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레전드 오브 레전드로 올라서다


그래, 대회가 전체적으로 점수가 좀 후하다는 느낌은 들었다. 프로토콜 아직 안 봤지만 작년같으면 190 근처에 못 올 것 같은 선수들도 기본으로 시즌베스트를 깔고 190 좀 받더라. 그래서 생각했지. 그래, 다 좋아. 좋으니까 우리 공평하게 연아도 점수 후하게 주는거다. 아니, 후하게까지는 바라지도 않으니까 연아만 가재눈으로 봐서 깎기 없음!

마지막 조 경기 중계를 마음 졸이면서 보고 있는데, 마오는 새로 바꾼 의상이 너무 좋았고, 그래, 의상이 참 좋았지! 의상이 참 내 취향이었어!! 전의 까만줄 벨벳 의상보다는 훨씬 몸매의 단점은 감추고 장점은 잘 살려주더라고. 그래서 저런걸 우리 연아 입혀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봤다. 장기인 경쾌한 스텝은 좋았다. 안도는 간만에 클린한 연기로 돌아오면서 마음을 흐뭇하게 했고, 로셰트는 ...어...미안...잘 기억이 안난다. 이렇게 말하면 그렇지만 배 아나의 해설이 인상깊었다. '어떻게 보면 어제에 비해 좀 외로운 경기였네요.' 음악도 조용조용하고, 안무도 조용조용하고, 아무튼.

그러고나서 긴장해서 보는데, 왜, 어제 컨디션이 그렇게 좋은 경기를 보았으니까 오늘도 잘 할거라고 믿기는 믿는데 그래도 혹시나, 응, 혹시나 하는게 있잖아. 근데 시작할 때 잡는 표정하며 그 부드러운 연기, 와, 그 처음에 팔 뻗는 동작 하나가 관록있는 발레리나처럼 우아하고 사랑스럽고. 쇼트에서의 완벽한 컨디션이 프리까지도 온거 있지. ㅎㅇㅎㅇㅎㅇ, 세헤라자데가 내내 죽음의 무도보다 좀 약해서 좀 아오안이었는데 오늘은 정말 좋았어. 너무 사랑스러웠다. 음악을 제대로 타는 스케이터가 오늘따라 거의 없었던 가운데, 진짜 독보적으로 빛이 나는 연기였어. 아니, 긴장 풀고 연기하는 선수가 연아밖에 없었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연아가 이상한거다. 피겨 영상 왠만큼 봤지만 실력 되고, 연기 되고, 덤으로 끼에, 얼굴에, 몸매에, 대인배적 마인드, 드라마틱한 스토리까지 갖춘 애가 피겨계의 사막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한국에서 나온건 이건 뭔가 잘못된거다. 잘된 잘못이지만. ㅋㅋㅋㅋㅋ

확신하건데 심판진이 그녀의 플립에 어텐션을 준건, 그렇게하지 않으면 다른 선수들이 너무 기죽을까봐서다. 뛰다만 트살? 사실 연아는 트리플 살코를 뛴게 아니라 그저 새로운 스타일의 연기를 한 것 뿐이다. 연아가 마지막 플라잉 콤비네이션 스핀을 그냥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처리한건 그렇게라도 하지 여지를 남겨두지 않으면 자신이 인간이라는 걸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너무 퍼펙하면 올림픽에서 뭔가를 또 보여주기가 너무 힘들지 않겠나 말이다. 얘, 200점 턱걸이도 아니고 207점이 뭐니 ㅋㅋㅋㅋㅋㅋ 안되겠다, 연아야. 너 여싱 판에 계속 있다가는 신인이고 라이벌이고, 그들도 나름 세계 정상급 선수들인데 본의 아니게 다 평민으로 만들어버리겠다. 제냐가 현역이었으면 제냐랑 손잡고 남싱, 여싱, 댄싱, 페어 다 평정하는건데 그러기는 째끔 늦게 태어났으니까 아쉽지만...그냥 남싱가야겠다. (그럼 이제 남싱도 중계 해주겠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 신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국가 나올 때 또 괜히 울컥해서 눈물이 핑 도는 것이..하늘도 울고, 연아도 울고, 나도 울고, 엄마도 울고, 문자 왔는데 여우비님도 우셨단다. 이런 눈물이면 가히 마음껏 흘려도 좋다.


by 절세마녀 | 2009/03/29 13:07 | 무대뒤편: 야외 공연장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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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3/29 13:2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04/08 23:36
조애니 경기가 이상할 정도로 심심했죠. 하지만 뭐 어떤 의미에서는 여싱들 중에서는 제냐처럼 한순간에 압도적인 위치에서 좌중을 휘어잡는 타입은 흔하지 않으니까요. 다들 왠지 관객에는 무관심한양 연기하죠^^
Commented at 2009/03/29 13:4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03/29 21:48
내 평생 소원 중 하나가 남싱 경기를 풀 HD급 화질로 50인치 티비에서 보는 거잖아요. ㅋㅋㅋㅋㅋ
Commented by 飛流 at 2009/03/29 14:27
모두 같이 울어요 ㅠㅠ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03/29 21:48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연아도 울고 나도 울고 다 같이 울고 ㅋㅋㅋ
Commented by 키르난 at 2009/03/29 14:55
예전에도 그런 이야기가 나왔지만 정말 연아는 안드로메다에서 보내준 여왕님인거예요.;ㅁ;
Commented by 세류 at 2009/03/29 16:37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하는 모양입니다...;ㅁ;...
대견하고 고맙고 자랑스러워요...ㅠ.ㅠ...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03/29 22:56
부동의 국민 여신이니까요 ㄲㄲㄲ
Commented by 로드폴드 at 2009/03/29 19:34
점수 나올때 소름이 돋았습니다;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03/29 22:56
네, 예상은 했지만 진짜 주더라고요 ㅋㅋㅋㅋㅋ
Commented by 이민수 at 2009/03/29 22:34
만세~ 만세~ 만세~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03/29 22:56
이예이~ 만세 만세 만만세~
Commented by 동굴아저씨 at 2009/03/30 00:50
흐뭇하게 자랐군요.(응?)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04/08 23:37
ㅎㅎㅎ, 해준 건 없지만 매우 흐뭇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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