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여행
2009/07/30   그대여, 여행을 떠나자 [17]
2008/03/25   약간의...야식 테러...? [15]
그대여, 여행을 떠나자

그대여, 나와 인도에 가자

거리에서 만난 수많은 이야기들,
코를 찌르는 향신료 골목을 지나
손잡고 걷다 목이 마르면 길거리에서 파는 값싼 차이를 한잔 사서 마시고
흙냄새 나는 그 잔을 뒤로 던져 깨고는
유쾌하게 키득거리며 다시 길을 떠나자


사람 냄새 복작거리는 시가지 골목에서
펄럭거리는 화려한 색채들에 눈이 휘둥그래지다가도
피안의 영혼들이 거쳐가는 저 평온한 갠지스 강의 저편을 보면서는
삶과 죽음에 대해 명상할 수 있는
바라나시, 그곳에 가자



그러다 사람에 지치고 여독이 올라
이 어깨의 짐을 내려놓고 싶을 때면
밤 버스를 타고 히말라야가 가까운 네팔에 가자



고요함과 평온함 속, 빛나는 햇살에 포근히 감싸 안겨 산등성이를 걷다가
해가 저물녘 불빛이 어스름히 떠올라오는 곳에 가방을 내리고
민박집 아가씨가 끓여다 준 양젖에 따끈한 차라도 한잔 타 마시면서
지는 해가 안나푸르나의 꼭대기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그날 마지막으로 타오르는 모습을 보자



빨갛게 익은 안나푸르나의 능선 위를 새 떼들이 일렬로 날아갈테고
그 다음으로는 밤 하늘에 별이 뜨겠지
그 별을 헤면서 그리운 이야기들과
혹은 그리운 이들의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다보면
우리는 마치 정겨운 집에서 한번도 떠나보지 않은 어린아이들처럼
외롭지 않게 잠들 수 있으리


나와 같이 피렌체에 가자
그 아름다운 도시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과
사랑과 배신과 정치와 음모와 음식과 예술이 있었고
지금도 얼마나 아름답게 반짝거리고 있는지 감탄하며 이야기하다가


어린 시절에는 오직 한번에 한 스쿱밖에 허용되지 않던 젤라또를
한 끼에 다 먹지도 못할 만큼 사들고는
밑으로 아르노 강이 흐르는 다리에
사이좋게 마주보고 걸터앉아 보는 건 어떨까
다 먹기도 전에 녹아 떨어지는 그걸 허겁지겁 핥다가
콧잔등에 묻힌 서로의 얼굴을 보고는 나이가 몇인데 그러냐며
배 터지게 웃다 강으로 떨어질 듯 휘청거려보는 것도 좋겠지



그대여, 나와 아직 가보지 않은 곳들에 가자
지평선까지의 거리를 가늠할 수 없다는 케냐의 초원과
오직 열사의 모래와 바람 그리고 태양뿐인 이집트의 사막과
에게해에 홀로 고립되어있으나 그 이상 아무 것도 필요하지 않을,
아름다운 꽃과 바다의 산토리니와
저 먼 우주의 닿지 않는 별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들에 가보자


아무도 우리를 알아보지 못하는 곳에서
우리 자신조차 스스로를 잊고
모든 것들로부터 더할 나위 없이 자유로워지기를
나 이토록 바라고 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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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번 휴가에 해외로 나가지 않는 것은
나가면 나가는대로 카드의 한도까지 긁고 또 긁고 또 긁을 것 같아서다.
아름다운 브뤼셀과 브뤼헤에서는 몇 백 유로를 서슴지 않고 써버리지만
볼 것 없는 촌동네 카이저스라우테른에서는 양손에 짐을 5KG씩 들고도
택시 한 번 타지 않는 '냉혹한 지갑의 나'라서 그런거다.
그런거다. 단지 그 뿐이다. 진짜 그런거다.

내가 집에 콕 쳐박혀 있을 거긴 하지만
그건 돈이 없어서도 아니고
피곤해서 여행하는 상상만으로도 지쳐버려서도 아니다.
나가면 이번에는 그릇박스가 아니라 모자를 10박스쯤 손에 넣은 뒤
돌아올 길이 막막해지면 핑계김에 모자를 팔아
아무데나 눌러 앉아버릴 것 같아서다.
한두개 샀다 팔았다 하는 수준이 아닐 것 같아서다.
진짜다.




by 절세마녀 | 2009/07/30 01:10 | 중앙광장:방랑자의피리소리 | 트랙백 | 덧글(17)
약간의...야식 테러...?

이른 아침에 아는 언니가 이태리에 여행을 다녀오겠다며 혹시 이번 기회에 뭔가 필요한게 있다면 구해다 주겠다는 고마운 연락이 왔다.

마녀: 오오, 어디 어디 가는데?
언니: 로마랑 피렌체랑 베니스랑...밀라노는 시간이 없어서 하루 정도?
마녀: 좋겠다. 나도 짐가방에 싸서 어떻게 좀...(굽신)
언니: 아무튼 뭐 필요한거 있으면 말해 봐. 구해다 줄게.
마녀: ......정말?
언니: 그래.
마녀:
나는...






피렌체...






언니: ......
마녀: 로마...
언니: 좀, 내가 들고 올 수 있는 걸로 말해.
마녀: 베니스도 좋아. 주머니에 넣어서 가져와 줘.
언니: 어이, 어이


마녀: 어제 동생이 동유럽 여행 계획을 짜면서 루트를 너무 많이 넣어놨길래
언니: 오호
마녀: 나라면 싸돌아다니느니 피렌체 돌바닥에 눌러붙은 껌딱지라도 될수만 있다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겠다고 했어.
언니: ......
마녀: 혹시 너무 싸다고 생각하는 거야?
언니: ...영혼까지 안 팔아도 갈 수 있짆아.
마녀: 응...진심이라 나도 모르게 그만.


언니: 아무튼 그래 진짜 필요한 건?
마녀: 물론 있지. 이를테면




피자!!!!!





스파게티!!!!!





플로렌스풍 스테이크와 끼안티!!!!!





칸투치니!!





그리고!!!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이스크림;ㅁ;ㅁ;ㅁ;ㅁ;ㅁ;ㅁ;ㅁ;!!!!!!!!













울면 지는 겁니다. 지는거야!! 지는 거라고!!

...라곤 해도 어디 가야하냐고 묻기에 사진 꺼내서 들여다 보다가 아이스크림의 성지, 로마의 간지에 당해버린 전 이미 울고 있지만 ㅠㅠㅠㅜ



죄송. 제가 일부러 이러는게 아니라...
...
...


.....

일부러에요...






by 절세마녀 | 2008/03/25 01:10 | 중앙광장:방랑자의피리소리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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