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추천영화 : 엣지 오브 투모로우 ㄴ영화/드라마/애니



* 톰이라는 이름으로 가장 성공한 배우 둘을 꼽자면, 한 명은 톰 행크스, 다른 한 명으로는 톰 크루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톰 크루즈의 영화가 가진 매력의 절반 이상이 그 자신으로부터 나온다고 보는데, 잘생긴 외모와 광채나는 스마일에서 비롯된 영원한 스크린의 연인 같은 점은 너무 당연하니까 뒤로 밀어두도록 하죠. 수많은 미모의 스타들 중에서도 톰의 특출난 점은, 영화가 프로덕트라고 할 때, 자신의 영화를 그만큼 상업적으로 상품화하는데 성공한 배우는 없다는 데에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각본을 고르는 성향,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들의 일관성 뿐 아니라, 영화의 지향성이나 완성되었을 때의 밀도까지 '톰 크루즈 영화'라고 하면 떠오르는 공통 분모가 있습니다. 그건 배우로서의 일관성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배우에게 기대하는 부분을 캐치한 "영화인"으로서의 일관성라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비슷비슷한 캐릭터를 한다면 지루해질 법도 한데, 톰 크루즈의 장점은 그런 타이밍에 꼭 새로운 소재를 통해 분위기 쇄신을 멈추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사람은 비슷해보여도 이야기나 장르는 제각각 다르고, 톰의 액션 영화는 스탠다드 히어로 타입을 이미 벗어났음에도, 90년대 한 시대를 풍미했던 헐리우드 액션 배우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그 자체로 장르화가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믿고 보는' 톰크루즈라는 타이틀을 유지하면서 여전히 최고의 티켓 파워를 자랑할 수 있게 되었죠.


* 특히 그 자신의 성향을 반영하듯, 가끔은 강박이라고까지 느껴지는 프로페셔널리즘이 캐릭터 뿐만 아니라 영화 전체에 녹아들어 있는데, 개인 취향이겠지만 저는 주로 그런 부분을 재미있게 봅니다. 일하는 거 정말 좋아하는 구나같은, ★존잘 워커홀릭★의 느낌. 몇몇 작품을 제외하면 92년작 [파 앤 어웨이]나 [어 퓨 굿맨]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눈 앞에 닥친 극한 상황을 넘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던 청년의 모습이 다른 역할의 탈을 쓰고 반복됩니다. 생존을 위해서든, 미션을 위해서든, 지구와 가족 위해서든 말이죠(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마이너리티 리포트, 우주 전쟁). 레오나르도 디 카프리오가 어디 나오든 끓어오르는 분노 연기를 펼치는 장면이 레오의 시그니쳐 인 것처럼, [나잇&데이]의 노련한 요원이나, [잭 리처]에서도, 본인의 캐릭터에서 가장 멀다고 말했던 [콜래트럴]의 "매우 성실하고 유능한" 살인 청부업자 빈센트 역에서도, 심지어 겁나 재미없었던 [오블리비온]에서조차 수십 수만의 복제 톰 버전으로 등장해 지구를 지키는 일을 합니다. 영화 밖에서도, 향후 십년까지의 필모가 예약되어있다는 걸 보면, 소처럼 일한다는 말도 모자라죠. 관객이 밀밭의 한줌 낱알이라면, 톰 크루즈는 트랙터랄까. 팬들을 플랜테이션으로 만들어놓고 몇십만 핵타르를 한번에 수확하는...



* 영화 초반, 직접 전장에 나가는 군인이 아니라 공보관이라는 역할 덕분에, 간만에 드물게 톰이 비굴모드로 빌빌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게 또 묘미입니다. 지금까지 자기가 쌓아온 히어로 이미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패러디이면서도, 영화 내에서 변화해가는 모습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격차를 조절해주거든요. 또한, 타임루프이기 때문에 반복되는 장면들이 약간씩 변화해나가는 걸 보는 게 재미의 다른 한 축인데, 원작 베이스의 각본도 좋고, 연출도 기가 막히게 해서 아주 시원시원하게 재미있습니다.


* 다른 얘기는 구구절절 해봤자 스포일러니, 에밀리 블런트가 PO영국여자WER의 간지를 보여주며 파트너로 등장한다는 말 외엔 안 할랍니다. 물론 케미는...톰 영화의 유일한 케미는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시절 브래드 피트와 모든 화학물질을 불태워서 그 이후론 케미란 없는 걸로. 하지만 인류의 생존과 절멸이 한끗 차이로 판가름 나는 이 자리에서 그깟 남녀 케미가 뭐 그리 중요한가요. 어차피 톰이랑 딴 여자가 잘 되는 게 뭐 궁금하긴 한가. 대신 영화 끝날 때쯤 되면 관객과 톰, 히로인 사이에 전우애 같은 게 싹트긴 합니다.



* 남들은 전생에 나라를 구할 때, 요즘의 톰을 보면 영화 속에서 수십번, 수백번씩 모든 시공에서 원없이 지구를 구하고 있어서... 혹시 언젠가 다음에 또 태어나더라도 여한 없이 살 것 같네요.


* 아참, 라라 펄버(BBC셜록의 아이린 애들러)가 뜬금포로 등장해서 당황했습니다. KAREN LORD라고 이름이 나오는 걸 보면 뭔가 역할이 있었던 것 같은데, 통편집을 당했나.



* 참, 너무 당연해서 깜빡했는데 톰 크루즈 진짜 잘 생겼어요. 장교복에서 하트어택, 엑소수트 액션에서 브이텍, 짠한 얼굴 할 때 또 심장깁스...으으으



* 타임루프와 SF에서 가져온 흥미진진한 소재, 버릴 씬 없이 마구 구겨넣은 밀도 있고 숨막히는 스펙터클 액션에 약간의 스릴러마저 토핑된 이 영화는 인생이 스트레스로 꽉 찬 지금, 꼭 한번 봐둘만 합니다. 스토리의 모든 변곡점이 생사의 기로에 있는 스포일러 대상이기 때문에 재관람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 같지만, 스펙터클 때문에라도 꼭 집이 아니라 극장에서 봐야합니다. 어우, 재밌어요. :)



* 추천 : 액션 영화 팬, 톰 크루즈 팬, 타임루프물 팬
영화관에 갔는데 시간은 있고 뭐 볼지는 모르겠다 하는 분




#지난번 추천영화 : 엑데퓨, HER
#금주의 추천영화 : 엣지 오브 투모로우
#다음주 기대영화 : 그레이스 오브 모나코, 베스트 오퍼




덧글

  • 마스터 2014/06/07 14:34 # 답글

    왠지 다음주 기대영화는 이번주 기대영화 선정 이유와 비슷한 방향이실 거 같은[....] 영화는 더 약할거 같지만요;;
  • 절세마녀 2014/06/07 15:38 #

    니콜 키드먼도 그렇지만 그레이스 켈리가 매력적이니까요 ㅎㅎㅎ. 실은 보고 싶은게 몇 개 더 있는데 언제 볼까 싶네요.
  • JOSH 2014/06/07 15:35 # 답글

    > 다른 역할의 탈을 쓰고 반복됩니다.

    그래서 어떤 영화를 보든 캐릭터가 다 탐크루즈로 보인다...는 지적이 있지요.. -,-;

    이번 영화에서는 참 능글능글-어리버리-달관 의 시간변화를 이리 잘 연기하는지....
  • 절세마녀 2014/06/07 15:40 #

    한동안 그랬었고, 저도 직전에 본 오블리비온에서는 뭐냐 싶게 하품만 했는데, 이번 작품 안에서는 캐릭터 변화가 커서인지 좋더라고요 ㅎㅎ
  • dex 2014/06/07 17:58 # 삭제 답글

    톰보이는 남자같이 행동하는(왈가닥?) 여자를 지칭하는 단어인데요...
    그냥 이름이 Tom이라서 톰보이라고 하신건가요?
  • 절세마녀 2014/06/07 18:33 #

    그렇습니다만, 이상하게 읽힌다면 수정하지요. 사전적 의미를 따르자면 엉클 톰이라고 쓰기도 뭣하네요.
  • 나이브스 2014/06/07 19:55 # 답글

    저도 라라 펄버가 역활 이름까지 나와서 뭔가 하는 줄 알았는데...

    엔딩 한장면 까메오 처럼 등장해서 아마도 이 영화 상당 부분 편집이 있었던 거 같더군요.
  • 역할 2014/06/07 20:09 # 삭제

    허허...
  • 절세마녀 2014/06/07 21:18 #

    대사도 없이 스리슬쩍 나와서 무슨 엑스트라나 할 법한 씬에 끼어있어서 슬펐습니다 ㅠ
  • 동사서독 2014/06/07 20:50 # 답글

    우리로 치면, 몸도 좋은 연예인이 연예사병으로 군대 가서 탱자탱자 놀다가 높으신 분에게 딱 걸려서 시범케이스로 최전방에 끌려가게 된 꼴이랄까요 ^^
  • 절세마녀 2014/06/07 21:20 #

    근데 톰 크루즈 얼굴이면 진짜 공보관으로 적격 아닌가요. 전 처음에 상관하고 협의 되어있으니 해변으로 가라는 말이 뭔가 음모가 아닌가 영화 내내 기다렸는데 별 소리 없더라고요
  • 키르난 2014/06/07 21:00 # 답글

    으으으으음. 하지만 이번 영화 성공으로 인해서 조금 걱정되는 것은 전투요정 유키카제의 역할...ㄱ-; 여기서도 평소 톰의 비중을 보면 후카이 레이 역을 맡으려 할텐데 이미지가 어긋나서 걱정됩니다. 아니, 이쯤되면 걱정 반 기대 반..?
    일설에는 톰아저씨가 SF 계 영화를 자주 찍는 건 종교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종교명이 그렇다보니...'ㅂ';
  • 절세마녀 2014/06/07 21:22 #

    나름 역사물도 많이 찍는 걸요. 나중에 자기가 교주로 나온다든가 하지만 않으면 전 딱히 상관 없을 듯요
  • 미사 2014/06/07 21:57 # 답글

    오, 절세마녀님 의외로(?) 톰 같은 스타일도 좋아하시는군요+_+. 혹시 이름이.... 톰이면 일단 먹고 들어가는 건 아닌가요? 킬킬~

    저도 목욜밤에 이 영화 봤는데... 전 설정이 에브리씽인 영화를 매우 싫어하는지라, 톰 아저씨와 에밀리 블런트 빨로도 극복이 잘 안되드라고요 ㅠㅜ 두 배우 얼굴만큼은 진짜 맘에 드는데 ㅎㅎ
  • 절세마녀 2014/06/07 22:51 #

    어우 ㅋㅋㅋㅋㅋ 무슨 말씀을. 톰 크루즈는 뱀파이어 레스타 시절부터 좋아했습니다. 01년에 바닐라스카이 개봉당시 내한할 때도 가있었는걸요(물론 영화사 일 때문이지만..) 취향을 막론하고 잘생기지 않았나요. 정면으로 바라보면 타죽어버릴 것 같은 썬샤인한 미소...

    그나저나 히들이도 톰이네요. 하도 ㅎㄷㅎㄷ거리니까 처음엔 무슨 말씀하시나 했어요. 암튼 생김새로만 말하자면 톰 히들스턴이야말로 오랜 취향의 기준을 박살내버린 케이스에 해당합니다.

    보통 같으면 살기 위해 아둥바둥 애쓸텐데, 쿨식하게 주인공을 계속해서 죽여버리는 전개가 좋다고 하기엔 말이 이상하고 신선했습니다. 물론 살기 위해 아둥바둥 죽는 거지만 아이러니 한게 재밌었어요
  • 미사 2014/06/08 00:30 #

    ㅎㅎㅎ 전형적인 아메리칸 핸썸 보이 얼굴이죠~:D
    전 스티븐 스필버그 빠라서... 톰크루즈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흐흐

    마지막 말씀, 듣고보니 정말 아이러니한게 재미나네요^^
  • 대공 2014/06/08 15:02 # 답글

    진짜 찌질한 톰 크루즈가 신선했습니다
  • 절세마녀 2014/06/08 19:39 #

    그쵸, 항상 되게 멋있게 나오잖아요 ㅋㅋㅋ 대놓고 소심한 겁쟁이라 웃겼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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