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해적 선장 이르반의 수난 2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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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해적 선장 이르반의 수난 2부 :1-2



벨라루스가 멈칫하더니 이내 얼굴을 이 쪽으로 돌렸다. 눈과 입가에는 이례적으로 활짝 핀 웃음이 떠나지 않고 있었다. 무심코 시선을 따라가던 이르반은 문득 그녀의 표정을 보고 고개를 돌리고 싶은 충동마저 느꼈는데, 그것은 그녀가 이르반을 앞에 두고 농을 던질 때나 알프레도에게 일부러 무리한 일을 주문할 때와는 전혀 다른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그녀는 전혀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그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한 가지만 묻지요. 세비지 해군 사령관님."
"좋소."
"단 하나의 수하도 없이 저 녀석을 따라온 이유가 뭡니까?"


그녀와 사령관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르반도 마찬가지였다. 세비지가 말 한마디 잘못했다간 날이 바짝 선 벨라루스가 무슨 짓을 어떻게 할 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해적으로서 해군 사령관의 안위가 걱정된다는 것은 좀 이상한 일이긴 하지만, 급하면 상대가 해적이라도 가차없이 털어먹는 벨라루스에게는 해적보다 더 해적다운 면모가 있으니 어쨌든 그랬다. 상식적이고 매너있는 해적의 명예를 걸고 자기가 데려왔으니 책임은 져야겠는데, 여전히 나사가 하나 빠진 것처럼 보이는 세비지는 벨라루스의 진면목에 대해 아직도 눈치 챈 바가 없는 것 같지, 자유분방한 템퍼런스호의 선원들이 고지식한 군사령관을 어떻게 해코지 할지도 감도 안 오지...여하튼 그런 생각을 떠올릴 때였다.


"여러가지 문제 때문에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있었는데 때마침 그의 언어가 심금을 울렸소. 쏟아지는 포화 속에서 건넨 제안은 정말 강렬하기 그지없었지. 지루하고 건조한 일상 속에 터지는 한줄기 폭죽 같았다면 그대는 믿겠소?"
“......”
"한 마디로 말하자면 그의 팬이오."
"......"
"알겠소, 솔직히 고백하지. 사실 열성팬이오."



이, 이놈의 정신 상태는 상상 이상으로 맛이 갔어! - 베스트셀러 시인의 상상력조차 초월하는 솔직함이었다. 마음을 담은 고백에도 불구하고 벨라루스 이하, 몰려든 선원들이 의혹의 눈길을 보내자, 그는 잠시 망설이더니 고민 끝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믿기지 않는다면 한 수 읊을 수도 있..."
"닥쳐! 닥쳐! 내 앞에서 그 얘기 다시 꺼냈다간 당장 물에 빠뜨려 버린다!!"


이르반의 일갈에 일말의 동요도 없이, 세비지는 바람에 흐트러진 금발을 귀 뒤로 넘기며 대꾸했다.


"생각보다 부끄러워하는군. 어차피 세상의 모든 해군들이 읽었으니 이제 와 그럴 것 없지 않나?"
"아, 글쎄!! 하지 말라면 하지 마!!"






이르반!
힘내! 울지마!!

(ㅌㅌ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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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절세마녀 | 2009/06/09 00:01 | 서쪽 탑: 상상의 서고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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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크림 at 2009/06/09 00:16
이르반 대신 제가 울지요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ㅋㅋㅋㅋㅋ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06/24 01:4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키르난 at 2009/06/09 07:46
하, 한 수 읊어주시와요! +ㅁ+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06/24 01:44
저도 세비지가 읊는게 듣고 싶네요 ㅋㅋㅋ
Commented by 각혈염통 at 2009/06/09 11:01
아, 역시, 사심없는 자만큼 무서운 작자도 없지요...
이르반, 홧병 조심하길. ㅠㅠ)b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06/24 01:45
이르반이 젊은 나이에 요절하면 분명 사인은 홧병일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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