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펌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여튼 혹 있으시면 내려주세요 (사실 이 이글루 원래 방침이 그렇습니다.) *당신은 여의도 닭할머니를 아는가 (1)
얼마 전 여름의 이야기이다.
아마 이 이야기를 들은 여러분들 중 어떤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1970년도, 80년도, 90년도 아닌 2008년에 일어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내게 '그거 정말로 진짜요?'하고 물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맹세코 이 사건은, 대부분 내가 경험담을 포스팅할 때 편집에 있어서 약간의 창작성을 인정하는 차원에서 붙이곤하는 99%의 레테르조차 가소롭다 느껴질 정도의, 100% 生진실과즙 원액으로 만들어졌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130, 아니 300%라고 말해도 분이 풀리지 않을 정도다.
정말이야. 좀 믿어줘.
여름이었다. 정말 뜨거운 여름이었다. 지금은 좀 선선해졌지만 이 이야기를 조금 더 실감나게 감상하기 위해 직사광선이 사막의 태양처럼 아스팔트에 때려박히는 몇 주 전의 여름을 떠올려 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렇게 뜨거운 여름에 평소처럼 에어컨이 나오는 기숙사 방에서 뒹굴거리기나 할 것이지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냐 또 한번 물어봐 주시라.
파리에 있는 동생이 그리스나 가자며 강렬한 유혹을 보내던 그 때, 나는 아마도 내 인생의 마지막이 될 것 같은 소중한 방학을 여행의 ㅇ 자도 못 꺼낸 채 논문 마감과, 인턴과 기타 등등 따위로 날려보내고 있었다. 동시에 졸업하고 나면 나를 꿀럭, 하고 토하듯 뱉어낼 기숙사를 대신해 살 집을 구하러 다녀야만 했다. 왜 그 때까지 집을 못 구했나에 대해 내 스스로 그 때의 나에게 면죄부를 좀 허락해주고 싶다.
어찌나 정신없는 한 달을 보냈는지, 피로가 누적되다 못해 어깨에 꾸덕꾸덕 떡처럼 들러붙어 떨어질 날이 없었다. 7월부터 이어진 인턴 일에, 파리로 교환학생을 떠났던 동생이 돌아올 때가 되었지를 않나, 논문은 마감 직전에 세이프하는 기분으로 교수님의 확인도장을 받고 며칠 밤을 또 새며 수정해서 얼토당토않은 감사의 말과 함께 인쇄를 하게 되지를 않나, 여차저차해서 드디어 인쇄소에 넘기고 '오오, 다 이루었나이다. 다 끝났으니 좀 쉬어야지' 하는 순간, 정말로 바로 그 순간에, 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자가 날라와 '3일 후부터 출근하셈'이라는 바람에 솔직히 도리어 짜게 식어버렸다!! 이유없는 분노가 턱까지 차올라와서 숨이 턱턱 막혔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간신히 데드라인을 맞춰가며, 밤새워 플레이스테이션을 두들기는 유저의 손에 놀아나는 모든 게임들의 초급용사 나부랭이처럼 미션들을 클리어하고 있었다. 심지어 그 와중에, 내 인생 최초로 영화 팬북(다시 말해 동인지) 같은 것에도 손을 대고 있었다. 마지막에 뭔가 이상한 게 끼어든 것 같지만 여튼, 나름 먹고사니즘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단 말이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모든 일들이 대강 정리가 되었을 즈음에는, 가장 오랫동안 주변에서 하라고, 하라고 난리들을 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우선순위목록에서 저 아래쯤으로 밀려나 발치에서 굴러다니던 '집구하기'가 최종보스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그리고 퇴사까지 기한은 꼴랑 2주일이 남았고.
이것만 끝내면 8월이 끝나! 이것만 끝내면 급한 불은 몽땅 다 끝이다! 올 여름 더위는 빠삐코에 맡기면 되고, 빠질은 김감독에게 맡기면 되지만, 갑자기 살뜰한 학생근성이 발동해 '자기의 집은 스스로 찾자' 모드가 되었던 나는 동생과 같이 살 방을 서울대 입구역 근처에서 알아보고 있었다. 그 더운 날 쪼끔이라도 큰 원룸을 찾기 위해 땀을 삐질삐질 흘려가며 부동산 아저씨와 함께 8개 정도 집을 보았으나, 꼴에 그 후진 원룸쪼가리들도 역세권이랍시고 가격이 하늘 높은 줄을 모르고 기어오르는 중이었다. 같은 학교 근처라도, 한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개미지옥인 저렴한 '녹두'거리와, 쇼핑센터와 전철역이 가까운 설대입구역의 방세는 천양지차였던 것이다. 게다가 그곳에 자리를 잡으면 동생이야 좋지만, 내게는 엄청 애매해서 출퇴근하는데 1시간은 족히 걸리는지라 좀 궁시렁거리면서 계속 맘을 못 정하고 어쩌나 하고 있었다.
그 때,
열혈 근성으로 인터넷에서 검색질을 하다보니 여의도의 모 아파트에서 혼자 사는 할머니가 방을 두 개 세 놓는다는 글이 걸려 올라오고야 말았던 것이다. 가격이 참 쓸만했다. 보증금 100에 월세 35, 관리비 없음. 솔직히 매력적이지 않은가. 그리고 이 방이 좀 더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그곳에서 회사까지 걸어서 5분도 안 되는 거리였다는 점에 있다. 대체 방꼴이 어떻길래 여의도 한복판에 이런 가격에 방이 나오나 싶어, 가서 보고 아주 못살겠다 싶지만 않으면 임시 대피소를 그곳에 마련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학교와 도보 15분 거리 밖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 아침에 출근하느라 1시간씩 쓰는게 영 마음에 안 들던터라 가깝고 아니고가 나한테는 꽤 중요한 고려대상이었음을 좀 이해해주시길.
그래서 갔다. 퇴근하고 한 6시 반쯤이었나. 그 때는 해가 길어서 6시면 아직 밝은 빛이 들 때였다.
밝은 빛이 들었어야 하는 때였다!!
전화로 목소리를 들었던 키 작은 할머니가 뿅하고 튀어나와서 나를 복도 끝(복도형 아파트였다) 자기 집으로 안내했다. 집 앞에는 온갖 화분들이 놓여 지멋대로 자라고 있었는데 뭐 거기까지는 괜찮다. 여름이라 더워서 그런지 대문을 활짝, 반대편에 있는 베란다 샤시도 활짝 열어놓고 있었는데, 그것도 괜찮다. 그러나 아무리 문을 열어놓았다고는 해도 6시 반을 넘겼기 때문에 방 안 까지는 빛이 들어오지 않아 집구석이 좀 어둑어둑해 보였다. 대체 왜 이 할머니는 불을 안 켜고 사는걸까, 고민스럽긴 했지만 하긴 뭐, 그럴 수도 있지. 괜찮아.
지금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니까!
문을 열고 바로 맞은 편으로 크게 거실 베란다 샤시가 있었는데, 왜 이렇게 해가 안 드나 했더니만 그 샤시에 나팔꽃이, 미친 나팔꽃이!! 벽면을 반 넘게 뒤덮은 상태로 자라고 있었다고!! 순간 내가 아파트에 들어온 건지 정글에 들어온건지 가늠을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보통 거실이라면 소파가 한 중간에 아늑하게 놓여있고 티비 같은 것들이 안정감 있게 대칭 구조를 이루고 있는게 정상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이 집에 들어오고나니 그게 단지 고정관념이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 소파가 벽에 붙어 치우쳐있는데
TV가, 소파 위에 있어?!
뿐만 아니라 온갖 가재도구들도 소파 위에 어지럽게 쌓여있었다. 그러고 산지 꽤 되었는지 먼지가 자욱했다. 한쪽에는 식물 정글, 다른 한쪽에는 문명의 이기로 이루어진 정글.
그래도 뭐, 한 호흡 쉰 뒤 생각했다. 그 정도야 괜찮아. 솔직히 뭐 식물 키우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면 그럴 수도 있지. 치우는게 귀찮다 보면 그럴 수도 있으니까. 오히려 시원하고 좋네. 나는 할머니가 단지 나와 자신의 오라버니가 출신 학교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그 오라버니의 온갖 인생 역정을 물어본 적도 없는데 주섬 주섬 늘어놓는 것을, 자기 오라버니가 완벽주의자에 머리가 좋아서 S대 법대를 갔는데 수학은 자기보다 못했다든지, 어쨌든 열심히 살아서 모 은행의 부행장을 하다가 행장 자리를 놓고 S대 상대 출신이랑 붙었다가 져서 홧병으로 몇년 전에 돌아가셨다든가, 그 뒤로 아들들끼리 재산 싸움이 심하게 났다든가, 그래서 참 안 됬다든가 하는 이야기를 대충 흘려들으며 거실을 관찰하고 있었다.
대략 다음과 같은 구조였다.
거실 한 중간에 큰 화분이 5개 듬성 듬성 놓여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엎어져 흙이 쏟아져 있었다. 왜 이 할머니는 저걸 안 치우고 그냥 있는 걸까. 손님이랄 것까진 없지만 아무리 그래도 같이 살 사람이 집 보러오는 중대한 순간에는 평소보다 좀 깨끗해야 하는거 아닌가. 아참, 이 집 쌌지. 나는 좀 망연하게 바라보다가 중간에 말을 끊고 할머니께 물었다.
"할머니, 다른건 그렇다치고 혹시 제가 저녁에 가끔 밥 해먹어도 되나요?"
할머니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좀 망설이는 듯한 눈치였다. '음...요리 안하는 조건으로 싸게 내놓은건데...' 좀 고민하는 듯 하더니 내게 말하기를,
"뭐, 정 쓰고 싶다면 써도 되는데 되도록 조개, 갈치, 오징어, 새우, 돼지고기는 좀 피해줬으면 좋겠는데..."
...쓰면 쓰는거고 아니면 아닌거지, 어째서 그 맛있는 조개, 갈치, 오징어, 새우, 돼지고기는 안된다는 겅미. 아, 혹시 해산물 냄새를 못 맡는 걸까. 아니, 그렇다면 다른 생선이 아니라 왜 저것만 꼭 찝어서 말하는 건데? 순간 무의식의 저 밑바닥에서 얼마 전에 읽었던 누군가의 포스팅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성서에서 동성애를 금하라 했으니 하지 말라고 동성애를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댁들이 그렇게 신봉하는 성서에는 새우 먹지 말라는 교리도 있으니 앞으로 너희들은 새우 먹는 것도 금하라는 뭐, 그런 내용. 에이, 설마. 아무리 그래도 우리 나라에 있을리가 없지, 하고 생각하는데 할머니가 말을 이었다.
"응, 그게...
내가 유대교인이라..."
내가 유대교인이라... 내가 유대교인이라...
내가 유대교인이라...!!!!
안 그래도 할머니가 말이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살갑게 청산유수인게 부담스러웠던 나는 머리를 망치로 두들겨 맞는 듯한 충격을 느끼며 침을 꿀꺽 삼켰다. 아니, 난 지금 유대교를 사이비 종교 취급 하고 싶은게 아니다. 정말로. 하지만 저 뽕맞은 방꼬라지와 이 할머니의 요구사항과 유대교인의 희귀함을 조합해보시라, 대체 무슨 생각이 드는지.
"유대교요? 한국에 거의 없지 않아요?" "없지. 아마 나 혼자거나...있다고 해도 딱히 알고 지내는 건 아니니까." "아니, 근데...그게...어쩌다가...." "어, 내가 예루살렘에 7년간 살다보니까 그렇게 됐어."
그렇구나. 그 한 마디에 발랄하게 납득했다.
"거긴 왜 가셨어요?" "교사생활 하다보니까 은퇴하고 할 일도 없고하니 지겨워서 돈 다 싸들고 나갔다가 눌러앉았지."
아, 원래 성격이 그냥 그렇게 리버럴한 사람이구나. 그래서 이 정도로 안 치우고도 평범한 레벨에서 자기가 상당히 먼 곳까지 와 있다는 걸 인식을 못하시는 거구나! 그리고 그걸 인식을 못한 채로 평범한 세인들에게 방을 내 놓는 거구나!! 스스로 인과관계를 만들어내며 나는 좀더 납득했다. 어차피 집 생긴 구조를 보아하니 내가 거실까지 갈 일도 없을 것 같고, 거실에서 할머니가 뭘 하고 살든 나는 나대로 화장실과 내 방만 들락거리면 될 것 같고 해서 그냥 그만하면 살 만 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할머니가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다.
"근데 나 애완 동물 하나 키우는데..." "음? 들어올 때 못 봤는데요? 개나 고양이 같은 건가요?" "아니, 그런게 아니라...
내가 닭을 한 마리 키워."
??
머라굽쇼?????
????????????????
???!!!!!?!?!?ㅇㅁㄴ맆마ㅓ
???ㅁ??!?@ㅇ퍄ㅖ므:ㅒㅑㄹㅇ:ㅁ?
이거 말고
닭
그니까 이거 말고
닭
이런 귀여운거 말고
닭
닭
여의도 한복판
아파트에
!!!!닭!!!!
자, 한번 상상해보자. 국내 자금줄이 흘러다니는 마천루들과 바퀴벌레같은 국회의원들이 출퇴근하는 위풍당당한 국회의사당이 있는 한 가운데에 허름하니 20년은 넘은 듯한 아파트가 있고 그 꼭대기에 전직 수학선생이라는 할머니가 한 분 사신다. 결혼을 안해서 슬하에 자식들은 없고, 그래도 좁은 집에서는 못 살겠다며 차라리 자기가 전세로 큰 집을 빌리고 남은 방을 세 놓아서 그걸로 생활비와 방세를 대강 충당하시는 할머니. 대문과 베란다 문은 활짝. 거실에는 미친 나팔꽃이 정글처럼 신비주의를 내뿜고, 화분 5개가 오망성 대열로 서있는데 그 중 하나가 엎어져 흙이 흩어져 있고, 유대교인이라 조개와 새우와 오징어와 갈치는 먹으면 안되고...그런데 닭을 키워...애완용으로... 그게 상상이 됨? 솔직히 현실성 없어서 비웃기는 설정 아님? 근데 그게 현실이야!! "하...하....하....할머니, 왠 닭이에요?" "그게 병아리 때 주워왔는데 키우다보니까 잘 커서 닭이 되갖고...버리지도 못하고 남 주지도 못하고 어쩌다보니까 그렇게 됐어." 아하. 관대함과 취존중의 화신인 나는 여기서 또 납득해버리고 만 것이다. 할머니가 할 일 없고 외롭고 심심하면 어디서 병아리 주워와서 키우고 그럴 수도 있지. 실제로 내 친구들 중에 그런 에피소드 가진 녀석이 있어서 그럴싸하다며 넘어갔다. "평소에는 닭이 거실에 나오기도 하고 그래서 방이 좀 어지럽지."
아하, 그렇구나! 닭이 뛰놀아서 화분도 엎어지고 흙흘리는 것도 하루 이틀이 아니라 그냥 두고 사는 거구나. 그러다보니 TV가 소파에 올라가기도 하고 그런거구나! 그러쿠나!!
우리 할머니가 외로워서 닭을 키우고 싶으셨던 거구나!!
...하고 납득할까보냐!! 납득은 하지만 용납하는 거랑은 다른 문제지.
"할머니, 근데 그러면 아침에 막 울고 그러지 않아요? 저 그런건 좀 그런데..." "어, 그건 내가 못 울게 할게." 어떻게!!!!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속으로는 상당히 패닉에 빠진 채로 나는 이게 대체 말이 되는 상황인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보통 사람들 같으면 방 꼴 보고 뛰쳐나오고도 남았을텐데, 그리고 그게 정상적인 반응이 맞다는 건 알고 있는데, 여하튼 앞에도 썼듯이 내게는 시간이 2주일도 채 남지 않았고, 지치고 바쁘고 할일은 쌓여있고 해서 대뇌가 정상적인 판단이라는 걸 거부하는 시점이었다. 그래서 정신을 다잡으면서 물었다. "오호호호, 신기하셔라. 할머니 그럼 제가 닭 좀 구경해도 되요?"
장닭인지 암탉인지 정도는 알아야 하잖아!!
"아, 그...그건 내 프라이버시라 좀.."
뭔 놈의 프라이버시!! 난 지금 내 정신세계가 맛이 간게 아닌가 싶을 정돈데!! 이 집에 오니 내가 엄청 평범하게 느껴진다고!!
"아하하, 안방에 있는데 하도 안 치워서 그래. 아하하하하." 하긴 여기서 더 안 치운 상황에 닭까지 있으면 좀 보여주기는 그렇겠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다른 이야기들을 계속 하시는데 , 어느덧 7시가 넘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빛이 안 들어오던 거실에 더더군다가 빛이 사라져 어둑어둑하니 음침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이 할머니 계속 불은 안 켜고...성긴 나팔꽃 그림자가 더 흉물스럽게 느껴지지를 않나, 내 등 뒤로 굳게 잠긴 안방에...젠장, 그 안방에 뭐가 있는지 아직 확인도 못했고... 근데 거기 진짜 닭이 사는게 맞긴 한건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퍼뜩 '절대 이 문은 열지 말라'며 호기심 가득했던 아내들을 살해한 푸른 수염의 얼굴이 둥둥 떠오르고, 고리짝에, 정말 어린 시절에 풍문으로 흘려듣던 20여년 전 인신매매단 이야기들이 줄줄이 떠올랐다. 힘 약해보이는 할머니를 앞세워 지나가는 아가씨들한테 요 봉고차 안에 있는 물건 좀 꺼내달라고 하다가 쓱 밀어넣고 태워가 팔아먹어버린다든가, 짐 좀 들어달라고 해놓고 거동을 불편하게 한 다음에 쏠랑 잡아가 버린다든가 했다던 이야기들. 솔직히 저 방 안에 닭이 있는지 힘센 장정이 있는지 내가 어떻게 믿냐고!!! 숫제 할머니는 7시 20분이 자기 기도 시간이라며 히브리어로(난 잘 모르겠고 자기가 그랬다) 중얼중얼대며 기도를 하는 와중이었다. 그 모습이 마치 주문을 외는 사이비 마법사와도 같아 더욱더 다크한 신비감을 풍겨대는데 이거 까딱 잘못했다간 이사고 뭐고 오늘 당장 잡혀가는 거 아냐?! 그래서!! 난 정말 !! 여차하면 열린 대문으로 튈 생각을 하면서!! 가방끈을 살짝 잡고!!!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방 안에서 닭이 울었다!!!!!!
오 쉣!! 할렐루야!!
진짜 닭을 키우는 거였어!!!!
최소한 인신매매단은 아니겠구나!!!!!!!
이걸로
일단 안심이다!!!!!!
'뭐가 안심이야, 이 ㅄ아.' ...라고 말하고 싶으실 줄로 안다. 하지만 한층 더 끔찍한 상상을 하고 있던 참이라 오히려 방 안에서 들려오는 닭소리에 ㅋㅋㅋㅋ안정감을ㅋㅋㅋㅋㅋ 젠장, 내가 어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 웃기는건 이게 끝이 아니라는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 ---------------------------------------------------- 약속이 있어서 오늘은 일단 여기까지. 여기까지가 서울에서 집구하는 이야기 시리즈의 기승전결 중 '기'에 해당하며, 여의도 편에서는 '전'에 해당합니다.
# by 절세마녀 | 2008/09/21 16:22 | 레테의강: 흐르는 시간 | 트랙백(2) | 덧글(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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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것, 희귀한 것, 아름다운 것들이여, 오라! 마녀 미떼!
by 절세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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