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남쪽나라에 가고싶다(..)

주말 내내 비가 내리더니 하루아침에 기온이 싸늘해졌다. 가을은 언제 왔었는지도 모르게 여름에서 겨울로 넘어왔다. 부랴부랴 겨울옷을 꺼내보지만 역시나 별 게 없다. 겨울 옷들은 여간 마른 사람을 위한게 아니라면 색도 라인도 없이 우중충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해서, 왠만한 겨울옷들은 저 멀리 아마도 대전 본가 옷장 어디쯤에 쳐박혀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는 적당히 버텨야 하겠지.


꽤나 가슴 속 헛헛해지는, 폐허와 같은 꿈을 꾸다가 아침에 일어나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생일이 아니라 겨울이 올 때 비로소 나이를 한살씩 먹는 것 같다고. 그리고 그것이 끝나갈 때쯤 흔적이 얼굴에 하나씩 남는 것 같다고.


분명 그 언젠가는 겨울을 좋아했던 것도 같은데. 차갑지만 맑고 깨끗하고, 하얗고 바람을 들이마시면 깨질 것처럼 투명한 얼음의 냉기가 정신을 명료하게 해줘서. 원래부터 좋아했던 건 아닌데 거기 어울리는 풍경이 있어서 좋아했던 것 같기도 하고. 할 수 있는 것과는 별개로 겨울 스포츠를 별로 신나서 좋아했던 것도 아니고, 미실도 곧 가고 ㅠㅠ, 크리스마스 즈음해서 닥터후의 DT가 왔다가...3편만에 영영 바이바이할테고. 글다운 글을 썼던 적이 있나 싶기는 한데, 그나마도 안 쓴지 오래되었고, 쓴대도 요즘은 별 재미도 없으니 이 겨울을 무엇으로 나야할지 원.


파블로처럼 따뜻한 남쪽나라에 가서 봄까지 겨울잠이나 자고싶다.


by 절세마녀 | 2009/11/04 02:12 | 레테의강: 흐르는 일상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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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키르난 at 2009/11/04 09:08
영구기관..까지는 아니고 샤워기로 내달리는 저 욕조가 있다면 저도 타고 따뜻한 남쪽나라로 가고 싶습니다.ㅠ_ㅠ 지금 손이 곱아서 타자 치기도 쉽지 않아요.;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11/05 02:51
...전 어린 시절에 저게 진짜 가능하다고 생각한 적도 잇었죠..
그나저나 불좀 때세요 ㅠㅠㅠ손 차서 타자 모시는 설움은 저도 겪어본 적 있는데 정말 좀 아닌 것 같아요 ㅠㅠ
Commented by oIHLo at 2009/11/04 10:16
http://www.youtube.com/watch?v=_mcry77hV2E

이 노래를 권해드립니다 ^_^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11/05 02:50
아니, 이 노래 왤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블로 주제가 같은 이 분위기는 뭐죠 ㅋㅋㅋㅋㅋㅋㅋㅋ
Commented by louie at 2009/11/04 11:35
따뜻한 남쪽나라나.. 아니라면 따뜻한 온천이라던가요. ^^
윽.. 그러고보니 저도 가고싶어지네요. 온천여행이나 다녀올까.

여행을 준비하는 기분으로 겨울을 보내는거죠!!
다녀오고 나면.. 그 다음은 몰라요.. 아하하하;;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11/05 02:52
유성온천이 가까워서 자주 다녔던지라
요즘은 좀 특색잇는 온천에 가보고 싶네요. 어디 갈만한데 없을라나 ㅋㅋ
Commented by 티프아라 at 2009/11/04 14:11
전 남쪽의 제주에 살면서도 추워 죽겠어요 흑흑흑 ㅜㅠ
몰디브에 가서 뜨거운 태양빛에 뒹굴어보고 싶은 맘이 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11/05 02:52
몰디브..신혼여행지로밖에 들어본 적이 없어서
근데 지금 그 얘길 들으니 참 끌리고 그러네요 호호
Commented by muru at 2009/11/04 18:57
위의 티프님말에 격공감입니다. 물론 전 이젠 설연휴에나 간간히 내려갈 뿐이지만 워낙 바람이 센 지역이라 예전에 서귀구장 천장 뜯겨나갔던게 생각나네요;;
어렸을때 파블로 엄청 좋아했는데...그게 따뜻한 물을 지고 길을 떠나는 모습이 꼭 비엔나소세지를 매달고 가는것같아서 그랬었어요..; 이제 비엔나는 됐으니 저도 파블로처럼 따뜻한 남쪽에서 쉬고싶네용:>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11/05 02:53
ㅇㅇ제주도 바람 세단 얘기는 많이 들어서 알고 있긴 하지만, 아무리 남쪽이라도 춥긴 정말 추운거군요 ㅠ
저 비엔나소시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전 저거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대체 뭘까 하고 맨날 고민했었어요 ㅋㅋ
Commented by 동굴아저씨 at 2009/11/04 23:52
여행은 좋은 거죠.
...
하지만 무념무상.
Commented by 절세마녀 at 2009/11/05 02:54
저도 무념무상 ㅠ
Commented by 각혈염통 at 2009/11/08 21:47
저에게 잊고있던 질문을 생각나게 하셨습니다.

'이르반은 뭐하고있을까?'


... 뭐하고 있을까요?
Commented by kiekie at 2009/11/12 18:56
저 동화책 굉장히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나네요.
저도 따듯한 곳을 몹시 좋아해서, 공감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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