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저하고 CJ엔터테인먼트나 김감독님하고는 아무 관계도 없지만 DVD 발매 되었다니까 겸사겸사 공개해봅니다. 지난 7월 코믹에 나갔던 회지 [Bolero, Bolero, Bolero]에 실렸던 패러디입니다. 요즘 오는 분도 몇 없으니까 그럴리는 없으리라 믿겠지만 이건 절대 <무단펌 금지>. 왜냐면...혹시라도 만에 하나 관계자가 보면 너무 부끄럽잖아아아악...그러니까 그냥 여기서 보고 기억을 되살려 웃고 즐겨주시면 족합니다. ^^
김생전 (놈놈놈 패러디)
김생전
written by 절세마녀
김생은 충무로에 살았다. 곧장 남산 밑에 닿으면, 세트 안에 오래된 이병헌의 상반신 포스터가 붙어있고, 그 포스터를 향하여 문이 활짝 열렸는데, 두어 칸 세트는 비바람을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김생은 시나리오를 끄적대거나 화보집을 뒤적거리기만 할 뿐, 촬영감독이 다른 영화 스턴트질을 하며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촬영감독이 몹시 배가 고파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평생 메가박스1관에 걸리질 않으니, 시나리오를 써 무엇합니까?” “나는 아직 이 배우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였소.”
김생은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스턴트 일이라도 못 하시나요?” “스턴트 일은 본래 배우지 않은 것을 어떻게 하겠소?” “그럼 일단 캐스팅이라도 못 하시나요?” “컨셉에 맞는 주연 배우가 모두 몸값이 금값이거늘 어떻게 하겠소?”
촬영감독은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시나리오를 고르더니 기껏'어떻게 하겠소?'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스턴트 일도 못 한다, 캐스팅도 못 한다면, 그 잡지에 나오는 배우들 몰카라도 찍어야 할 게 아니오!”
김생은 읽던 시나리오를 탁 덮어 놓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가 당초 배우 공부로 이십 년을 기약했는데, 이제 십 년인걸…….”
하고 휙 문 밖으로 나가 버렸다.
김생은 거리에 서로 알 만한 사람이 없었다. 바로 강남으로 나아가 시중의 사람을 붙들고 물었다.
“누가 서울 영화계에서 제일 부자요?”
J씨를 말해주는 이가 있어서, 김생이 곧 그의 집을 찾아갔다.
“내가 만주에 좀 가 보려 하니, 100억을 뀌어주시기 바라오.”
J씨는 ‘그러시오.' 하고 당장100억을 내주었다. 김생은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가 버렸다. J씨 엔터테인먼트의 마케터와 투자자문이 김생을 보니 이름은 있으나 묘하게 마이너였다. 모두들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저이와 친한가요?” “아니.” “하루아침에, 평생 친하지도 않은 사람에게100억을 그냥 던져 주시고 크랭크인 날짜도 묻지 않으시다니, 대체 무슨 영문인가요?”
J씨가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어 그들에게 물었다.
“<조용한 가족>을 보았느냐?” “아닙니다.” “<장화, 홍련>을 보았느냐?” “아닙니다, <달콤한 인생>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왜 그를 의심한단 말이냐?”
곁에 있던 무리 중 하나가 슬픈 목소리로 대꾸했다.
“그의 꿈은 이루어져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고서야 쇼군이 왜 그를 외면했겠습니까? 100억 원이 생겼으니 이번에야말로 좋아라 하며 이병헌 팬 무비를 찍을 게 뻔하지 않습니까?”
J씨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팬질도 사람 나름이지. 곧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될 게다.”
김생은100억을 입수하자, 다시 자기 집에 들르지도 않고 바로 충무로 구인시장으로 향했다. 충무로는 온갖 감독과 스태프들이 마주치는 곳이요, 삼재(三災)에 빠져 허덕이는 영화인들의 집산지이기 때문이었다. 거기서 마침 다음 작품이 없어 놀고 있던 국보급 남자 배우 셋을 낚고, 다음으로는 스턴트의 깡, 음악 감독의 끼, 재능 있는 미술감독과 미술 스태프와 의상 디자이너와 소품 담당들을 대량 확보했다. 그러고도 모자라 덤으로 카메라 대신 카메라맨의 ‘근성’을 주섬주섬 주워담았다. 김생이 능력 있는 배우와 스태프를 몽땅 쓸었기 때문에 온 나라가 영화를 제대로 못 찍게 될 형편에 이르렀다. 김생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15억으로 세 주연 배우들의 출연료를 충당했으니, 우리나라 영화계의 형편을 알 만하구나.”
그는 다시 칼, 총, 말, 지네, 비단이불 따위를 사들이며 덧붙였다.
“몇 해 지나면 나라 안의 사람들이 보통의 블록버스터로는 만족하지 못 할 것이다.”
김생이 이렇게 말하고 얼마 안 가서 과연 평범한 조폭, 개그, 하이틴, 멜로 영화가 흥행에 대거 실패했다.
김생이 한 로케 장소 헌터에게 물었다.
“북쪽 지방에 혹시 조용하고 넓은 평원이 없던가?” “있지요. 언젠가 풍파를 만나 북쪽으로 줄곧 사흘 동안을 흘러가서 어떤 빈 땅에 닿았었는데, 그게 아마 국경 근처 백두산과 연해주의 중간쯤 될 겁니다. 넓디넓은 평원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고, 사람들이 순박해 땅을 파든, 굿을 하든, 영화를 찍든 개의치 않는 곳이지요.” “자네가 그곳의 지도를 준다면 함께 부귀를 누릴 걸세.”
김생이 그렇게 말하며 돈 주머니를 건네자 헌터가 지도를 넘겨주며 히죽 웃었다.
“다 잘 된 거요. 댁은 지도 생겼고, 나는 돈 생겼고, 원본은 서점에 그대로 있고.”
김생은 지도를 받고 촬영 감독과 북쪽으로 가 평원에 이르렀다. 드디어 스턴트가 아니라 본업인 촬영을 한다며 신이 난 촬영 감독이 장비를 내려놓고 얕게 오른 언덕 위로 달음질쳐 올라가 큰 소리로 ‘보인다!! 보인다!!’하고 외쳤다. 김생은 그 뒷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참이었다. 촬영 감독이 다시 소리쳤다.
“옥수수 밭이 보인다!!!!” “…….”
김생이 대경하여 언덕 너머를 살펴보곤 탄식했다.
“평원은 평원인데 옥수수 밭이 그득하니 여기서 무엇을 해보겠는가?”
그리고 급히 발길을 돌려 둔황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높은 곳에 올라가 사방을 둘러보고 만족하여 말했다.
“시야가 트이고 먼지가 자욱하니 이제야 웨스턴 스타일을 도모할 만 하겠구나.” “텅 빈 땅에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는데, 대체 누구와 더불어 찍는단 말씀이오?” “덕(德)이 있으면 사람이 절로 모인다네. 덕이 없을까 두렵지, 사람이 없는 것이야 근심할 것이 있겠나?” “……” “……” “……덕(德)은 개뿔, 독(毒)이겠지.”
촬영감독이 중얼거렸다. 후일 충무로에서 낚인 스태프들이 뒤따라와 김생의 독함을 증명해주었다.
이러저러하여 개봉일이 다가왔다. 이 때, 디씨에는 수만의 갤러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알바가 기승을 부리는지 각 제작사에서 떡밥을 던졌으나 좀처럼 대어가 낚이지 않았고, 갤러들도 감히 짤방을 못 만들어 배고프고 심심한 판이었다. 김생이 갤러들을 찾아가 모아놓고 달래었다.
“떡밥 하나에 갤러 백이면 짤방은 몇 개가 되오?” “떡밥 나름이지만 무한하지 않겠소?” “모두 애인이 있소?” “없소.” “먹고 살 방도는 있소?” “애인 있고 할 일이 있는 몸이 무엇 때문에 디씨에서 젊음을 불태운단 말이오?” “정말 그렇다면, 왜 연애를 하면서 일단 취직을 하려 들지 않는가? 그럼 니트족 소리도 안 듣고 살면서, ☆승리의 기만자☆로서 배곯을 걱정 않고 유유자적 갤질을 겸하며 길이 의식의 요족을 누릴 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다만?” “갤질이 너무 재밌어 그럴 겨를이 없소.”
김생은 웃으며 말했다.
“하긴 갤질을 하며 어찌 인생을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서 떡밥을 마련했소. 내일 부두에 나와 보오. 붉은 깃발을 단 것이 모두 떡밥을 실은 배이니, 마음대로 가지고 놀아 보구려.”
김생이 갤러들과 언약하고 내려가자 모두 그를 세상 물정 모르는 뉴비라고 비웃었다. 이튿날, 갤러들이 나가 보았더니, 과연 김생이 삼십만 톤의 빠삐코를 싣고 온 것이었다. 모두들 대경(大驚)해서 김생 앞에 줄지어 절했다.
“따, 따르겠습니다.” “힘껏 만들어들 보아라.”
이에, 갤러들이 다투어 짤과 리믹스를 만들었으나, 한 사람이 백 개 이상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너희들 씽크빅이 떡밥 당 백 개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무슨 룸펜에 한량 노릇을 하려드느냐? 이제 너희들은 양민(良民)이 되려고 해도, 고정닉이 유식대장의 호패에 올랐으니 갈 곳이 없다. 내가 여기서 너희들을 기다릴 것이니, 한 사람당 짤방 하나, 리믹스 하나씩 만들어 거느리고 오너라.”
김생의 말에 갤러들은 모두 좋다고 흩어져 갔다.
(중략)
김생은 몸소 십만 명이 1년을 놀 수 있도록 칸 버전과 인터뷰로 떡밥을 살살 뿌리며 기다렸다. 갤러들이 2차 창작물을 들고 빠짐없이 모두 돌아오자, 모두 배에 싣고 포탈로 입성했다. 이렇게 김생이 오덕들을 한데 쓸어 모으니 나라 안에 덕질이 그칠 일이 없었다. 김생이 웃으며,
“이제 나의 조그만 시험이 끝났구나.”
이어 덕인(德人) 삼천 명을 모아 놓고 말하기를,
“내가 처음에는 너희들을 먼저 후덕(厚德)하게 한 연후에 따로 비툴을 만들고 코스의상을 제정하여 ‘정예 덕인전대’를 양성하려 하였더니라. 그런데 빠삐토닉이 넘치고, 커플링은 산으로 가니 나는 이제 여기를 떠나련다. 다만, 아이들을 낳거들랑 오른손에 마우스를 쥐고 하루라도 먼저 새로이 창작한 사람을 공경토록 하라.”
김생은 다른 배들을 모조리 불사르면서,
“배가 없으면 돌아 나오는 이도 없으렷다.”
150시간 분의 미공개 필름을 조각내어 바다 가운데 던지며,
“바다가 마르면 덕 있는 자들이 주워가겠지. 두 시간 반도 길다고 우리나라에 용납할 곳이 없거늘, 하물며 이런 작은 땅에서랴!”
그리고 기사 좀 쓰는 자들을 골라 모조리 함께 배에 태우면서,
“충무로에 화근을 없애야 되지.”
했다.
김생은 나라 안을 두루 돌아다니며 가난하고 의지 없는 오덕들을 구제했다. 그러고도 떡밥이 디비디 서플을 채울 만큼 남았다.
“이건 J씨에게 갚을 것이다.”
김생이 가서 J씨를 보고
“나를 알아보시겠소?”
하고 묻자, J씨는 놀라 말했다.
“그대의 안색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으니, 혹시 100억을 실패 보지 않았소?” “재물에 의해서 얼굴에 기름이 도는 것은 당신들 일이오. 100억이 어찌 덕(德)을 살찌게 할까?”
김생이 웃으며 추가로 70억의 청구서를 J씨에게 내놓았다.
“내가 하루아침의 주림을 견디지 못하고 배우 공부를 중도에 폐하고 말았으나 제작비 몇 푼이 부족하여 촬영을 내 눈에 완벽하게 하지 못하였으니, 당신에게 고작 100억을 빌렸던 것이 부끄럽소.”
J씨는 대경해서 일어나 절하여 사양하고, 원금에 십 분의 일로 이자를 쳐서 받겠노라 했다. 김생이 잔뜩 역정을 내며,
“당신은 나를 그저 그런 상업영화인으로 보는가?”
하고는 소매를 뿌리치고 가 버렸다.
J씨는 가만히 그의 뒤를 따라갔다. 김생이 남산 밑으로 가서 조그만 세트로 들어가는 것이 멀리서 보였다. 한 파파라치가 담벼락에 붙어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을 보고 J씨가 말을 걸었다.
“저 조그만 세트는 누구의 집이오?”
“김생원 댁입지요. 가난한 형편에 배우만 좋아하더니, 하루아침에 집을 나가서 10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으시고, 시방 촬영감독과 사는데 같이 나간 날로 와이어 맨이 됐다지요.”
이튿날, J씨는 <년년년> 시놉시스를 들고 김생을 찾아와 차기작을 의논하려 하였으나, 김생은 거절하였다.
“내가 흥행 감독이 되고 싶었다면 톱스타 세 명으로 덕질을 했겠소? 이제부터는 당신의 도움으로 살아가겠소. 당신은 가끔 나를 와서 보고 쌀밥과 덕밥이 떨어지지 않도록이나 하여 주오. 일생을 그러면 족하지요. 왜 흥행 때문에 취향을 포기하고 귀차니즘을 감내한단 말이오?”
J씨가 김생에게 여러 가지로 권유하였으나, 끝끝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J씨는 그 때부터 김생의 집에 양식이나 옷이 떨어질 때쯤 되면 몸소 찾아가 도와주었다. 김생은 그것을 흔연히 받아들였으나, 혹 많이 가지고 가면 좋지 않은 기색으로,
“나에게 재앙을 갖다 맡기면 어찌하오?”
하였고, 혹 영화 잡지 미공개 B컷 촬영 사본이나 출시 전 화보집을 들고 찾아가면 아주 반기며 밤새도록 배우들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며 취하도록 마셨다.
J씨는 본래 유인촌과 잘 아는 사이였다. 유인촌이 당시 문화부 장관이 되어 J씨에게 여염에 혹 쓸 만한 인재가 없는가를 물었다. J씨가 김생의 이야기를 하였더니, 유장관은 깜짝 놀라면서, “그인 이인(異人)이야. 자네와 같이 가 보세.” 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연이 닿은 유 장관은 김생을 찾아갔다. J씨는 유 장관을 문 밖에 서서 기다리게 하고 혼자 먼저 들어가서, 김생을 보고 유 장관이 몸소 찾아온 연유를 이야기했다. 김생은 못 들은 체,
“가지고 온 신간 화보집이나 어서 이리 내놓으시오.”
했다. 그리고 한 장 한 장을 뚫어져라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김생은 유 장관이 방에 들어와도 자리에서 일어서지조차 않았다. 그가 몸 둘 곳을 몰라 하며 나라에서 어진 인재를 구하는 뜻을 설명하자, 김생은 손을 저으며 막았다.
“밤은 짧은데 말이 길어서 듣기에 지루하다. 너는 지금 무슨 벼슬에 있느냐?” “장관이오.” “그렇다면 너는 나라의 신임 받는 신하로군. 내가 독립영화 판의 걸출한 신인 감독들을 천거하겠으니, 국가에서 편당 1억씩 지원할 수 있겠느냐?”
유 장관은 고개를 숙이고 한참 생각하더니,
“어렵습니다. 제 이(第二)의 계책을 듣고자 하옵니다.” “나는 원래 제 이라는 것은 모른다.”
하고 외면하다가, 유장관의 간청에 못 이겨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이글루스, 디씨, 웃대 등 각처에서 놀고 있는 아이디어 꾼들이 주리지 않고 활동 할 수 있도록 데자와 값을 500원으로 인하하고, 조건 없이 식대와 월급을 제공할 수 있겠느냐”
유 장관은 또 머리를 숙이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또 ‘어렵습니다.' 라 했다.
“이것도 어렵다, 저것도 어렵다 하면 도대체 무슨 일을 하겠느냐? 가장 쉬운 일이 있는데, 네가 능히 할 수 있겠느냐?” “말씀을 듣고자 하옵니다.” “무릇, 문화 컨텐츠의 창발을 외치려면 먼저 천하의 재주꾼들과 접촉하여 결탁하지 않고는 안 되고, 그들이 마음껏 놀 판을 벌여주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는 법이다. 지금 MB가 느닷없이 천하의 주인이 되어 네티즌과 친근해지지 못하는 판에, 로그인도 못하는 실력이라 UCC의 힘조차 무시하는 터이다. 유튜브와 구글에 대적할 수 있도록, 창작과 패러디의 자유도를 제도적으로 보장하여 그들의 숨통을 틔워주고 능력자를 찾아 잘 보필하라. 잘 되면 임기 내에 한류우드의 르네상스를 볼 것이고, 못 되어도 시류를 못 따라 비웃음 사는 일만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유장관이 힘없이 말했다.
“사대부인 국회의원들이 국론 통합이라는 대의를 위해 한마음으로 포탈 장악에 힘쓰는데 누가 그런 제도를 통과시키겠습니까.”
김생은 크게 꾸짖어 말했다.
“소위 사대부란 것들이 무엇이란 말이냐? 민심과 시류변화를 읽지도 못하면서 자칭 국회의원에 여권이라 뽐내다니 이런 어리석은 데가 있느냐? 실용, 실용하며 그것이 무슨 복음인 듯 말하지만 따지고 보면 좌판 상인의 논리보다 나을게 없으며, 대로에 컨테이너로 산성을 쌓는 것은 무식한 습성에 지나지 못한데 대체 무엇을 가지고 문화를 논한단 말인가? 메디치는 고리대금업에서 시작했으나 오명을 씻기 위해 예술가들을 지원하는데 돈을 아끼지 않았고, BBC는 TV시리즈 부흥을 위해 자신들의 덕심(德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이제 문화 산업의 진흥을 위해 투자하겠다 하면서 그깟 지원금을 아끼고, 또 장차 전 세계 컨텐츠로의 접근 장벽이 사라질 마당에 정권 유지를 꾀하며 딴에는 국론통합으로 포장해 대의라 한단 말이냐? 내가 세 가지를 들어 말하였는데, 너는 한 가지도 행하지 못한다면서 그래도 신임 받는 신하라 하겠는가? 신임 받는 신하라는 게 참으로 이렇단 말이냐? 너 같은 자는 칼로 손가락을 잘라야 할 것이다!!”
하고 좌우를 돌아보며 식칼을 찾아 손가락을 자르려 했다. 유장관은 놀라서 일어나 급히 뒷문으로 뛰쳐나가 도망쳐서 돌아갔다.
이튿날, 다시 찾아가 보았더니, 집이 텅 비어 있고 김생은 지방으로 무대 인사를 떠나 자취를 찾을 수 없었다.
무슨 삘을 받아서 썼는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해먹었던 패러디 중에 제일 마음에 듭니다. 물론 망상이고 패러디일 뿐이에요. 핫핫핫. 다른 건 더 공개할 생각이 없지만 이건 왠지 다 같이 보고 웃었으면 하던 차에 올립니다. 시일도 꽤 지났고하니 [볼레로 볼레로 볼레로] 구매해주셨던 분들께서는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거 말고 다른 분들 글 좋은거 마...많으니까 봐주세영 >-<-0 라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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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랴: 마녀님, 마녀님!! 절세: 음? 왜요? 줄랴: 우리 파본이 무려 서른 네권이에요!! 절세: 아, 그 표지 잘못 나온거요? 파본 대비 10권 밖에 없지 않나? 줄랴: 그러니까요. 이걸 어떻게 하죠? 절세: 글쎄, 버리긴 아깝고...속은 멀쩡하니깐. 줄랴: 하, 할인해서 통판할까요? 리뷰이벤트라거나..? 절세: 음...말고 다른 방법이 없나...? 어차피 뭐라도 써줄 분들은 이미 책이 있는 거잖? 줄랴: ㅠㅠㅠㅠㅠㅠ그럼 어떡해요ㅠㅜㅠㅜ
절세: 아, 이건 어때요? 줄랴: 네넵? 뭔데요? 절세: 색깔 좀 예쁜 펜으로 우리가 돌려가면서 마구 코멘트를 다는거야!! 줄랴: 에? 절세: 디비디 서플먼트처럼, 왜, 보면 감독이랑 스탭들이 꿍얼꿍얼대면서 이 장면은 어떻고 저 장면은 어떻고, 여기서 누가 애드립 쳤는데 뭐가 어땠고 시시콜콜하게 코멘트한거 서플로 수록하잖아요. 우리도 막 쓰는거죠. '여기서 '도원과 희'가 아니라 '원과 희'라고 오타냈더니 줄리아님이 임원희냐고 놀렸다, 상처받았다', '김생전은 일주일 내내 썼는데, 여기 저기 거기가 막혀서 검색하다보니 인터뷰에 이러저런게 나오더라. 써먹었다.', '사실 나만 삽화가 없는 이유는 그 누구도 김생전에 어울릴만한 삽화를 떠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거 ㅋㅋㅋㅋㅋㅋㅋㅋ 줄랴: ㅋㅋㅋㅋㅋㅋ아놔, 마님ㅋㅋㅋㅋㅋㅋ 절세: 어때. 빵 터지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줄랴: 네 ㅋㅋㅋㅋㅋㅋ
절세: 어차피 파본이니까 그 위에 끄적거리는데 별로 가책도 안 느껴지고, 오히려 4인의 노가다를 더해 13권의 파본을 살려낸다는 취지도 좋고. 그럼 이벤트 이름은 '피닉스 프로젝트'ㅋㅋㅋㅋ 줄랴: 근데 그런거라면 제가 더 갖고 싶구 ㅋㅋㅋㅋㅋㅋ 절세: 사실 우리만 갖고 싶어할 걸 ㅋㅋㅋㅋㅋㅋㅋ 줄랴: 솔까말 팔리진 않을거야 ㅋㅋㅋㅋ 절세: 리뷰 이벤해서 몇권만 만들어보거나, 쓸모 없음에도 불구하고 필요하다는 분 있으면 팔면 되고 ㅋㅋㅋㅋ 줄랴: 와, 너무 좋다 ㅋㅋㅋㅋㅋ우리 이거 해요 ㅋㅋㅋㅋ 절세: 그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날)
줄랴: 마녀님, 마녀님!! 절세: 음? 줄랴: 인쇄소에 전화했더니 표지 잘못 나온건 택배 보내면 다시 해주겠대요. 절세: .......뭐, 왜!!! 줄랴: 에? 조, 좋은거잖아요? 절세: 그럼 우리 코멘트본 못 만들자나!! 줄랴: 그야, 그냥 남는 책에 해버리면 되죠, 뭘.. 절세: 아냐!! 파본이 아니면 의미가 없어!!! 줄랴: ...... 절세: 무쓸모에 가치를 부여해서 정상본과 맞먹도록 만들어내는 센스가 아니면 그 쌩노가다가 무슨 의미가 있냔 말임 ㅠㅜㅠㅜㅠ엉엉, 나의 파본을 돌려줘 ㅠㅜ 줄랴: 아니, 그래도 전 가지고 싶은데...ㅋㅋㅋㅋㅋ
그래서 일단 이벤트 불발입니다. 흑흑, 전 진심이었는데 ㅠ_ㅠ
(혹시 필요하신 분 있으세요?...엄청 노가다겠지만)
어휴, 오래간만입니다. 어쩌다보니 이사 문제 때문에 완전 쩔어있어서 후기도 못 썼네요. 그리고 23일에 기숙사에서 쫓겨나 아직도 이사하지 못한 저...이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3박 4일의 연성이 필요하니 나중에 하기로 하고...
저희가 H14 부스에 반절로 낑겨있었던지라... 아침에 일찍 갔는데도 우드락이 동나서 저희는 못세우고 그냥 열심히 책만 쌓았습니다. 덕분에 못찾고 돌아가신 분들도 계셨을듯..ㅠ_ㅜ선입금 하신 분 중에 안 오신 분 있으신 것 같은데 어떻게 되신건지 ㅠㅜ황토색 크라프트지에 검정색으로 인쇄한게 꽤 근사하게 나와서, 책 사진 찍어서 올려보고 싶은데 영 여건이 안되네요. 으헝, 나중에 올려보고파라..
토요일날 뵙게 된 분들, 모두 반가웠습니다. 제가 워낙 그 날 이사며 뭐며 정신이 없었어서, 부스를 지킨건지, 사근사근모드로 웃고는 있었는지, 전화를 받으러 다닌건지, 원 놈놈놈 부스는 커녕 다른 아는 분들 부스도 제 정신으로 찾아간게 거의 하나도 없네요. 삼동연 갔다가도 그냥 돌아오고(..) 회지, 그게 뭔가요. 먹는 건가요. 같이 있던 그러고보니 족자 하나밖에 안 샀어요. 어헝헝어헝 ㅠㅜ
토요일 하루만해도 엄청 오셨었는데 모두들 감사드리고요 //-// 어휴, 8월에 사람이 많긴 많더군요. 방학이라 그런지 사람많고 정신없고 덥고...첫빠가 누구였지. 돔군이었나. 미안, 광주에서 올라왔는데 싸인하다 파본 만들어서...레어야, 레어라고 생각해줘(이래본다)...검은 속지에 금색 잉크로 싸인을 하면 근사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기뻐하며 몇번이나 이상한 그림을 그려댔지 뭡니까. 혼자 만든 책은 아니지만 내 글도 있으니까 싸인해도 된다고 자기합리화를 막 하면서요 ㅋㅋ(사실 저...깃펜도 가져갔었다는 ㅋㅋㅋㅋㅋ 예뻐서 샀는데 써먹을데가 영 없잖아요 그게) 무, 무루님 천사 //-// 저 그 때 엄청 배가 고프던 참이었는데 데자와와 몽셸통통과 닥터유 너무 감사했어요. 메르님, 쿠란님 부스 빌려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그나저나 메르님...우린 분명 어디선가 마주친 것같은 사인데...제가 꼬시는게 아니라 정말 왠지 낯이 익어요. 그리고 쿠란님 ㅠㅜ 저도 포스터...포스터...포스터 엉엉엉. 살자님 부스 우리 라인이었다면서요...왜 말 안해써...암튼 봐서 반가웠고요//-// 헤니히님, 모종님 왜 일요일에 오셨어요 ㅠ_ㅠ 간만에 보고싶었는데 으웡. 같이 부스봤던 수레님, 제가 그날 좀 힘들었는데 몸으로 뛰어줘서 고마워용 //-// 모자도 너무 예뻤고 //-// 그리고 카테나님이 내게 주셨다는 사탕을 내놔라, 줄리아님이랑 무우님아, 으엉ㅠ_ㅠ
다행히 통판 분량이 좀 남아서 요기 서 주문 받고 있습니다.
여튼 인쇄소 넘기는 날까지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샒플을 만들 수 없었던 제 부분 목차는
=김ㄱㅇ헤(메)는 밤= (ㅋㅊ러를 위한 서시) =놈의 화상= =쉽게 쏘아진 총= =킬리만자로의 창이= =김생전(김생뎐)= =1936년, 겨울=
시와 가사 패러디 4개, 허생전 패러디, 달지도 쓰지도 않은 짧은 소설 하나 요렇게 구성되어있고요. 후기에 약간의 수치플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읽으신 여러분, 믿어주세요. 제가 윤동주를 싫어해서 그런게 아니고요. 공감대 형성을 위해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만주관련 시인을 찾다보니 그랬다는 그럴듯한 이유를 들고 싶지만, 실은 그냥 그 때 옆에 윤동주 시집이 있어서 그랬어요(...) 개인적으로 저의 야심작은 김생전, 그리고 가장 저다운 건 마지막. 진짜에요. 진지한 인간이라니까요 낄낄.
여튼 위에 언급하지 못한 다른 분들도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 가, 가, 감사드려요 //-//
갑자기 전화가 와서 추가 주문 가능하다기에(뭐, 어제는 안된다며..) 했습니다 >-<-0 그래서 현장 판매 여유분이 조금 늘었습니다//-// 와...신난다
자세한 얘기는 이쪽 에 있고요
일시는 8월 23, 24일 학여울 코믹행사장 위치는 H14의 양구름공방에 꼽사리 끼어서 나갑니다. 일정이 바뀌어서 저와 수레님은 토요일, julia님과 무우님은 일요일에 부스를 볼 예정입니다 혹 간만에 볼 수 있는 분들 나오시면 만나도록 해요//-//
놈놈놈 (은전 한닢 버전 패러디) inspirated by 고스트라이터 written by 절세마녀
내가 만주에서 본 일이다.
중년 감독 하나가 극장에 가 떨리는 손으로 칠천원짜리 영화의 한 씬을 내놓으며,
"황송하지만 이 씬이 정통 웨스턴만큼 호쾌한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시사 관객의 입을 쳐다본다. 관객은 감독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필름을 들여다보곤 '좋소'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필름을 받아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다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극장을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필름을 내어 놓으며,
"이 씬이 정말 스펙타클하오이까?"
하고 묻는다. 일반 관객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씬을 어디서 베꼈어?"
감독은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다른 세트에서 찍은 걸 몰래 합성했단 말이냐?"
"누가 그렇게 돈 들어가는 장면을 유출한답니까? 베끼면 들통은 안 나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감독은 손을 내밀었다. 관객은 웃으면서 '좋소'하고 평점을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보며 실실 쪼개곤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추격씬이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양철 필름통 안의 그 필름에 닿을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종로 극장 뒷골목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간판 밑에 쭈그리고 앉아 그 씬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는 얼마나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간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제맘대로 찍게 둡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시오. 악플달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고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베낀 것이 아닙니다. 합성한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170억을 덜렁 내줍니까? 와이어 캠 하나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나마 줄타고 날아주는 스탭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고전 영화 한 장면 한 장면을 오마쥬하면서 영감을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은 영감을 놈놈놈 세 배우와 맞바꾸었습니다. 이러기를 아홉 달하여 겨우 이 귀한 추격 한 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씬을 찍느라고 만주에서만 석달이나 굴렀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를 만들었단 말이요? 그 한 장면으로 무엇을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추격씬, 한 장면이 찍고 싶었습니다."
아, 피천득님 진짜 좀 위대하신듯 뭘 가져다 집어넣어도 다 말이 되고요
영화보고 식사하며 농담따먹기 하던 중 나온 아이디어 저는 무대 인사 보러갑니다 ㅋㅋㅋㄲㄲㄲ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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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미하는 김감독님 놈놈놈을 만드사 3일 째에 동인동맹, 4일 째에 만화엔솔, 5일째에 소설엔솔이 결성되더니 7일에는 빠삐놈+전삐놈 이라는 금세기 최고 불가사의한 신인류 전삐놈이 탄생했고
급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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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놈놈놈이 만들어낸 공식적인 기록은 주말동안 155만 돌파, 한국 영화중 3번째로 단기간에 200만 돌파.
- 비공식적으로 의미있는 기록은 개봉 2일 만에 동인동맹 결성, 4일만에 만화엔솔모집. 5일째 소설엔솔 기획. 이 기세라면 7일만에 천지창조라도 하겠네. (...라고 쓰고 생각해보니 이미 신세계의 아담으로 전삐놈 낙점 ㅠㅠㅠ)
- 이는 소재를 던져주면 알아서 가지고 노는, 문화계와 관련해서도 프로슈머 관객층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것을 반증한다. 좋게 말하면 프로슈머고 아직까지는 언더그라운드 바운더리 안에서의 자급자족형 오덕과 빠질인데, 시간이 좀 더 흘러서 이 사람들이 구매력을 갖춘 창조적 오덕과 조직적 빠질을 하기 시작하게 되면 사회가 어떤 분위기가 될지 사뭇 궁금하다. 더불어 벌써 이 상상도 못할 정도의 빠른 반응 속도라니.
-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제목을 두고, 자기 눈에 보다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변용하는 것이 초창기에 유행처럼 퍼졌다. 각자 이유가 들어맞는 부분이 있어 제법 보는 재미가 있다.
잘난놈/미친놈/웃긴놈 머리 좋은놈/나쁜놈/이상한놈 정신줄 잡은 놈/놓은 놈/ 이상한 놈 멋진놈/불쌍한놈/귀여운 놈 비싼놈/더비싼놈/정말 비싼놈 스타일이 좋은 놈/기럭지가 나쁜 놈/코디가 이상한 놈 등등등...
이런 반응들은 의미가 있기도 하고, 동시에 크게 의미가 없기도 하다. 재해석과 정의의 과정을 통해 다른 관객들과 소통하고, 영화에 자기 관점에 있어서의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구조가 심플하니 변용이 쉽고 특징을 잘 잡으면 매우 뿜길 수 있으니까. 영화에서 세 사람의 캐릭터를 잡는데 일련의 기준점이 되었던 것도 그런 식의 '구분'인 듯하다. 초기 설정으로 좋은놈으로 포장되었던 도원의 캐릭터 비하인드에 부하 잃은 독립군이니, 전쟁 고아들을 주워다 키웠다느니 하는 말이 오갔다는 말에서 캐릭터를 그 구분에 '맞춰' 넣으려고 했던 고민(...망상)들이 엿보인다.
그러나 좋은놈/나쁜놈/이상한놈의 제목이 배우와 역할의 특성을 일대일 매칭시키는 재미를 주기는 하지만, 꼭 그런 구조에 메일 필요는 없다. 어느 누구도 진심으로 다른 누군가의 편이 되지 않는데에 묘미가 있는 삼파전 - 힘이 비등하게 분산되어 관계의 주도권을 누가 잡을지 모르는 긴장상황에서 드러나는 각 캐릭터의 약점과 강점은 해석에 힌트를 더해준다. 고정적인 선악대결구도가 이상한 놈에 의해 깨어지고, 표층을 감싸고있던 좋은놈/나쁜놈/이상한놈의 포장지가 캐릭터간 관계에 의해 벗겨지면서 심층적인 면이 폭로되는 것이다. 츤츤대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독립군의 의뢰를 받아주는 좋은 놈 도원은 목표물에 대해서는 무자비한 손속을 지닌 나쁜 놈이고, 동시에 화려한 능력에 어울리지 않게 어눌하고 의지가 모호해서 이상한 놈이다. 나쁜 놈인 창이는 까놓고 보니 미친놈/불쌍한 놈(혹은 년..)이 되고, 이상한 놈 태구는 좋은 놈 인척 굴지만 사실은 사건의 원흉인 나쁜 놈이다. 결국 본질적으로 감독이 지향했던 것은, 세상의 어떤 인간도 처음 눈에 들어왔던 껍데기 그대로 전부가 아니며, 까놓고 들여다보면 이상하지 않은 놈이 없다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니, 잠깐. 사실 마지막건 내가 늘 추구하는 바다. 감독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스스로에 비춰 미루어 추측할 뿐이다.) 하긴, 그들 뿐이겠는가. 내 안에 수많은 내가 있어, '나'는 좋은 놈이기도, 나쁜 놈이기도, 이상한 놈이기도 하다. 그것은 내가 아닌 수많은 '너'들에게도 해당될 것이다.
- 개념적으로야 어떻든 마케팅 차원에서 보면 썩 팔기 좋은 상품이다. 제목의 간명하고 직관적인 구조. 웨스턴 소재 차용과 고전 오마쥬라는 스타팅 이슈거리. 각자의 영역에서 비등한 세 배우의 명성과 개성을 살려, 그대로 대조의 소재로 삼아 이야기거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 덤으로 칸에서의 호평, 국내 영화시장의 난감한 상황을 엮을 수도 있다. 일단 타이밍도 좋았다. 다크나이트는 2주 미뤄지고, 달리 경쟁할만한 건 없고. 이준익 감독님의 [님은 먼곳에]를 노리고 있기는 한데 이분은 스토리텔링에는 강하지만 비주얼에 박진감을 싣는 일은 거의 없으니 서로 완전히 다른 방향을 달린다. 한시적이지만 독주할 수 있는 타이밍을 얻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 어쨌거나 디워에 비교하는 건 말이 안된다. 심형래 감독 개인사의 드라마틱함과 열정의 시간은 존경하지만, 디워가 보여줬던 초보적인 연출/ 평면적인 캐릭터/ 고민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았던 전형적인 스토리/ 누구였는지 기억도 나지않는 배우의 연기/ 명성/ 식상한 슬랩스틱 개그/ 가당찮은 기대심리 마케팅/ 애국심 마케팅 등 대체 영화내적 구성요소 중 어느 부분에서 장점을 찾아야할지 난감한 영화랑 뭘 비교하겠다는지 모르겠다. 영화 외적인 요소에서 수많은 이야기거리를 제공해줬기 때문에 '내고 본 돈이 아깝다'라는 이율배반적인 소리는 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부하보다 부지런한 초딩보스 부라퀴의 몸부림이 아니었다면 진심으로 좀 화를 냈을지도 모른다.
-[놈놈놈]은 웨스턴의 탈을 쓴 액션 어드벤쳐물이다. 아니, 잠깐. 액션 어드벤처라고 하는 것도 좀 그렇고...그냥 김지운류. 쨌든 기본적으로는 여름용 오락물. 그러나 이걸 오락영화로 한정짓지 않는다면 훨씬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즐길 수 있다. 김지운이 가지고 있는 나름의 스타일, 과감한 장르 믹스, 배우의 개성과 아름다움에 대한 예찬적 극대화, 추상개념에 기반한 듯한 심미적 미장센. 스토리가 부실하다고 자꾸 까는데, '엠마'를 단순 메이드물로 취급하면서 '스토리 진부하네요 ㅋㅋ'라고 말하면 여러가지 즐길 수 있는 스펙트럼이 배제되는 것처럼, 김지운류 영화는 대사 외의 시각 정보에 좀더 비중을 두고 보는 쪽이 본인 스스로를 엔터테인하는데 적합하다.
- 물론 그렇다고 해서 스토리에 구멍이 뻥뻥 뚫린 채 영상미만 있으면 오케, 라는 건 절대 아니다. 그러한 인식은 한국 영화계에도 관객에게도 좋지않다. 단지 이러한 스타일의 연출이 유독 맞는 사람이 있고 안 맞는 사람이 있다는 것 정도는 인식할 필요가 있다.
내러티브 면에서 보았을 때, 이 영화는 가지고 있던 모든 설정을 세밀하고 풀어놓고 떠먹여주지는 않는다. 크리스토퍼 놀란 류의 강박적일 정도의 섬세함과 정교함이 있으면 그것 나름대로 좋겠지만, 영화에서 그런 부분들은 좀 나오려다가 말아버린다. 때문에 관객 입장에서 볼 때는 여기저기 큰 구멍이 뚫려있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그러나 그 '보여줌' 그 이면에, 캐릭터에 대한 일관되고 통일된 분석이나 이미지가 감독 머리 속에는 있다는 것은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보여주지않음'의 영역에 펼쳐져왔던 세놈의 인생이 '보여줌'의 영역에서 드러나는 것 만큼(혹은 그 이상) 있을 것 같다는 분위기- 모두가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동시에 그 사람 자신이 되지 않는 한 외부에서 바라보는 타인은 결코 온전히 다 알 수 없다는 인간적 한계 속에서 세놈의 접점을 그리려고 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런 분석(내지는 망상)의 풍부함이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비어져나온 어느 정도 빈틈은 각자의 상상력으로 메꾸면서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그러니까 자꾸 '빈틈있다'는 것만으로 디워랑 비교하지 좀 말아라. 디워는 캐릭터 자체가 다 클리셰에서 따와서는 딥한 분석이고 뭐고 없이 스토리에 질질 끌려다닌데다 사실은 그냥 부라퀴 땡깡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뿐이잖아. 하기사 주인공이 부라퀴고, 인간들이 모조리 듣보잡 엑스트라였으니...그 어떤 언어도 배제한 부라퀴의 가공할만한 예술적 몸부림을 독해하기에는 나의 괴수영화에 대한 감각이 일천하긴하지=_=) 그 보여줌과 보여주지 않음의 밸런스가 약간만 더 맞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또 너무 그렇게 정석대로 구멍 뚫어주면 오히려 빡빡해지는 면도 있을 것 같고. (한마디로, 구성을 또 너무 빡빡하게 잘해 영화 속에서 다 해먹게 되면 지금처럼 열린 텍스트로서의 기능을 하기는 힘들어진다.)
- 어쨌거나 모종의 심미안을 가진 감독이 세심한 관찰을 통해 배우의 외적 장점을 매우 잘 살린 영화로 기록되는 데는 크게 이견이 없을 것 같다. 상품이 완벽하고 완벽하지 않고를 떠나서 이 정도의 이야기거리를 생산해내고, 2차창작거리를 제공한다는 건 뭔가 관객에게 어필하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는거다. 너무 배우만 있는거 아니냐 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글쎄...일단 완성도를 떠나서 세상 어딘가에는 장동건, 이정재를 캐스팅하고도 한장면 뿜기지도 않고 재미도 없었던 [태풍]이란 영화도, 장동건을 사족보행하게 만들었던 천인공노할 짓거리를 하고도 이상한 CG로 80년대 영화를 만들었던 [무극]이란 영화도, 장동건을 캐스팅하고도 머리를 빡빡 밀어버렸던 [해안선]이란 영화, 장동건을 캐스팅하고도 친구에게 개무시당하다가 칼침이나 맞아죽는 찌질이 깡패로 만들었던 [친구]라는 영화도 있었다. 장동건 좋아하지만 CF나 토크쇼말고 영화에서 '아, 진짜 간지다' 이러면서 뿜겨본 적이 없는데,
배우 인생 미모 절정기에
정우월 꽃병헌
...을 만들어주다니,
그것만으로 일단 위대하다 ㅠㅜ 아, 진짜 배우 오덕 김감독, 인정! ㅋㅋㅋㅋㅋ (그런 의미에서 이젠 누가 제발 동건씨 각 좀 나오게 영화 찍어봐 제발 ㅠㅠ)
- 김지운 감독 씨네 21 인터뷰
남의 인터뷰를 보면서 사실은 저 사람이 내가 아닐까 싶은 걸 느낀건 태어나서 처음이다. 내용이나 만들어낸 작품을 떠나서 사고회로나 뇌구조가. 세 배우 너무 다 좋아서 어디에 버닝해야할지 잘 모르겠는 와중에 감독에게 꽂혔어...뭐, 뭥미 이 사람. OTL
네타 있어요^^
사랑을 찾아 기찻길을 어슬렁거리는 마적두목을 본 적이 있는가 지나간 사랑의 자취만을 찾아다니는 만주벌판의 검은 표범 나는 마적 두목이 아니라 아이돌이고 싶다 거침없이 달리다 온몸에 총 맞아죽는, 만주벌판의 흑표범이고 싶다
죽이고 나면 위대해지고, 죽고 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귀시장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있다 물욕에 찬 시장의 그 골목 어디에도 너는 없다 장물시장의 한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나에게 목숨을 담보로 굴려지고 있는 내 부하같은 놈들도 있는데
가오잡고 왔다가 찌질하게 갈 순 없잖아 사랑한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멍청한 폭발 속에 가뭇없이 사라져도 끈질긴 근성으로 타올라야지
묻지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이상한 놈을 쫓으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외곬수 집착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징그러운 지네가 잠을 깨워 턱이 덜덜 떨릴 때 그것을 위안해 줄 아무도 없는 보잘 것 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새삼스레 살만하게 보이게 하는건 사랑 때문이라구?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고독하게 만드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지 사랑한만큼 미쳐버린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지
너는 다이아몬드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다이아몬드를 사랑한다. 너는 마스카라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마스카라를 사랑한다. 너는 너 자신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너 자식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 나는 사랑한다.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가득 찬 것 같으면서도 텅 비어있는 내 빨간 이불에 건배
사랑이 외로운 건 운명을 걸기 때문이지 모든 것을 거니까 외로운거야 사랑도 이상도 최고를 요구하는것 최고가 된다는건 외로운 거야
사랑이란 어디서 끝날지 알수 없는 추격 추격의 마지막엔 내 것이 되나 부하들을 잃어도 사랑은 후회않는 것 그래야 사랑했다 할 수 있겠지
아무리 외로운 밤일지라도 한모금 술로 달래며 나는 쫓으리 메마르고 먼지나는 땅일지라도 거침없는 말발굽 소리로 그를 쫓으리 헌터에 마적떼 내 뒤를 휩쓸어도 쫄지않는 한 마리 흑표범되리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건 사막 어딘가에 윤태구가 살아있기 때문이야
사막인가, 바다인가 저 넓은 곳 만주 한복판 오늘도 말을 달려 너를 쫓는다 애증의 과거를 눈 앞에서 마주하다 그대로 죽게된들 또 어떠리
라~ 라라 라라라라 라 라 라 라라 라라~ 라라 라라라라 라 라 라 라라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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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러려던게 아닌데...
ㅌㅌㅌ 주인장 도망갔음. 찾지 마세요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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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것, 희귀한 것, 아름다운 것들이여, 오라!
by 절세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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