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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놈놈놈이 만들어낸 공식적인 기록은 주말동안 155만 돌파, 한국 영화중 3번째로 단기간에 200만 돌파.
- 비공식적으로 의미있는 기록은 개봉 2일 만에 동인동맹 결성, 4일만에 만화엔솔모집. 5일째 소설엔솔 기획. 이 기세라면 7일만에 천지창조라도 하겠네. (...라고 쓰고 생각해보니 이미 신세계의 아담으로 전삐놈 낙점 ㅠㅠㅠ)
- 이는 소재를 던져주면 알아서 가지고 노는, 문화계와 관련해서도 프로슈머 관객층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것을 반증한다. 좋게 말하면 프로슈머고 아직까지는 언더그라운드 바운더리 안에서의 자급자족형 오덕과 빠질인데, 시간이 좀 더 흘러서 이 사람들이 구매력을 갖춘 창조적 오덕과 조직적 빠질을 하기 시작하게 되면 사회가 어떤 분위기가 될지 사뭇 궁금하다. 더불어 벌써 이 상상도 못할 정도의 빠른 반응 속도라니.
-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제목을 두고, 자기 눈에 보다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변용하는 것이 초창기에 유행처럼 퍼졌다. 각자 이유가 들어맞는 부분이 있어 제법 보는 재미가 있다.
잘난놈/미친놈/웃긴놈 머리 좋은놈/나쁜놈/이상한놈 정신줄 잡은 놈/놓은 놈/ 이상한 놈 멋진놈/불쌍한놈/귀여운 놈 비싼놈/더비싼놈/정말 비싼놈 스타일이 좋은 놈/기럭지가 나쁜 놈/코디가 이상한 놈 등등등...
이런 반응들은 의미가 있기도 하고, 동시에 크게 의미가 없기도 하다. 재해석과 정의의 과정을 통해 다른 관객들과 소통하고, 영화에 자기 관점에 있어서의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구조가 심플하니 변용이 쉽고 특징을 잘 잡으면 매우 뿜길 수 있으니까. 영화에서 세 사람의 캐릭터를 잡는데 일련의 기준점이 되었던 것도 그런 식의 '구분'인 듯하다. 초기 설정으로 좋은놈으로 포장되었던 도원의 캐릭터 비하인드에 부하 잃은 독립군이니, 전쟁 고아들을 주워다 키웠다느니 하는 말이 오갔다는 말에서 캐릭터를 그 구분에 '맞춰' 넣으려고 했던 고민(...망상)들이 엿보인다.
그러나 좋은놈/나쁜놈/이상한놈의 제목이 배우와 역할의 특성을 일대일 매칭시키는 재미를 주기는 하지만, 꼭 그런 구조에 메일 필요는 없다. 어느 누구도 진심으로 다른 누군가의 편이 되지 않는데에 묘미가 있는 삼파전 - 힘이 비등하게 분산되어 관계의 주도권을 누가 잡을지 모르는 긴장상황에서 드러나는 각 캐릭터의 약점과 강점은 해석에 힌트를 더해준다. 고정적인 선악대결구도가 이상한 놈에 의해 깨어지고, 표층을 감싸고있던 좋은놈/나쁜놈/이상한놈의 포장지가 캐릭터간 관계에 의해 벗겨지면서 심층적인 면이 폭로되는 것이다. 츤츤대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독립군의 의뢰를 받아주는 좋은 놈 도원은 목표물에 대해서는 무자비한 손속을 지닌 나쁜 놈이고, 동시에 화려한 능력에 어울리지 않게 어눌하고 의지가 모호해서 이상한 놈이다. 나쁜 놈인 창이는 까놓고 보니 미친놈/불쌍한 놈(혹은 년..)이 되고, 이상한 놈 태구는 좋은 놈 인척 굴지만 사실은 사건의 원흉인 나쁜 놈이다. 결국 본질적으로 감독이 지향했던 것은, 세상의 어떤 인간도 처음 눈에 들어왔던 껍데기 그대로 전부가 아니며, 까놓고 들여다보면 이상하지 않은 놈이 없다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니, 잠깐. 사실 마지막건 내가 늘 추구하는 바다. 감독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스스로에 비춰 미루어 추측할 뿐이다.) 하긴, 그들 뿐이겠는가. 내 안에 수많은 내가 있어, '나'는 좋은 놈이기도, 나쁜 놈이기도, 이상한 놈이기도 하다. 그것은 내가 아닌 수많은 '너'들에게도 해당될 것이다.
- 개념적으로야 어떻든 마케팅 차원에서 보면 썩 팔기 좋은 상품이다. 제목의 간명하고 직관적인 구조. 웨스턴 소재 차용과 고전 오마쥬라는 스타팅 이슈거리. 각자의 영역에서 비등한 세 배우의 명성과 개성을 살려, 그대로 대조의 소재로 삼아 이야기거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 덤으로 칸에서의 호평, 국내 영화시장의 난감한 상황을 엮을 수도 있다. 일단 타이밍도 좋았다. 다크나이트는 2주 미뤄지고, 달리 경쟁할만한 건 없고. 이준익 감독님의 [님은 먼곳에]를 노리고 있기는 한데 이분은 스토리텔링에는 강하지만 비주얼에 박진감을 싣는 일은 거의 없으니 서로 완전히 다른 방향을 달린다. 한시적이지만 독주할 수 있는 타이밍을 얻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 어쨌거나 디워에 비교하는 건 말이 안된다. 심형래 감독 개인사의 드라마틱함과 열정의 시간은 존경하지만, 디워가 보여줬던 초보적인 연출/ 평면적인 캐릭터/ 고민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았던 전형적인 스토리/ 누구였는지 기억도 나지않는 배우의 연기/ 명성/ 식상한 슬랩스틱 개그/ 가당찮은 기대심리 마케팅/ 애국심 마케팅 등 대체 영화내적 구성요소 중 어느 부분에서 장점을 찾아야할지 난감한 영화랑 뭘 비교하겠다는지 모르겠다. 영화 외적인 요소에서 수많은 이야기거리를 제공해줬기 때문에 '내고 본 돈이 아깝다'라는 이율배반적인 소리는 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부하보다 부지런한 초딩보스 부라퀴의 몸부림이 아니었다면 진심으로 좀 화를 냈을지도 모른다.
-[놈놈놈]은 웨스턴의 탈을 쓴 액션 어드벤쳐물이다. 아니, 잠깐. 액션 어드벤처라고 하는 것도 좀 그렇고...그냥 김지운류. 쨌든 기본적으로는 여름용 오락물. 그러나 이걸 오락영화로 한정짓지 않는다면 훨씬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즐길 수 있다. 김지운이 가지고 있는 나름의 스타일, 과감한 장르 믹스, 배우의 개성과 아름다움에 대한 예찬적 극대화, 추상개념에 기반한 듯한 심미적 미장센. 스토리가 부실하다고 자꾸 까는데, '엠마'를 단순 메이드물로 취급하면서 '스토리 진부하네요 ㅋㅋ'라고 말하면 여러가지 즐길 수 있는 스펙트럼이 배제되는 것처럼, 김지운류 영화는 대사 외의 시각 정보에 좀더 비중을 두고 보는 쪽이 본인 스스로를 엔터테인하는데 적합하다.
- 물론 그렇다고 해서 스토리에 구멍이 뻥뻥 뚫린 채 영상미만 있으면 오케, 라는 건 절대 아니다. 그러한 인식은 한국 영화계에도 관객에게도 좋지않다. 단지 이러한 스타일의 연출이 유독 맞는 사람이 있고 안 맞는 사람이 있다는 것 정도는 인식할 필요가 있다.
내러티브 면에서 보았을 때, 이 영화는 가지고 있던 모든 설정을 세밀하고 풀어놓고 떠먹여주지는 않는다. 크리스토퍼 놀란 류의 강박적일 정도의 섬세함과 정교함이 있으면 그것 나름대로 좋겠지만, 영화에서 그런 부분들은 좀 나오려다가 말아버린다. 때문에 관객 입장에서 볼 때는 여기저기 큰 구멍이 뚫려있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그러나 그 '보여줌' 그 이면에, 캐릭터에 대한 일관되고 통일된 분석이나 이미지가 감독 머리 속에는 있다는 것은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보여주지않음'의 영역에 펼쳐져왔던 세놈의 인생이 '보여줌'의 영역에서 드러나는 것 만큼(혹은 그 이상) 있을 것 같다는 분위기- 모두가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동시에 그 사람 자신이 되지 않는 한 외부에서 바라보는 타인은 결코 온전히 다 알 수 없다는 인간적 한계 속에서 세놈의 접점을 그리려고 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런 분석(내지는 망상)의 풍부함이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비어져나온 어느 정도 빈틈은 각자의 상상력으로 메꾸면서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그러니까 자꾸 '빈틈있다'는 것만으로 디워랑 비교하지 좀 말아라. 디워는 캐릭터 자체가 다 클리셰에서 따와서는 딥한 분석이고 뭐고 없이 스토리에 질질 끌려다닌데다 사실은 그냥 부라퀴 땡깡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뿐이잖아. 하기사 주인공이 부라퀴고, 인간들이 모조리 듣보잡 엑스트라였으니...그 어떤 언어도 배제한 부라퀴의 가공할만한 예술적 몸부림을 독해하기에는 나의 괴수영화에 대한 감각이 일천하긴하지=_=) 그 보여줌과 보여주지 않음의 밸런스가 약간만 더 맞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또 너무 그렇게 정석대로 구멍 뚫어주면 오히려 빡빡해지는 면도 있을 것 같고. (한마디로, 구성을 또 너무 빡빡하게 잘해 영화 속에서 다 해먹게 되면 지금처럼 열린 텍스트로서의 기능을 하기는 힘들어진다.)
- 어쨌거나 모종의 심미안을 가진 감독이 세심한 관찰을 통해 배우의 외적 장점을 매우 잘 살린 영화로 기록되는 데는 크게 이견이 없을 것 같다. 상품이 완벽하고 완벽하지 않고를 떠나서 이 정도의 이야기거리를 생산해내고, 2차창작거리를 제공한다는 건 뭔가 관객에게 어필하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는거다. 너무 배우만 있는거 아니냐 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글쎄...일단 완성도를 떠나서 세상 어딘가에는 장동건, 이정재를 캐스팅하고도 한장면 뿜기지도 않고 재미도 없었던 [태풍]이란 영화도, 장동건을 사족보행하게 만들었던 천인공노할 짓거리를 하고도 이상한 CG로 80년대 영화를 만들었던 [무극]이란 영화도, 장동건을 캐스팅하고도 머리를 빡빡 밀어버렸던 [해안선]이란 영화, 장동건을 캐스팅하고도 친구에게 개무시당하다가 칼침이나 맞아죽는 찌질이 깡패로 만들었던 [친구]라는 영화도 있었다. 장동건 좋아하지만 CF나 토크쇼말고 영화에서 '아, 진짜 간지다' 이러면서 뿜겨본 적이 없는데,
배우 인생 미모 절정기에
정우월 꽃병헌
...을 만들어주다니,
그것만으로 일단 위대하다 ㅠㅜ 아, 진짜 배우 오덕 김감독, 인정! ㅋㅋㅋㅋㅋ (그런 의미에서 이젠 누가 제발 동건씨 각 좀 나오게 영화 찍어봐 제발 ㅠㅠ)
- 김지운 감독 씨네 21 인터뷰
남의 인터뷰를 보면서 사실은 저 사람이 내가 아닐까 싶은 걸 느낀건 태어나서 처음이다. 내용이나 만들어낸 작품을 떠나서 사고회로나 뇌구조가. 세 배우 너무 다 좋아서 어디에 버닝해야할지 잘 모르겠는 와중에 감독에게 꽂혔어...뭐, 뭥미 이 사람.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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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절세마녀 | 2008/07/26 13:07 | 지하미로:극장개미굴 | 트랙백 | 덧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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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것, 희귀한 것, 아름다운 것들이여, 오라!
by 절세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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