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르니스트를 위한 레시피-시간을 달리는 웰빙장터국수

전날 시장의 기쁨을 마음껏 느꼈다면 그 활력의 엑기스를 담고 있는 장터국수를 빼놓을 수 없으리니. 오늘의 컨셉은 시간을 달리는 장터국수~


게으른 영혼들을 위한 매우 웰빙한 장터국수


<사전 준비 단계 >

맛있는 장터국수를 만들기 위해


일단 샤브샤브를 한다.


사실 이게 보이기는 엄청 고급스럽고 대접받는 듣한 기분이 들지만
생야채, 생고기, 생면을 넣고 끓여서 먹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집에서 먹기에 뭐하나 어려울 것이 없는 메뉴 중의 하나다.
국물만 제대로 만들면 된다.



<간편한 샤브샤브 국물 만들기>


1. 청정원 가쓰오장국의 힘을 믿는다.


2. 입맛에 따라 소금과 설탕, 후추 등으로 간을 한다.


3. 내일의 식사를 위해 국물을 조금 남겨둔다.



<이미지 트레이닝>


1. 재료 수색에 앞서 '내 인생의 장터국수'란 어떤 것인지 떠올린다.

2. 장터국수가 꼭 장터와 예식장에서 먹어야 하는건 아니지 않을까하고 생각해본다.

3. 꼭 호박이 들어가야만 장터국수인건 아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4. 꼭 계란 지단이 들어가야만 장터국수인건 아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5. 음식이란게 꼭 레시피대로 만들어져야만 하는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본격 수색 단계>


1. 오늘따라 야채실에 뭔가 많다!!
날카로운 눈으로 item 당근, 양파, 버섯, 배추를 발견한다.

->한번에 네가지라니!!
기쁜 마음으로 야채의 신을 위해 경배의 춤을 춘다.




2. 딤채를 수색한다.
item 김치를 획득한다.
-> 조상의 지혜에 감사한다.



3. 찬장을 수색한다.
item 소면을 발견한다.
->몇달째 방치되어있던
소면의 신이 당신을 위해 춤을 출 것이다.




4. 냉장고를 수색한다.
item 베이컨을 발견한다.
->고기의 신을 위해 경배의 춤을 춘다.
눈물을 흘려도 좋다.







<진짜 요리 시작>


1. 당근을 채썬다.
채칼을 사용해도 좋고, 칼쓰는 수련을 위해 수동으로 썰어보아도 좋다.


2. 고개를 멀찍이 돌린 뒤 양파를 길게 썬다.
눈물은 조금 아껴두어도 좋다.

(브, 브로콜리는 집어넣어도 된다)



3. 새송이버섯을 길게 썬다.
어제 먹던 샤브샤브 재료에서 남긴 걸로 이 단계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



4. 배추잎 하나를 잘게 썬다.

이것으로 당신은 오늘의 장터국수에서
배추를 건져먹던 어제의 샤브샤브를 추억할 수 있게 되었다.






5. 베이컨을 굽는다
(광고는 아닌데 목우촌이 개중 실한 듯하다)



6. 맛있는 베이컨 냄새가 밸 수 있도록 그 위에 당근과 새송이를 볶는다.
혹시 서랍에서 미원을 발견할 수 있다면
남들이 안 볼 때 먼지만큼 넣어본다.




7. 김치도 볶는다. 양념이 탈 수 있으니 마지막에 볶는다.


8. 소면을 삶는다.
물이 팔팔 끓으면 면을 넣고,
다시 끓어오를 때 찬물을 한 컵 넣어주면 탄력이 살아난다.
그리고 다시 끓어오를 때 잽싸게 꺼낸다.





<국물 만들기>



1. 냄비에 투신했던 소고기 육수와 청정원 가쓰오장국의 힘을 믿는다.


2. 그걸 샤브샤브에 넣은 엄마를 믿는다.


3. 엄마를 믿는 나를 믿는다.


4. 조선간장을 째끔 넣으면
느끼함이 사라지고 칼칼한게 아주 맛난 국물이 된다.


5. 식신을 위해 스푼을 들고 경건한 마음으로 춤을 춘 다음,
국시장국과 소금을 약간 넣어 간을 맞춘다.




<담기>

통깨, 후추가루, 참기름, 고추가루를 친다.



맛을 보고 우쭐댄다.





<이 레시피에 숨겨진 엄청난 효능>


그것은...!?!



1. 당신은 이미 매우 사치스러운 한끼를 먹었다.


2. 바닥을 치고 있던 게으른 영혼들의 웰빙지수가 충족된다.


3. 하나의 국물로 두가지 요리를 먹을 수 있다.

(굳이 이러지 않아도 된다)


샤브샤브는 거들뿐,
장터국수의 소울은 변하지 않는다.














by 절세마녀 | 2008/02/20 21:43 | 노천까페: 레시피와 맛집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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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h_Kāśyapa at 2008/02/20 22:14
춤을 못 추는 저는 그저 경배만 할 뿐. OTL
Commented by lumi at 2008/02/20 23:14
오오오 저 사치스러운 장터국수의 자태 /경배 /치성 /춤 /덩실
방금 물과 밥을 한 그릇에서 섭취하는 경이로울 정도로 효율적인 식사를 했음에도 매우 배가 고파오는군요 입안에 고이는 이것은 습기인가 침인가...
Commented by mojong at 2008/02/20 23:17
이 포스팅이 RSS에 사진이 넘 맛있게 나와서 참 난감하답니다 허허허 베이컨은 목우촌이 좀 낫군요(적어둔다) 베이컨 맛있는 거 먹기 참 힘들어요..
Commented by yamimon at 2008/02/21 00:18
아아아아ㅠㅠ 배고픕니다...샤브샤브에서부터 이미 침이꿀꺽. 청정원 가쓰오장국을 믿고 어머님을 믿는 마녀님을 믿습니다ㅠㅠ 진정 염장이셔요ㅠㅠ
Commented by 키르난 at 2008/02/21 07:09
샤브샤브를 해먹을 수 없을 정도로 게으른 중생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ㅂ;
Commented by 안지 at 2008/02/21 09:12
너웃겨!ㅋ
Commented by 니니아 at 2008/02/21 10:44
엄청난 염장이십니다 ㅠ.ㅠ
오늘 대보름이라서 먹기 싫은 야채들을 꾸역꾸역먹고
괴로워하는 중생이 남깁니다.
분명 배는 부른데, 입에는 침이 고이네요. 아... 눈에서도 안개가 무럭무럭 피어올라요. [???]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8/02/21 21:25
카시아파//꼭 춤이 아니라도 흥만 나면 되죠 뭐 ^^

루미님//말씀 너무 재밌으세요 ㄲㄲㄲ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모종님// 오호라, RSS로 낚을 수도 있는거군요 +_+ 그럼 사양하지 않고 낚시를~

야미몬님//염장이시하니 제 목적의 50%는 달성된 듯한 기분이 듭니다. ^_^

키르난님//;ㅁ; 그래도 먹어가며 서핑 하세요 ㅠㅠ

안지//안지도 웃겨 ㅋㅋ!! 오래간만인데 잘 지내고 있어? 서울가면 요번엔 꼭 보자//-//

니니아님// 오? 대보름 나물비빔밥이 맛있지 않나요? 우째 괴로워하시나요 토닥토닥
Commented by 泰虛 at 2008/02/25 19:20
왠지... 베이컨을 보며 하몽(맞나요?)의 추억을 떠올리고 있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8/03/03 11:19
바로 맞추셨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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