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프리 파이널 쇼트


그렇다.
2008년 그랑프리 파이널 여싱 쇼트가 시작될 때
나는 동생과 함께 감자탕을 먹고 있었다(...)


티켓링크의 두번에 걸친 예매 오픈에 오직 '식빵'만을 연발할 수 있었던 나. 두자리 예매에 자동좌석으로 설정하고 카드결제버튼까지 눌렀는데 '연석이 없습니다ㄲㄲㄲ'이렇게 튕겨내는 티켓링크 이늠들 ㅠㅠ 이후로도 손에 들어올 기회가 있었지만 사다리타기를 날린다든가 기회를 날린다든가하면서 결국 주일 내내 빈손으로 저기압인 상태였다. 그랬던 난 그저 티비가 없었을 뿐이고, 그래서 마침 놀러온 동생과 밥을 먹으러 나갔다가 감자탕 집에 들어갔는데, 또마침 우리가 앉았던 바로 앞 자리에 대형 TV가 있었을 뿐이고, 나는 자연스레 리모컨을 잡고 채널을 스브스에 맞췄을 뿐이고, 볼륨을 올리다가 지나가던 종업원을 붙들고 아저씨 여기 음악 조금만 줄여주면 안되나여 하고 졸랐을 뿐이고...그렇게 보는데


식빵...이건 뭐 내 수능 칠 때만큼 후덜덜 떨리나여..


예전에 팬질하던 거야 이역만리 먼 곳에서 벌어지는 시합을 뒤늦게 영상으로 챙겨보거나, 진짜 오래된 보석들을 찾는거라 느긋하게 즐기면서 이건 뭐가 어떻고 저떻고 할 여유가 있었지만,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서 것도 기대되는 자국 선수가 등장하는 그랑프리 파이널은...내가 대체 그놈의 감자탕집에서 감자를 먹는지 뼈다귀를 먹는지, 면사리를 입으로 먹었는지 코로 먹었는지 모르겠더라.


시끄러운 와중에 반쯤 정줄 놓은 상태로 여싱을 보고 있으니 (다른 선수들이야 좀 편하게 보면 되지만) 마오가 3-3을 제대로 뛰었는지, 플럿츠를 뛰었는지 잘 보이지가 않는거라. 점프 미스를 제외하면 분위기만은 이번 시즌 중 가장 산뜻하게 프로그램을 마쳤기에, 나는 또 약간 후덜덜한 마음이 될 수밖에 없었지. (연아를 못 믿어서가 아니라 혹시나 같이 정줄 놓은 심판이 얼마나 퍼줄지 믿을 수가 없어서) 여튼 연아가 처음으로 국내에서 국제대회에 나간거니까 주변에서도 관심들이 대단하고, 아는 사람만 알아듣겠지만 요즘 피겨갤러리는 한참 프린세스 츄츄 방영할 당시에 츄츄동맹이 규모가 10만 단위로 늘어난 것 같은 맹렬한 탐구와 팬심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것으로 보인다.





며칠 전에 꾼 꿈은 프리였으니까 그렇다치고, 피겨갤 눈팅하다 나왔던 다른 여러 가지 이야기들도 나는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 아니니까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일단 넘어가자. 그건 그렇고 스브스는 왜 카메라 워크가 이지경인지 모르겠다. 솔직히 말해봐. 평소에 관심 없었지?, 그랬던거지? 피겨뿐만 아니라 무용이나 공연 쪽 카메라 잡는거 연습 안 했지? 스텝 시퀀스를 왜 저 먼 공중에서 잡나여, 여싱들 스파이럴하는데 꼭 정면 반대 방향에서 잡아야겠나여, 점프 어디서 뛸지 감이 안오나여, 대체 한 카메라로 몇 분이나 밋밋하게 통짜샷으로 갈건가여, 활주하면 활주하는 처음부터 끝까지 주우욱 따라가는 지루한 샷은 뭔가여, 전신 줌 어디서 어떻게 들어가얄지 정말 모르겠나여, 사전에 선수들 프로그램 예습 안했나여, 그래서 어디가 포인트인지 정녕 모르겠나여, 좀 제대로 못하나여! 그리고 이거 나름 국제피겨경기인데 자꾸 연아팬을 위한 아이스쇼처럼 화면 구성 할건가여, 진짜 이러긴가여? 시청률...당연히 신경써야할 부분이겠지만 그래도 뭔가 이건 국제대회의 격에 맞지 않는다 싶을 정도로 과도하게 밀착 취재 하긴가여?

아...방금 써놓고 알았다. 난 스브스가 평소처럼 '중계'방송을 해주길 기대하고 보고 있었는데 얘들은 은근슬쩍 '독점취재'방송을 해버린거다. 중계방송을 기대하는 눈으로 취재방송을 보고 있으니 답잖게 화면이 호들갑을 떠는 것처럼 보이고, 그 호들갑에서 뭔가 총체적인 미숙함 같은 것을 느낀다. 대체 평소에 여기에 얼마나 관심이 없었으면 이걸 그렇게까지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는거냐=_=, 같은.


내 꿈이 들어맞으려면 내일은 스브스가 개과천선해야할텐데. 일단 쇼트 1위 했으니 순서는 맞고..아, 떨려. 밥먹으면서 볼 때는 연아가 긴장탄게 보여서 좀 무겁게 느껴졌는데 집에 와서 돌려보니 생각했던 것만큼은 아니었다. 남싱들 영상까지 복습 다 했다. 평소에 거의 끊고 있던 아이스 댄싱과 페어도 다 봤다. 보고 보고 또 보는데 오래간만에 보는 거라 좋아서 그런지 차마 esc를 누를수가 없다.




결론) 프리 보러가야 하는데 잠이 안옵니다...졸려 죽을 것 같은데 잠이 안와 ㅠㅠ



by 절세마녀 | 2008/12/13 05:29 | 무대뒤편: 야외 공연장 | 트랙백 | 덧글(11)
트랙백 주소 : http://ladywitch.egloos.com/tb/184748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청룡하안사녀 at 2008/12/13 06:18
프리 보러가야 하는데 잠이 안옵니다...졸려 죽을 것 같은데 잠이 안와 ㅠㅠ 2

벌써 몇년 전....... 후. 막 츄츄 종영하고 동맹이 행사로 들썩들썩하던 시절; 연말에 SBS 호두까기 인형 방송을 봤죠. 조감카메라라고 해야 하나; (정확한 용어는 모릅니다만) 위쪽에서 무대 전체를 잡는, 말하자면 군무 모양을 보여야 하는 위치의 카메라가 계~~~속, 오케스트라석이 함께 잡히는 앵글이었습니다 lllllllllorz 그 뒤로 저는 희망을 버렸죠......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8/12/14 04:28
ㅠㅠㅠㅠ 오늘도 졸려 죽겠는데 잠이 안오네요 ㅠ_ㅠ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우리나라 방송사에서 무용공연이나 피겨 중계 해주겠다고 해도 좀 뜨악한게 보도를 위주로 멀리서 찍는 샷하고 다소 연출이 필요한 샷이 차이가 별로 없는 경우가 많아서지 말입니다 ㅠㅠ
Commented by 키르난 at 2008/12/13 06:35
ㅅㅂㅅ 방송경력이 얼만데 아직도 그걸 제대로 못 잡나요...ㅠ_ㅠ (라고 하지만 다른 방송사는 또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어쨌건 어제 마오랑 연아 경기 보는 내내 가슴이 떨려서 심장 부여잡고, 심장에 나쁜데 계속 봐야하나 말아야 하나 하면서도 내내 보고 있었다지요.
Commented by 水聯天 at 2008/12/13 10:39
아.. 진짜 중계 저따구로 하는지 정말 짜증났습니다.
특히 조아니 선수 점수 기다리는 장면은.. 선수가 앉지도 않았는데 바로 연아로 넘어가더군요.. 이거 완전히 막장 아닌가요??

..아어 정말 막장의 막장을 따라가더군요..- -
카메라워킹같은건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애당초 ㅠ_ㅠ..

..마오경기때는 캐스터 해설 모두 꿀먹은 벙어리고..
Commented by highenough at 2008/12/13 10:59
스브스 원래 무용이나 무대공연 종류 카메라 완전 에러입니다-_-; 국내 어디에 맡겨도 안심할 수 없긴 하지만 그래도 스브스는 더 심하죠. 중계도 참.. (휴우)
Commented by 각혈염통 at 2008/12/13 13:18
EBS에 맡기면 어떨까 생각이... 적어도 공부는 하고 카메라 잡겠죠. =_=)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8/12/14 04:29
EBS도 전설의 레전드를 기대하기엔 먼듯 하고요
Commented by 미리내 at 2008/12/13 21:16
ㅠㅠㅠㅠ방금 프리보고 왔습니다...ㅠㅠ 연아 안타까워서 어째요 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mmented by 다양 at 2008/12/13 23:07
저.. 식빵이란...... 무엇인가요...?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8/12/14 04:32
얼마 전에 유장관 국회에서 욕설 파문 일었을 때 'ㅅㅂ!'의 발음이 마치 '이런 식빵!'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느냐는 반응에서 파생된 순화된...아니 개그화된 표현입니다. 어감이 귀워서 화날 때 요즘 종종 쓰고 있어요 ㅋㅋ
Commented by 고스트라이터 at 2008/12/14 19:04
정확히 말하면 유가 놈이 연아 식빵을 따라했죠.

http://gall.dcinside.com/list.php?id=anigif&no=10450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
rss

skin by 이글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