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신촌에서 즐기는 티타임의 여유, 티 캐디(Tea Caddy)

신난다. 신촌의 명물거리에 사람이 하도 많아 한골목 뒤로 돌아 걸어가다가 마음에 드는 까페를 발견했다. '오후의 홍차'만큼 메뉴가 다양한 '까페 클로리스' 옆에 이탈리안 음식을 하는 '쿠치나 클로리스'가 있었는데,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쪽을 접고 '티 캐디'라는 새로운 홍차집이 열렸다. 어차피 같은 소속이긴 한데, 까페 클로리스가 약간 대중적으로 커피와 각종 블렌딩된 디저트음료들을 내놓고 있다면 티 캐디는 그저 홍차, 홍차를 우려내 마시는 시간의 여유와 우아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다르다. 마니악하기로 따니면 티 캐디쪽이 한층 마니악하지 ㅋㅋㅋ 홍차 덕들의 아지트가 될 것 같은 예감...은 집어치우고 내 아지트로 찜했다.ㅋㅋ



클릭~


한동안 공사중이라 뭘 만들려고 그러나 하고 지나만 다니다가, 엊그제 까페 클로리스를 가려고 지나던 차에 보니 가게가 열려있어서 들어가보았다. 신촌에서 저녁을 먹었더니 오후의 홍차까지 걸어가기는 좀 멀고해서 그냥 클로리스에 가려다가 호기심에 들어가 봤는데

우웃..?

분위기가 깔끔하면서도 디스플레이가 왠지 파리 노천까페 같은 아우라를 풍겨댔다. 사실 파리 까페들은 좀더 무심하고 어둑어둑한 느낌이지만, 아무튼 이 근방에 이런데 별로 없는데? 하면서 신나서 들어갔다.

메뉴판이 따로 없고 이 중에서 향기를 맡아보고 마음에 드는 차를 고르면 된단다.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자세히 보면 소품들도 일일이 신경쓴 티가 나고, 찻잔도 테이블마다 다 다른 종류로 세팅되어있다. 네명이 중국집에 가면 전부다 다른 걸 시켜서 나눠먹는 환경에서 자라서, 선택권을 돌려주는 이런 시스템 마음에 든다. 오픈한지 며칠 안되어서 사람이 아직 많지 않아 여유있게 고를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좋다.ㅋㅋㅋ

위타드, 루피시아, 아마드, 트와이닝, 웨지우드, 포숑, 마리아쥬 프레르, 할센 앤 리온, 포트넘&메이슨, 헤로게이트, 티센터 오브 스톡홀름, 이스트 인디아 컴퍼니 등등 세상의 온갖 홍차들이 모여있다. 이를테면 같은 얼그레이라도 그 향기를 한자리에서 브랜드별로 비교해볼 수 있는 거지.

그나저나...이분. 아저씨라기엔 좀 젊고, 오빠라고 하기엔 좀 나이가 있으신 듯한, 그러나 갸르송이나 웨이터는 분명 아니고 그렇다고 마스터라고 부르기에도 좀 미묘한 이분. 사실 처음 들어갔을 때 설명을 너무 열심히 해주셔서 그냥 눌러 앉았던 감도 없지않아 있다. 하지만 오늘 가서 다시 봤는데도 여전히 호칭을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가 없더라. 뭐지, 차 소믈리에 같은건가, 아니면 찻집에서 유니폼이 아닌 정장입은 남자를 보는게 쉬운 일이 아니라 뭔가 색다른 풍경이라고 느껴진건가.


엊그제는 트와이닝의 레이디그레이를, 오늘은 허니 앤.......악, 기억이 안난다. 원래 과일향이 블렌딩된 차나, 디폴트한 아삼, 다즐링은 잘 안 마시고 얼그레이를 주로 마시는데, 몇년전부터는 거기에 오렌지 향이 살짝 들어간 레이디그레이를 고른다. 헌데 오늘은 왠지 좀 색다르게 마셔보고 싶어서 블렌딩된걸 골랐더니 기억이 날아갔지... 아무튼 레이디그레이는 얼그레이보다 좀더 부드럽고 산뜻해서 냉침해도 좋고, 따뜻한 물에 우려서 마셔도 좋다.

주문을 하면 따뜻한 물로 잔을 예열해주고, 그 다음에는 차를 3분 정도 우린 뒤 따라마시면 된다. 옆에 작은 티팟에는 차를 우려내다가 탄닌이 강해지면 조금씩 첨가해서 조절하라고 뜨거운 물이 담겨 있다. 홍차의 쓴맛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인퓨저에 담아달라고 했더니, 페이퍼티백에 넣어 우려주셨다. 사이드는 차를 시키면 같이 나오는 것으로, 그제는 스콘에 클로티드 크림과 딸기잼, 그리고 머랭이었는데, 오늘은 차와 함께 마들렌과 머랭이 나왔다. 오늘 마들렌도 끝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하고 상큼한게 좋았지만 말야, 그제 먹은 스콘이랑 클로티드 크림도 일품이었어.. 다음주부터는 애프터눈 티세트도 한다는데 좀 심하게 기대된다. ㄲㄲㄲ 이제 차마시러 멀리까지 안 가도 되겠다 ㄲㄲㄲ







by 절세마녀 | 2009/10/11 20:15 | 노천까페: 레시피와 맛집 | 트랙백(1) | 덧글(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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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Cafe Esendia.. at 2009/10/18 08:51

제목 : 카페 클로리스 3호점, 티캐디의 애프터눈 티세트
미리 말씀드리자면 일요일 아침에 올라가는 이 글은 홍차와 간식과 애프터눈 티세트와 온갖 염장이 될만한 사진들이 한데 뒤섞여 있습니다. 그러니 사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ㅁ-; 그러니까 모든 일의 시작은 이글루스 절세마녀님의 글을 읽으면서였습니다. 신촌에 클로리스라는 카페가 있는 것은 알았지만 최근에는 홍찻집에 간 일이 없습니다. 가장 마지막으로 간 것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군요. 그리하여 뭔가 있어보이는 찻집 사진과 캔 여럿을 ......more

Commented at 2009/10/11 20:3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10/12 23:34
그리고 여기 비공개 리플 다신 모든 분을이 밸리에서 제발 내려달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렸음다 ㅋㅋㅋㅋㅋㅋ 우리 조용히 가요 ㅋㅋ
Commented at 2009/10/11 21:1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10/12 23:35
오키! 시험 끝나고 콜!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9/10/11 21:25
글은 그냥 두시고 밸리에서는 내리심이 (...)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10/12 23:35
낄낄, 500인을 낚아 약소하게 만선하고 내렸습니다 ㅋㅋ
Commented by 세류 at 2009/10/11 22:24
어딘지 알겠네요...가봐야겠습니다 *.*
기억 안 나시는 그것은 아마 허니 앤 손즈가 아닐까요? 그것도 괜찮죠!
그리고, 밸리에서는 내리심이(2)...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10/12 23:35
음..허니 앤 까지는 맞는데 내일이나 모레 가서 확인해보지요^^
Commented at 2009/10/11 22:5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10/12 23:36
정말 비공개로 리플 다신 모두가 한마음이라니..
이 절세 감동했습니다(..)ㅋㅋㅋ
Commented by AilinLusse at 2009/10/11 23:05
글은 그냥 두시고 밸리에서는 내리심이 (3)

...정작 저는 밸리에서 보고 왔지만요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ㅅ<;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10/12 23:37
호호호호호, 네 방문감사드리고요. 아무튼 시간 되시면 언제 한번 들러보세요^^
분위기가 참 좋더라고요
Commented by 명랑이 at 2009/10/11 23:12
저는 저런 곳을 아지트로 삼고 싶어한지 꽤 되었는데... 현실은 역시나 시궁창이더군요... (지금 학교 근처에는 저런게 없습니...ㅠㅠ)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10/12 23:38
저는 말이죠...저런 곳을 늘상 아지트로 삼고 싶어하여 일부러 만들러 다니기도 했었는데 말입니다. 저렇게 딱 제 아지트스러운 곳을 만나니 아지트에 머물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원 ㅠㅠㅠㅠ
Commented by 동굴아저씨 at 2009/10/11 23:55
지방 사람인 저로선 저런 곳은 그저 꿈일 뿐이지만요.
뭐,서울에 있었다고 해도 가본 적은 없지만...
홍대가 워낙 가기가 번거롭다보니;;
여하튼 식도락의 메카(?) 홍대.
겨울엔 가보고 말겠어!!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10/12 23:38
...움...신촌인데요..ㅎㅎㅎ
Commented by 동굴아저씨 at 2009/10/12 23:43
아시다시피...
전 여수라서...(먼산)
Commented by 키르난 at 2009/10/12 07:54
진짜 본격 다방(!)이로군요. 차 좋아하시는 분들과 함께 가봐야겠습니다. 마들렌이 사진에 찍힌 것을 보니 디저트도 여럿 있을 것 같은데 애프터눈 티셋도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 그리고 간판에 티마스터클래스라고 되어 있으니 저분은 그냥 티마스터라 부르면 될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10/12 23:39
다음주에 한다고 얼핏 들었습니다 ㅎㅎㅎ.
뭐 그나저나 3인칭으로 티마스터라고 부를수는 있지만 직접 호칭할 때가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
Commented by 키르난 at 2009/10/13 07:53
그럴 때는 모 찻집에서처럼 그냥 마스터라고 부르시면..;;;
근데 마스터라는 단어는 워낙 여러 의미가 담겨 있으니 미묘하기도 합니다.;
Commented by louie at 2009/10/12 08:34
앗..저런곳이 생겼군요 홍차!! 좋아하는데...
제가 좋아하는 홍차는 사도라고 오인받기 딱 좋아서(...브랜디 넣어마시기../겨울용?)
홍대쪽 트리니티에서 자주 마시긴 했지만, 멀어진데다 갈일도 없었지만
신촌갈일 생기면 들러봐야겠네요.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10/12 23:40
...브, 브랜디!
근데 저쪽은 홍차를 정말 문자 그대로 '홍차'로 내줍니다. 아이스나 브랜디 계통은 옆집 까페 클로리스에 가야 하는 걸로 알아요^^
Commented by muru at 2009/10/12 18:30
클로리스는 가끔(신촌 나갈일 자체가 드물어서) 들리는 정도였는데 근처에 새로운 곳이 또 생겼군용. 차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차를 마시면서 느긋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좋아요:D
저도 나중에 들려서 우아하게 티타임 즐기다 와야겠어요←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10/12 23:40
호호호, 정말 우아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죠^^
Commented by 쥬빌란 at 2009/10/12 22:59
안 그대로 다음주에 서울갈 일이 있는데 절대로 가보고 싶습니다+_+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10/12 23:41
그 근처에 맛집들도 많으니 꼭 한번 들러보세요^^
Commented by 러움 at 2009/10/13 13:03
별 생각없이 지나쳤건만.. 아 차에 문외한인 제겐 너무나도 어렵게 느껴지네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꼭 가보고 싶어지는군요! ^^ 비염이라 콧구멍이 장신구인() 저와 달리; 제 남자친구는 홍차 향이라던지 맛에 무척 관심이 많은 편이라서 같이 가면 좋아할거 같아요. ^^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10/18 22:46
오, 그럼 꼭 한번 같이 가보세요^^ 사람 더 많아지기 전에^^
Commented by Eli at 2009/10/13 19:58
마녀님의 우아하고 고상한 취향에 언제나 하냥거리며 눈팅하다가 이 글에만큼은 도저히 덧글을 안 달 수가 없어서 물밖으로 나왔습니다.

신촌을 마지막으로 갔을 때 기진맥진해서 다신 안가리라 결심을 했건만 이 찻집은 좀 많이 모에합니다 ㅠ_ㅠ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10/18 22:45
네, 정말 모에하죠...전 오늘도 또 갔다 왔어요 ^^ 애프터눈 티세트 먹어보러 ㅠㅠㅠㅠ
Commented by 각혈염통 at 2009/10/24 22:06
뭐... 그냥 마음을 담아 두목님이라고 부르시면 어떠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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