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생전 (놈놈놈 DVD 발매 기념 패러디 공개)


...물론 저하고 CJ엔터테인먼트나 김감독님하고는 아무 관계도 없지만 DVD 발매 되었다니까 겸사겸사 공개해봅니다. 지난 7월 코믹에 나갔던 회지 [Bolero, Bolero, Bolero]에 실렸던 패러디입니다. 요즘 오는 분도 몇 없으니까 그럴리는 없으리라 믿겠지만 이건 절대 <무단펌 금지>. 왜냐면...혹시라도 만에 하나 관계자가 보면 너무 부끄럽잖아아아악...그러니까 그냥 여기서 보고 기억을 되살려 웃고 즐겨주시면 족합니다. ^^



김생전 (놈놈놈 패러디)




김생전


written by 절세마녀



김생은 충무로에 살았다. 곧장 남산 밑에 닿으면, 세트 안에 오래된 이병헌의 상반신 포스터가 붙어있고, 그 포스터를 향하여 문이 활짝 열렸는데, 두어 칸 세트는 비바람을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김생은 시나리오를 끄적대거나 화보집을 뒤적거리기만 할 뿐, 촬영감독이 다른 영화 스턴트질을 하며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촬영감독이 몹시 배가 고파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평생 메가박스1관에 걸리질 않으니, 시나리오를 써 무엇합니까?”
“나는 아직 이 배우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였소.”

김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스턴트 일이라도 못 하시나요?”
“스턴트 일은 본래 배우지 않은 것을 어떻게 하겠소?”
“그럼 일단 캐스팅이라도 못 하시나요?”
“컨셉에 맞는 주연 배우가 모두 몸값이 금값이거늘 어떻게 하겠소?”

촬영감독은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시나리오를 고르더니 기껏'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스턴트 일도 못 한다, 캐스팅도 못 한다면, 그 잡지에 나오는 배우들 몰카라도 찍어야 할 게 아니오!”

김생은 읽던 시나리오를 탁 덮어 놓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가 당초 배우 공부로 이십 년을 기약했는데, 이제 십 년인걸…….”

하고 휙 문 밖으로 나가 버렸다.




김생은 거리에 서로 알 만한 사람이 없었다. 바로 강남으로 나아가 시중의 사람을 붙들고 물었다.

“누가 서울 영화계에서 제일 부자요?”

J씨를 말해주는 이가 있어서, 김생이 곧 그의 집을 찾아갔다.

“내가 만주에 좀 가 보려 하니, 100억을 뀌어주시기 바라오.”

J씨는 ‘그러시오.' 하고 당장100억을 내주었다. 김생은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가 버렸다. J씨 엔터테인먼트의 마케터와 투자자문이 김생을 보니 이름은 있으나 묘하게 마이너였다. 모두들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저이와 친한가요?”
“아니.”
“하루아침에, 평생 친하지도 않은 사람에게100억을 그냥 던져 주시고 크랭크인 날짜도 묻지 않으시다니, 대체 무슨 영문인가요?”

J씨가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어 그들에게 물었다.

“<조용한 가족>을 보았느냐?”
“아닙니다.”
“<장화, 홍련>을 보았느냐?”
“아닙니다, <달콤한 인생>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왜 그를 의심한단 말이냐?”

곁에 있던 무리 중 하나가 슬픈 목소리로 대꾸했다.

“그의 꿈은 이루어져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고서야 쇼군이 왜 그를 외면했겠습니까? 100억 원이 생겼으니 이번에야말로 좋아라 하며 이병헌 팬 무비를 찍을 게 뻔하지 않습니까?”

J씨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팬질도 사람 나름이지. 곧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될 게다.”



김생은100억을 입수하자, 다시 자기 집에 들르지도 않고 바로 충무로 구인시장으로 향했다. 충무로는 온갖 감독과 스태프들이 마주치는 곳이요, 삼재(三災)에 빠져 허덕이는 영화인들의 집산지이기 때문이었다. 거기서 마침 다음 작품이 없어 놀고 있던 국보급 남자 배우 셋을 낚고, 다음으로는 스턴트의 깡, 음악 감독의 끼, 재능 있는 미술감독과 미술 스태프와 의상 디자이너와 소품 담당들을 대량 확보했다. 그러고도 모자라 덤으로 카메라 대신 카메라맨의 ‘근성’을 주섬주섬 주워담았다. 김생이 능력 있는 배우와 스태프를 몽땅 쓸었기 때문에 온 나라가 영화를 제대로 못 찍게 될 형편에 이르렀다. 김생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15억으로 세 주연 배우들의 출연료를 충당했으니, 우리나라 영화계의 형편을 알 만하구나.”

그는 다시 칼, 총, 말, 지네, 비단이불 따위를 사들이며 덧붙였다.

“몇 해 지나면 나라 안의 사람들이 보통의 블록버스터로는 만족하지 못 할 것이다.”

김생이 이렇게 말하고 얼마 안 가서 과연 평범한 조폭, 개그, 하이틴, 멜로 영화가 흥행에 대거 실패했다.



김생이 한 로케 장소 헌터에게 물었다.

“북쪽 지방에 혹시 조용하고 넓은 평원이 없던가?”
“있지요. 언젠가 풍파를 만나 북쪽으로 줄곧 사흘 동안을 흘러가서 어떤 빈 땅에 닿았었는데, 그게 아마 국경 근처 백두산과 연해주의 중간쯤 될 겁니다. 넓디넓은 평원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고, 사람들이 순박해 땅을 파든, 굿을 하든, 영화를 찍든 개의치 않는 곳이지요.”
“자네가 그곳의 지도를 준다면 함께 부귀를 누릴 걸세.”

김생이 그렇게 말하며 돈 주머니를 건네자 헌터가 지도를 넘겨주며 히죽 웃었다.

“다 잘 된 거요. 댁은 지도 생겼고, 나는 돈 생겼고, 원본은 서점에 그대로 있고.”



김생은 지도를 받고 촬영 감독과 북쪽으로 가 평원에 이르렀다. 드디어 스턴트가 아니라 본업인 촬영을 한다며 신이 난 촬영 감독이 장비를 내려놓고 얕게 오른 언덕 위로 달음질쳐 올라가 큰 소리로 ‘보인다!! 보인다!!’하고 외쳤다. 김생은 그 뒷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참이었다. 촬영 감독이 다시 소리쳤다.

“옥수수 밭이 보인다!!!!”
“…….”

김생이 대경하여 언덕 너머를 살펴보곤 탄식했다.

“평원은 평원인데 옥수수 밭이 그득하니 여기서 무엇을 해보겠는가?”

그리고 급히 발길을 돌려 둔황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높은 곳에 올라가 사방을 둘러보고 만족하여 말했다.

“시야가 트이고 먼지가 자욱하니 이제야 웨스턴 스타일을 도모할 만 하겠구나.”
“텅 빈 땅에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는데, 대체 누구와 더불어 찍는단 말씀이오?”
“덕(德)이 있으면 사람이 절로 모인다네. 덕이 없을까 두렵지, 사람이 없는 것이야 근심할 것이 있겠나?”
“……”
“……”
“……덕(德)은 개뿔, 독(毒)이겠지.”

촬영감독이 중얼거렸다. 후일 충무로에서 낚인 스태프들이 뒤따라와 김생의 독함을 증명해주었다.



이러저러하여 개봉일이 다가왔다. 이 때, 디씨에는 수만의 갤러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알바가 기승을 부리는지 각 제작사에서 떡밥을 던졌으나 좀처럼 대어가 낚이지 않았고, 갤러들도 감히 짤방을 못 만들어 배고프고 심심한 판이었다. 김생이 갤러들을 찾아가 모아놓고 달래었다.

“떡밥 하나에 갤러 백이면 짤방은 몇 개가 되오?”
“떡밥 나름이지만 무한하지 않겠소?”
“모두 애인이 있소?”
“없소.”
“먹고 살 방도는 있소?”
“애인 있고 할 일이 있는 몸이 무엇 때문에 디씨에서 젊음을 불태운단 말이오?”
“정말 그렇다면, 왜 연애를 하면서 일단 취직을 하려 들지 않는가? 그럼 니트족 소리도 안 듣고 살면서, ☆승리의 기만자☆로서 배곯을 걱정 않고 유유자적 갤질을 겸하며 길이 의식의 요족을 누릴 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다만?”
“갤질이 너무 재밌어 그럴 겨를이 없소.”

김생은 웃으며 말했다.

“하긴 갤질을 하며 어찌 인생을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떡밥을 마련했소. 내일 부두에 나와 보오. 붉은 깃발을 단 것이 모두 떡밥을 실은 배이니, 마음대로 가지고 놀아 보구려.”

김생이 갤러들과 언약하고 내려가자 모두 그를 세상 물정 모르는 뉴비라고 비웃었다. 이튿날, 갤러들이 나가 보았더니, 과연 김생이 삼십만 톤의 빠삐코를 싣고 온 것이었다. 모두들 대경(大驚)해서 김생 앞에 줄지어 절했다.

“따, 따르겠습니다.”
“힘껏 만들어들 보아라.”

이에, 갤러들이 다투어 짤과 리믹스를 만들었으나, 한 사람이 백 개 이상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너희들 씽크빅이 떡밥 당 백 개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무슨 룸펜에 한량 노릇을 하려드느냐? 이제 너희들은 양민(良民)이 되려고 해도, 고정닉이 유식대장의 호패에 올랐으니 갈 곳이 없다. 내가 여기서 너희들을 기다릴 것이니, 한 사람당 짤방 하나, 리믹스 하나씩 만들어 거느리고 오너라.”

김생의 말에 갤러들은 모두 좋다고 흩어져 갔다.


(중략)


김생은 몸소 십만 명이 1년을 놀 수 있도록 칸 버전과 인터뷰로 떡밥을 살살 뿌리며 기다렸다. 갤러들이 2차 창작물을 들고 빠짐없이 모두 돌아오자, 모두 배에 싣고 포탈로 입성했다. 이렇게 김생이 오덕들을 한데 쓸어 모으니 나라 안에 덕질이 그칠 일이 없었다. 김생이 웃으며,

“이제 나의 조그만 시험이 끝났구나.”

이어 덕인(德人) 삼천 명을 모아 놓고 말하기를,

“내가 처음에는 너희들을 먼저 후덕(厚德)하게 한 연후에 따로 비툴을 만들고 코스의상을 제정하여 ‘정예 덕인전대’를 양성하려 하였더니라. 그런데 빠삐토닉이 넘치고, 커플링은 산으로 가니 나는 이제 여기를 떠나련다. 다만, 아이들을 낳거들랑 오른손에 마우스를 쥐고 하루라도 먼저 새로이 창작한 사람을 공경토록 하라.”

김생은 다른 배들을 모조리 불사르면서,

“배가 없으면 돌아 나오는 이도 없으렷다.”

150시간 분의 미공개 필름을 조각내어 바다 가운데 던지며,

“바다가 마르면 덕 있는 자들이 주워가겠지. 두 시간 반도 길다고 우리나라에 용납할 곳이 없거늘, 하물며 이런 작은 땅에서랴!”

그리고 기사 좀 쓰는 자들을 골라 모조리 함께 배에 태우면서,

“충무로에 화근을 없애야 되지.”

했다.



김생은 나라 안을 두루 돌아다니며 가난하고 의지 없는 오덕들을 구제했다. 그러고도 떡밥이 디비디 서플을 채울 만큼 남았다.

“이건 J씨에게 갚을 것이다.”

김생이 가서 J씨를 보고

“나를 알아보시겠소?”

하고 묻자, J씨는 놀라 말했다.

“그대의 안색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으니, 혹시 100억을 실패 보지 않았소?”
“재물에 의해서 얼굴에 기름이 도는 것은 당신들 일이오. 100억이 어찌 덕(德)을 살찌게 할까?”

김생이 웃으며 추가로 70억의 청구서를 J씨에게 내놓았다.

“내가 하루아침의 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배우 공부를 중도에 폐하고 말았으나 제작비 몇 푼이 부족하여 촬영을 내 눈에 완벽하게 하지 못하였으니, 당신에게 고작 100억을 빌렸던 것이 부끄럽소.”

J씨는 대경해서 일어나 절하여 사양하고, 원금에 십 분의 일로 이자를 쳐서 받겠노라 했다. 김생이 잔뜩 역정을 내며,

“당신은 나를 그저 그런 상업영화인으로 보는가?”

하고는 소매를 뿌리치고 가 버렸다.



J씨는 가만히 그의 뒤를 따라갔다. 김생이 남산 밑으로 가서 조그만 세트로 들어가는 것이 멀리서 보였다. 한 파파라치가 담벼락에 붙어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을 보고 J씨가 말을 걸었다.

“저 조그만 세트는 누구의 집이오?”

“김생원 댁입지요. 가난한 형편에 배우만 좋아하더니, 하루아침에 집을 나가서 10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으시고, 시방 촬영감독과 사는데 같이 나간 날로 와이어 맨이 됐다지요.”

이튿날, J씨는 <년년년> 시놉시스를 들고 김생을 찾아와 차기작을 의논하려 하였으나, 김생은 거절하였다.

“내가 흥행 감독이 되고 싶었다면 톱스타 세 명으로 덕질을 했겠소? 이제부터는 당신의 도움으로 살아가겠소. 당신은 가끔 나를 와서 보고 쌀밥과 덕밥이 떨어지지 않도록이나 하여 주오. 일생을 그러면 족하지요. 왜 흥행 때문에 취향을 포기하고 귀차니즘을 감내한단 말이오?”

J씨가 김생에게 여러 가지로 권유하였으나, 끝끝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J씨는 그 때부터 김생의 집에 양식이나 옷이 떨어질 때쯤 되면 몸소 찾아가 도와주었다. 김생은 그것을 흔연히 받아들였으나, 혹 많이 가지고 가면 좋지 않은 기색으로,

“나에게 재앙을 갖다 맡기면 어찌하오?”

하였고, 혹 영화 잡지 미공개 B컷 촬영 사본이나 출시 전 화보집을 들고 찾아가면 아주 반기며 밤새도록 배우들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며 취하도록 마셨다.



J씨는 본래 유인촌과 잘 아는 사이였다. 유인촌이 당시 문화부 장관이 되어 J씨에게 여염에 혹 쓸 만한 인재가 없는가를 물었다. J씨가 김생의 이야기를 하였더니, 유장관은 깜짝 놀라면서, “그인 이인(異人)이야. 자네와 같이 가 보세.” 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연이 닿은 유 장관은 김생을 찾아갔다. J씨는 유 장관을 문 밖에 서서 기다리게 하고 혼자 먼저 들어가서, 김생을 보고 유 장관이 몸소 찾아온 연유를 이야기했다. 김생은 못 들은 체,

“가지고 온 신간 화보집이나 어서 이리 내놓으시오.”

했다. 그리고 한 장 한 장을 뚫어져라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김생은 유 장관이 방에 들어와도 자리에서 일어서지조차 않았다. 그가 몸 둘 곳을 몰라 하며 나라에서 어진 인재를 구하는 뜻을 설명하자, 김생은 손을 저으며 막았다.

“밤은 짧은데 말이 길어서 듣기에 지루하다. 너는 지금 무슨 벼슬에 있느냐?”
“장관이오.”
“그렇다면 너는 나라의 신임 받는 신하로군. 내가 독립영화 판의 걸출한 신인 감독들을 천거하겠으니, 국가에서 편당 1억씩 지원할 수 있겠느냐?”

유 장관은 고개를 숙이고 한참 생각하더니,

“어렵습니다. 제 이(第二)의 계책을 듣고자 하옵니다.”
“나는 원래 제 이라는 것은 모른다.”

하고 외면하다가, 유장관의 간청에 못 이겨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이글루스, 디씨, 웃대 등 각처에서 놀고 있는 아이디어 꾼들이 주리지 않고 활동 할 수 있도록 데자와 값을 500원으로 인하하고, 조건 없이 식대와 월급을 제공할 수 있겠느냐”

유 장관은 또 머리를 숙이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또 ‘어렵습니다.' 라 했다.

“이것도 어렵다, 저것도 어렵다 하면 도대체 무슨 일을 하겠느냐? 가장 쉬운 일이 있는데, 네가 능히 할 수 있겠느냐?”
“말씀을 듣고자 하옵니다.”
“무릇, 문화 컨텐츠의 창발을 외치려면 먼저 천하의 재주꾼들과 접촉하여 결탁하지 않고는 안 되고, 그들이 마음껏 놀 판을 벌여주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는 법이다. 지금 MB가 느닷없이 천하의 주인이 되어 네티즌과 친근해지지 못하는 판에, 로그인도 못하는 실력이라 UCC의 힘조차 무시하는 터이다. 유튜브와 구글에 대적할 수 있도록, 창작과 패러디의 자유도를 제도적으로 보장하여 그들의 숨통을 틔워주고 능력자를 찾아 잘 보필하라. 잘 되면 임기 내에 한류우드의 르네상스를 볼 것이고, 못 되어도 시류를 못 따라 비웃음 사는 일만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유장관이 힘없이 말했다.

“사대부인 국회의원들이 국론 통합이라는 대의를 위해 한마음으로 포탈 장악에 힘쓰는데 누가 그런 제도를 통과시키겠습니까.”

김생은 크게 꾸짖어 말했다.

“소위 사대부란 것들이 무엇이란 말이냐? 민심과 시류변화를 읽지도 못하면서 자칭 국회의원에 여권이라 뽐내다니 이런 어리석은 데가 있느냐? 실용, 실용하며 그것이 무슨 복음인 듯 말하지만 따지고 보면 좌판 상인의 논리보다 나을게 없으며, 대로에 컨테이너로 산성을 쌓는 것은 무식한 습성에 지나지 못한데 대체 무엇을 가지고 문화를 논한단 말인가? 메디치는 고리대금업에서 시작했으나 오명을 씻기 위해 예술가들을 지원하는데 돈을 아끼지 않았고, BBC는 TV시리즈 부흥을 위해 자신들의 덕심(德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이제 문화 산업의 진흥을 위해 투자하겠다 하면서 그깟 지원금을 아끼고, 또 장차 전 세계 컨텐츠로의 접근 장벽이 사라질 마당에 정권 유지를 꾀하며 딴에는 국론통합으로 포장해 대의라 한단 말이냐? 내가 세 가지를 들어 말하였는데, 너는 한 가지도 행하지 못한다면서 그래도 신임 받는 신하라 하겠는가? 신임 받는 신하라는 게 참으로 이렇단 말이냐? 너 같은 자는 칼로 손가락을 잘라야 할 것이다!!”


하고 좌우를 돌아보며 식칼을 찾아 손가락을 자르려 했다. 유장관은 놀라서 일어나 급히 뒷문으로 뛰쳐나가 도망쳐서 돌아갔다.



이튿날, 다시 찾아가 보았더니, 집이 텅 비어 있고 김생은 지방으로 무대 인사를 떠나 자취를 찾을 수 없었다.






무슨 삘을 받아서 썼는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해먹었던 패러디 중에 제일 마음에 듭니다. 물론 망상이고 패러디일 뿐이에요. 핫핫핫. 다른 건 더 공개할 생각이 없지만 이건 왠지 다 같이 보고 웃었으면 하던 차에 올립니다. 시일도 꽤 지났고하니 [볼레로 볼레로 볼레로] 구매해주셨던 분들께서는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거 말고 다른 분들 글 좋은거 마...많으니까 봐주세영 >-<-0 라뷰~


닫기


by 절세마녀 | 2009/03/15 03:27 | 서쪽 탑: 상상의 서고 | 트랙백 | 덧글(21)
트랙백 주소 : http://ladywitch.egloos.com/tb/188240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밀키제 at 2009/03/15 07:01
아아 최고에요 !! 절세마녀님 ㅠ_ㅠ 너무 오랜만에 뵈옵는데 이리 훌륭한 패러디를 들고 오시다니 소생은 감격해서 이만 자러 가옵니다;;;;

'-' 오늘은 꿈에서 빠삐토닉이나 춰볼까요. ㅋㅋㅋ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03/15 20:19
이왕이면 명동 한복판에서 춰주시는겁니다 ^^
Commented by 청룡하안사녀 at 2009/03/15 07:46
^_^ +_+

................김감도옥!!!!!!! 유장관 젭라.............ㅠㅠ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03/15 20:1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래간만이에요 청룡님^^
Commented by 각혈염통 at 2009/03/15 08:53
으하하하하~~~!!!
오랜(?) 공백을 깨고 이런 명작을!!! 잘 읽었습니다. 사지 못한 게 안타깝군요. 그런데 이거, 관계자한데 보여줘야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03/15 20:20
하하하하, 다음에 꼭 사주시는겁니다. ㅋㅋㅋㅋ 진짜 오래간만이네요
Commented by 烏有 at 2009/03/15 08:56
뇌내 더빙이 되어버렸습니다..........이런!!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03/15 20:21
그거 Mp3로 떠서 저도 꼭 같이 들려주세요 ㅋㅋ
Commented by 키르난 at 2009/03/15 10:31
10만덕양병설...;ㅁ; 왠지 이선생이 오버랩됩니다. 흑흑;;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03/15 20:21
음.. 그것도 괜찮네요. '정예-'어쩌구는 와우의 잔재니까요
Commented by kiekie at 2009/03/15 10:34
아름다워요. 대작입니다.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03/15 20:21
심혈을 기울였습죠^^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9/03/15 11:56
쓰리놈으로 시작해서 정치풍자로 끝나다니 이 호방한 스케일!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03/15 20:22
허생전이 워낙 호방한 스케일이니까요^^ 낄낄
Commented by 각혈염통 at 2009/03/16 07:22
어? 그러고보니 10만덕양병설보다는 10만양덕설이 더 맞는 말 같...지만 그런 건 그다지 중요한게 아니고, 허생전이 실화를 한다리 건너 전해들은 걸 기록한 이야기라는 말도 있습니다. 책에서 한 번, 그렇다더라 하는 걸 본게 전부지만. 무슨 책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게 아쉽네요.
Commented by ENCZEL at 2009/03/16 16:50
아아 정말 오래간만이에요 ㅠㅠ
Commented by 동굴아저씨 at 2009/03/18 09:37
덜덜덜...
Commented by 사쿠라캐럿 at 2009/03/24 09:10
대작이군요... 빨려들어가다가 정신차리고ㅋㅋ 집에서 윳꾸리 다시 읽어야겠어요>_<
Commented by Lokiel at 2009/03/24 14:43
이거 완존 마이 페이버륏~ +_+ 너무조아 ㅋㅋ
이런 좋은 건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것이 정의롭지 암 (뚜덕뚜덕)
Commented by 으휴 at 2009/08/24 12:50
아 필력이 장난이 아니시네요.. 읽으면서 너무 재밌었어요 . 마지막을 강타하는 촌철살인까지. 담아가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겠습니다.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08/24 21:58
아니, 저 담아가지 마시라니까요;; 위에 써놨는데요 ^^;;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
rss

skin by 이글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