해요.'" "아, 걔 사투리 억양 생각나 ㅠㅜㅠㅜ." "나한테 죄송할 이유는 하나도 없지만 자학에서 자폭으로 가는 일관된 패턴때문에 웃겨 죽을거 같아."
"자, 그런 의미에서 트레이드 하자. 동제 좀 데려가." "그럼 넌 누굴 데려가..." "대신 범식이를 줄게." "어이..." "마이너스 한명, 플러스 한명. 합하면 제로잖아. 좀 데려가."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인 건 맞는데, 왜 난 일감이 늘어나냐고." "어허, 동제 받고 범식이 더 인데 불만이 있단 말야.?" "그러니까 무슨 계산법이...!!" "그럼 1동제, 2샤이가이. 그 이상은 못줘!" "ㅠㅠㅠㅠㅠㅠ"
"근데 그거 알어? 동제랑 범식이랑 친구다? 맨날 둘이 모여서 궁시렁..." "호오, 제법 조합이..." "...음?" "집요ㄱ에 자학ㅅ..." "...ㅣ마ㅕㅛ퓨ㅣㅑ며ㅗㅠㅣㅏㅓㅗ "......" "왜 타락했어. 이런 놀이 싫어하잖아. 게다가 난 현실인간으로는 상상도 하지 않는다고." "...아니, 네가 너무 지루해하는 것 같길..." "게다가 조합으로 따지면 거꾸로가 훨씬 낫단 말이야." "......뭐?" "자학ㄱ에 매저ㅅ가 훨씬 더 의외성이 있지 않겠냐고." "아, 그래. 님이 알아서 하세요. 비전문가는 빠지겠습니다."
"아, 점점 노예가 되는 기분이다." "왜?" "나한테 할당된 학생이 너무 많아서 한 두명만 빼달라고 원장님한테 갔거든." "근데?" "두명 더 받고, 일요일 고2 정규반 첨삭지까지 받아왔어." "수당 계산은 제대로 하고 있는 거냐, 너." "...어, 그러고보니 체크 안해본 것 같은데." "그럼 완전히 빼도박도 못하게 노예네." "그중에서도 하급노예로 전락한듯, 흑흑."
"나, 다른 선생님들도 다 이렇게 하드한 스케쥴인줄 알았어."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그게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분량이냐." "......" "......" "알았으면 좀 말리지?" "하루는 원장님이 날 붙잡고 그러시던데. '마녀(가명)선생 너무 좋아. 어문계 수시 면접 봐달라면 봐주고, 경영대 문제 내라면 내고, 그것도 하다가 영어로 문제 내라면 내고, 심지어 수학도 하라면 해.'" "......뭐야, 나 낚인거야?" "어, 님 좀 낚인듯."
"그, 그래도 너보다는 노예화 진행이 덜 됐어!" "어떤 면에서?" "나, 나는 첨삭지 준다고 다 받아오는 일은 없어. 무, 문제도 낸다고. 정신적 창조력을 사용한단 말야." "상급노예도 노예인건 마찬가지." "ㅠㅠㅠㅠㅠㅠㅠㅠ"
"있지, 애들은 자기들이 우리한테서 논술 잘 쓰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생각하겠지? "실제로 실력이 늘었거나 말았거나 상관없이 그렇게라도 생각해주면 고맙지." "근데 어떤 면에서는 선생들의 첨삭능력을 강화시켜주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건 모를거야." "하긴, 옛날에 10명분 2800자 첨삭하려면 3시간 걸렸는데, 요즘은 4800자를 11명분 받아서 하고 있어도 3시간 안넘긴다?" "......" "보이지 않는 손이 내 대신 첨삭해주는 것 같아. 앞에 3명까지는 첨삭한 기억이 나는데, 다음날 아침이 되서 일어나면 왠지 다 되어있어." "......어이, 그건 너무 빠른 듯한데. 어떻게 첨삭하다 제로의 영역으로 넘어가냐." "아무튼 신기한 일이야..."
"그 왜 교수님들이 그러신다잖아. '이거 뭐 어느 학원에서 배우고 왔는지 다들 똑같은 소리만 하고 있네' 어쩌구." "그러신다지." "무슨 소린지야 알겠지만, 난 그분들께 얘들이 최초로 썼던 답안지를 보여드리고 싶다." "......과연."
"마지막 이틀동안, 전에 안 하던 칭찬들을 퍼줬거든." "그랬어? 왜?" "주눅드는 것보단 자신감을 가지고 시험장에 들어가는게 나을테니까." "오호." "근데 애들은 자기가 진짜 잘 쓰게 된 줄 알겠지? 물론 처음에 비해서는 나아졌지만 내 이상점에 도달하려면 터무니없이 랭크가 낮은데도." "낄낄, 자기들도 몇년 지나서 다시 읽어보면, 당시 선생님들의 하해와 같이 깊은 뜻을 알겠지."
......안 알아줘도 되니까 일단 오늘 치는 시험들 잘봤으면 좋겠고요.
(너무 놀려서 미안, 하지만 너희를 놀리지 않고는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육체적, 정신적 한계에 다다라 있었단다.)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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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것, 희귀한 것, 아름다운 것들이여, 오라!
by 절세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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