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피겨
2009/10/18   김연아 프리 세계신, 나 지금 말이 안 나와.. [23]
2009/10/17   시작부터 클라이막스야 ㅋㅋ우린 이제 다 죽었어ㅋㅋㅋ [40]
2009/04/08   제왕이 복귀한다 - 예브게니 플루셴코 [14]
2009/03/29   연아, 레전드 오브 레전드로 올라서다 [15]
2009/03/29   연아 만세 [10]
2008/12/13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 [11]
2008/12/07   연아가 우승하는 꿈 꿨다 [8]
2008/12/04   티켓링크...잊지 않케따.. [7]
2008/03/24   사랑을 찾아 떠나는 왕비님, 예카테리나 고르디바 [12]
2008/03/21   2008 피겨 월드챔피언들의 신기술 [61]
김연아 프리 세계신, 나 지금 말이 안 나와..

ㅋㅋㅋㅋ
우리 여왕님이!!!
그렇게 지구인들에게 희망을 주려고!!!
너그러이 점프도 하나 뺐거늘!!!


-에릭봉빠르 김연아 FP 한줄 관전평-


여왕님, 왜 그러셨어요 ㅋㅋㅋㅋ

ㅋㅋㅋㅋ여왕님, 왜 그러셨어요. 그러면 같은 인간으로 보일 줄 알았나여ㅋㅋㅋㅋ점프도 하나 안 뛰었는데 ㅋㅋㅋㅋ지금 내가 본건 대체 뭔가여ㅋㅋㅋㅋ지금 이게 뭐하자는 플레인가여ㅋㅋㅋㅋ이게 지금 시즌 첫 경기라는거 알고는 있는 거임?ㅋㅋㅋㅋ솔직히 말해봐 ㅋㅋㅋㅋ시즌 첫 경기에 너무 올클린하면 시즌 막판에 완전체가 되서 우주로 날아가려던 계획이 들통나니까 그런거지?!ㅋㅋㅋㅋ믿어드릴 테니까 그냥 월드베스트 기록 세운 정도로 만족하시죠 ㅋㅋㅋㅋ 여왕님의 앞으로 남은 긴 인생 중에 레전드한 프로그램은 또 나올테고, 그렇게 길게 놓고 본다면 뭐 그깟 5점짜리 점프 하나 별거 아닐테니까ㅋㅋㅋㅋ

아, 나 방금 '앞으로 여왕님 또 레전드 나오겠지?'하고 생각하곤 그것만으로도 혼자 너무 설렜음 ㅋㅋㅋㅋ



하기사 이쯤되면 점수같은 건 의미가 없지ㅋㅋㅋㅋ아니, 누가 우리 여왕님을 감히 점수로 평가한단 말인가여?ㅋㅋㅋㅋ아 진짜 얘가ㅋㅋㅋㅋ이나바우어 다음에 그냥 더악도 아니고 2-2-2(더블악셀-더블토룹-더블룹)콤비네이션이 말이 되냐는 ㅋㅋㅋㅋ 게다가 하나는 터노야 ㅋㅋㅋㅋ게다가 오늘 무슨 연느님 개인기 총출동ㅋㅋㅋㅋ베스트 앨범도 아니고 ㅋㅋㅋㅋ유나바우어, 유나카멜에 마성의 3러츠-3토점프 ㅋㅋㅋㅋ의상이 좀 평범한게 아닐까 싶었는데 목에서 허리까지 연결되는 여성스러운 라인을 고스란히 보여줄 뿐만 아니라 ㅋㅋㅋㅋ누구 말마따나 뒷태 작렬 ㅋㅋㅋㅋ아 너무 예쁘다 ㅋㅋㅋㅋ



어쩐지 오늘은 무지하게 피곤해서 2그룹이 프리스케이팅을 시작하기 직전에 TV를 켜기는 켰는데 보자마자 졸기 시작해서...깨니까 나가노 유카리가 연기를 끝내가고 있었지 뭐임. 원랜 다른 선수들 것도 다 챙겨봤었는데 내가 여왕님 연기 보다보니 참 자비심이 없어졌구나 하고 반성하고 있던 차에 ㅋㅋㅋㅋ이건 뭐 ㅋㅋㅋㅋ야 ㅋㅋㅋㅋ2위랑 36점차라니 ㅋㅋㅋㅋ이건 자비심이 없는 수준이 아니라 ㅋㅋㅋㅋ점프 한 두세개 더 빼도 못 따라올 듯ㅋㅋㅋㅋ프로토콜에 평소에 4받던 스핀이랑 스파이럴이 레벨 3이라매? ㅋㅋㅋ그럼 점프 안 날리고 레벨4받으면 도대체 어떻게 되는거야?ㅋㅋㅋㅋ졸려서 이젠 말도 안 나오는데 난 그냥 프로그램만 계속 돌려보고ㅋㅋㅋㅋ여왕님, 제발 저 잠 좀 잡시다 ㅋㅋㅋㅋ



다른 선수들이 뛰어넘을 수 없는 연아의 장기는 점프를 잘 뛰고, 팔을 부드럽게 쓰고 그런게 아니라 ㅋㅋㅋㅋ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소화하는데서 시작되는 그 압도적인 아름다움에 있다긔 ㅋㅋㅋㅋ 자세히보고 채점을 해보니 오 괜찮네? 이게 아니라 일단 반하고, 그 다음에 허둥지둥 점수를 맞춰보게 되는 정도의 차이랄까 ㅋㅋㅋㅋ 기술적 완성도, 감성을 몸짓을 통해 전달하는 능력에 더불어 승자의 여유까지 붙었으니 대적할 상대가 없는 것이 당연하다 덤으로 미모와 미체형도 ㅋㅋ한 군데도 빠지는 데가 없는 문자 그대로의 '이상적인 여자 싱글 스케이터'랄까ㅋㅋㅋㅋ근데 그런 총체적인 미적집합을ㅋㅋㅋㅋ 트악 두세번 더 뛴다든가, 이미 이런 걸로 해결이 되는 문제가 아니지ㅋㅋㅋㅋ



이젠 그저 존재 자체가
불가능한 꿈이 되버렸어ㅋㅋㅋㅋ





[2009 에릭봉빠르 김연아 프리 거쉬윈 협주곡]









by 절세마녀 | 2009/10/18 04:38 | 무대뒤편: 야외 공연장 | 트랙백 | 핑백(1) | 덧글(23)
시작부터 클라이막스야 ㅋㅋ우린 이제 다 죽었어ㅋㅋㅋ

내가 이 표현을 여기 쓸 줄은 몰랐지ㅋㅋㅋㅋ

막장 드라마 비웃을 때나 쓰던 말이었는데 말야 ㅋㅋㅋㅋ정말이지 실제 상황에 쓸 줄은 몰랐어 ㅋㅋㅋㅋ근데 사실이잖아 ㅋㅋㅋㅋ우린 이제 다 끝났어 ㅋㅋㅋㅋ이 겨울 다 말렸어 ㅋㅋㅋㅋ 여왕님 뭐임 ㅋㅋㅋㅋ 점수를 보아하니 이제 심판들도 연아가 그냥 레벨이 다른 존재, 4차원도 아니고 10차원에서 건너온 존재라는 걸 깨달은 듯 ㅋㅋㅋㅋ와씨 ㅋㅋㅋㅋ '피겨의 모든 것'이라니 SBS 방송 이름 잘 붙였네. 그래, 뭐 연아 하나면 피겨의 알파에서 오메가가지 다 설명되지.

여왕님, 지금 아이스쇼하러 마실나왔나여!! 님이 한창 때 제냐인가여!! 왜 남들 긴장해서 시합하는 빙판 위에서 혼자 음악 타고 놀고 있나여 ㅋㅋㅋㅋ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아 진짜 표정연기 왤케 쩌나요. 총 맞은 척 하더니 돌아서서 씩 웃고 지금 장난하나여. 피겨가 아니라 SBS에서 연기대상 받을건가여!!! 이렇게 오밤중 한가운데 전세계 피겨 팬들의 심장을 쥐었다 놨다 할건가여!! 내가 지금 심장에 한 두방 맞은게 아니네여. 심장뿐인가여?


아, 진짜 어떻게 사람이 말야!! 기대를 하면 그 기대를 매번 뛰어 넘어버리냐고!! '그까짓걸 기대라고 하냐, 나에 대한 너의 믿음은 고작 그정도냐', 지금 나한테 이러는 건가여!! 고작 우승 정도의 '초라한 기대'를 했던 절 이렇게 뻘쭘하도록 만들건가여!!!ㅋㅋㅋㅋ와 씨 ㅋㅋㅋㅋ

시작하자마자 음악이 차오를 때를 기다릴 틈도 없이 팔 쓰..쓰..쓸어내리는데 기존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처연함+우아함+섬세함에 섹시함*3까지 더해져서 나는 그저 넋이 나갔긔. 근데 그 관능적인 미소가 뭐랄까 너무 그냥 예쁜데다 우아하고 격조 있어 ㅋㅋㅋㅋ그게 대체 19살에 가능한거냐 ㅋㅋㅋㅋ처음 콤비네이션 점프하는데 속도와 정확도는 남들의 두배, 아름다움은 한 3배쯤. 앞에서 누군가의 두통스핀을 보고 머리가 아파오려던 참에 여왕님 당신은 왜 스핀에 그저 스텝하는 것까지 아름다운거임 ㅠㅠㅠㅠ 음악 솔직히 별로 기대 안 했었는데 007 생각보다 엄청 매력있는 편곡이 된데다 안무도 쩔어 ㅋㅋㅋㅋ


왜들 이래 ㅋㅋㅋㅋ 살짝 쇼맨십이 가미된 능수능란한 섹쉬미 철철 흐르는 연기는 다 무슨 의도야 ㅋㅋㅋㅋ 윌슨, 오서!! 당신들 그렇게 목숨 안 걸어도 이미 연아는 우주레벨이란 말야 다른 선수들은 어쩌라고ㅋㅋㅋㅋ 아 쫌!!


ㅋㅋㅋㅋ
지구인에게!!!
희망이라는걸 !!!
약간은 남겨줘야지!!!
ㅋㅋㅋㅋ




아까 새 시즌 의상 가지고 고인돌같다고 뭐라 그런 사람들 뭐냐는 ㅋㅋㅋ우리 여왕님이 걸치면 거적떼기를 입어도 다 선녀들입던 드레스 된다는게 진리란거 몰랐나여!!! ㅋㅋㅋㅋ 아니면 그 선사시대에는 선녀들이 살았던거임 ㅋㅋㅋㅋ그냥 믿으라는 ㅋㅋㅋㅋ

결론은 올 겨울은 아작났다는 거. 시작부터 레전드를 뽑아내는 우리 연아. 어차피 크리스마스면 닥터도 돌아올테고, 내 겨울은 피겨에 여왕님에 예약당해있음 ㅋㅋㅋㅋ 몰라 ㅋㅋㅋㅋ 분명 아마 지금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생각하고 있을걸.


'여왕님, 그냥 제발 절 쏴주세여 ㅋㅋㅋㅋㅋ'



[2009 에릭봉빠르 피겨 그랑프리. 김연아 SP 본드걸 007. 무해설판]




[2009 에릭봉빠르 피겨 그랑프리. 김연아 SP 본드걸 007, SBS판]



새벽 4시가 넘었는데 무한재생하고 있는 나를 누가 좀 말려줘 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






by 절세마녀 | 2009/10/17 03:30 | 무대뒤편: 야외 공연장 | 트랙백 | 핑백(1) | 덧글(40)
제왕이 복귀한다 - 예브게니 플루셴코

은퇴하고 프로로 전향했던 제냐(예브게니 플루셴코)가 복귀한다.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을 목표로 다음 시즌부터 돌아온다는데 아래 동영상이 최근 FS 프로그램인 탱고.




클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술적 난이도가 막 높고 그런 프로그램은 아닌데 엄청 재밌다ㅋㅋㅋㅋ강렬한 음악 때문과 함께 순식간에 좌중을 휘어잡는 동작, 녹슬지 않은 연기를 보고 있으면 그 참...그래, 시의원 생활이 어땠소? 아무렴 빙판 위에서 끼를 떨며 좌중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보다는 제법 지겹지 않았는지? 쿼드 연습을 하고 있다는데 부상은 괜찮소? 남싱들의 춘추전국시대를 지켜보면서 나는 그대가 꽤 그리웠다오. 그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네 칼로 자른 듯한 4-4점프나 4-3-2 같은 것들이나 빙판 위에서 넉살좋게 개그를 할 수 있는 여유 같은 것들 말이오. 전성기가 아니면 어떻소. 그대는 이미 빙판 위의 정ㅋ벅ㅋ자이며, 차르이며, 모짜르트이며, 기타 등등 블라블라 웟에버 에브리씽 그리고 모든 것인데.



카르멘, 2002 솔트레이크 올림픽 LP



'남싱들은 지금보다 더 쿼드를 뛰어야 한다'고 말했을 때, '피겨는 오직 점프'라는 식으로 곡해되지 않을 수 있는 넉넉한 예술성을 구비한 유일한 인간이 돌아온다니 정말 기쁘다.


Tosca, 2006 토리노 올림픽 SP



피겨 선수들을 해리 포터 시리즈의 등장인물에 매칭시켜보자는 FSU의 모 쓰레드에서 그는 '볼드모트'로 낙점되었다고 한다. 이유는 '모두가 돌아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존재'라서 ㅋㅋㅋㅋ. 그럴싸하지 않은가? 그도 그럴 것이 맨 위에 올려둔 최근 프로그램 좀 보라는...빙판 위에서 그냥 룰루랄라 놀고 있네. 지난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여싱들 경기를 주로 봤더니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남싱에 비하면 여싱들은 정말 몇몇을 제외하고는 빙판 위에서 넘어지는 걸 보기가 조마조마한데 제냐를 보고 있으면 그럴 걱정이 하나도 안 든다. 그냥 평지에서 춤을 추고 있는 듯, 모든게 물 흐르듯 너무나 자연스럽다.



니진스키에의 헌정, 2004. 러시안 내셔널 LP



세상 좋구나, 이거 구하기 어려웠던건데 이제는 고화질이 막 돌아다닌다. 연아야, 전에 했던 말은 취소할게. 제냐가 돌아온다니까 바로 남싱가는 건 좀 그렇고, 여싱에 좀 더 있자. 그리고 올림픽 갈라쇼에서 꼭 둘이 같이 커플댄스 추는거야.ㄲㄲㄲ





by 절세마녀 | 2009/04/08 23:26 | 무대뒤편: 야외 공연장 | 트랙백(1) | 덧글(14)
연아, 레전드 오브 레전드로 올라서다


그래, 대회가 전체적으로 점수가 좀 후하다는 느낌은 들었다. 프로토콜 아직 안 봤지만 작년같으면 190 근처에 못 올 것 같은 선수들도 기본으로 시즌베스트를 깔고 190 좀 받더라. 그래서 생각했지. 그래, 다 좋아. 좋으니까 우리 공평하게 연아도 점수 후하게 주는거다. 아니, 후하게까지는 바라지도 않으니까 연아만 가재눈으로 봐서 깎기 없음!

마지막 조 경기 중계를 마음 졸이면서 보고 있는데, 마오는 새로 바꾼 의상이 너무 좋았고, 그래, 의상이 참 좋았지! 의상이 참 내 취향이었어!! 전의 까만줄 벨벳 의상보다는 훨씬 몸매의 단점은 감추고 장점은 잘 살려주더라고. 그래서 저런걸 우리 연아 입혀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봤다. 장기인 경쾌한 스텝은 좋았다. 안도는 간만에 클린한 연기로 돌아오면서 마음을 흐뭇하게 했고, 로셰트는 ...어...미안...잘 기억이 안난다. 이렇게 말하면 그렇지만 배 아나의 해설이 인상깊었다. '어떻게 보면 어제에 비해 좀 외로운 경기였네요.' 음악도 조용조용하고, 안무도 조용조용하고, 아무튼.

그러고나서 긴장해서 보는데, 왜, 어제 컨디션이 그렇게 좋은 경기를 보았으니까 오늘도 잘 할거라고 믿기는 믿는데 그래도 혹시나, 응, 혹시나 하는게 있잖아. 근데 시작할 때 잡는 표정하며 그 부드러운 연기, 와, 그 처음에 팔 뻗는 동작 하나가 관록있는 발레리나처럼 우아하고 사랑스럽고. 쇼트에서의 완벽한 컨디션이 프리까지도 온거 있지. ㅎㅇㅎㅇㅎㅇ, 세헤라자데가 내내 죽음의 무도보다 좀 약해서 좀 아오안이었는데 오늘은 정말 좋았어. 너무 사랑스러웠다. 음악을 제대로 타는 스케이터가 오늘따라 거의 없었던 가운데, 진짜 독보적으로 빛이 나는 연기였어. 아니, 긴장 풀고 연기하는 선수가 연아밖에 없었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연아가 이상한거다. 피겨 영상 왠만큼 봤지만 실력 되고, 연기 되고, 덤으로 끼에, 얼굴에, 몸매에, 대인배적 마인드, 드라마틱한 스토리까지 갖춘 애가 피겨계의 사막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한국에서 나온건 이건 뭔가 잘못된거다. 잘된 잘못이지만. ㅋㅋㅋㅋㅋ

확신하건데 심판진이 그녀의 플립에 어텐션을 준건, 그렇게하지 않으면 다른 선수들이 너무 기죽을까봐서다. 뛰다만 트살? 사실 연아는 트리플 살코를 뛴게 아니라 그저 새로운 스타일의 연기를 한 것 뿐이다. 연아가 마지막 플라잉 콤비네이션 스핀을 그냥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처리한건 그렇게라도 하지 여지를 남겨두지 않으면 자신이 인간이라는 걸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너무 퍼펙하면 올림픽에서 뭔가를 또 보여주기가 너무 힘들지 않겠나 말이다. 얘, 200점 턱걸이도 아니고 207점이 뭐니 ㅋㅋㅋㅋㅋㅋ 안되겠다, 연아야. 너 여싱 판에 계속 있다가는 신인이고 라이벌이고, 그들도 나름 세계 정상급 선수들인데 본의 아니게 다 평민으로 만들어버리겠다. 제냐가 현역이었으면 제냐랑 손잡고 남싱, 여싱, 댄싱, 페어 다 평정하는건데 그러기는 째끔 늦게 태어났으니까 아쉽지만...그냥 남싱가야겠다. (그럼 이제 남싱도 중계 해주겠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 신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국가 나올 때 또 괜히 울컥해서 눈물이 핑 도는 것이..하늘도 울고, 연아도 울고, 나도 울고, 엄마도 울고, 문자 왔는데 여우비님도 우셨단다. 이런 눈물이면 가히 마음껏 흘려도 좋다.


by 절세마녀 | 2009/03/29 13:07 | 무대뒤편: 야외 공연장 | 트랙백 | 덧글(15)
연아 만세

아자 아자 아자 !!!!!!!!!!!!!!!!!!!!!!!!!!!!!!!!!!!

문득, 어울림에서 치뤄졌던 그랑프리 파이널이 떠오른다.


클릭

연아 프로그램 중에서는 세헤라자데보다 죽음의 무도를 더 좋아했었고, 그래서 그 표를 구하려고 애를 썼었는데 아는 사람은 알다시피 그 때 티켓링크 접속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워서 표를 구할 수가 없었다. 그런가하면 다니는 회사의 브랜드 중 하나가 연아를 스폰싱하기도 해서 우리 팀에 표가 두장 떨어졌었는데, 가위 바위 보에서 지는 바람에 표를 눈 앞에서 놓쳤던 아픈 기억이 있기도 하고.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은 피겨의 피 자에도 관심이 없는 주제에 연아쇼라고 암표장사를 하겠다고 나서서 난 또 마음이 쩔었었지.. 뭐 여튼, 중요한건 나는 쇼트는 못 봤고 어떻게 어떻게 표를 구해서 프리는 봤다. 3층이긴 했지만 심판석 방향 정가운데. 피겨 처음 보러간건 아니지만 그런 위치에서 보기는 또 처음이라 나름 긴장하고 흥분해서 사진기에 삼발이까지 들고 갔었는데, 정작 사진은 보느라 정신없어서 거의 안 찍었다.

사진 플래쉬 터트리지 마라, 조용할 때 느닷없이 고함치지 마라, 응원이 아니라 콘서트장에 떼창하러 왔냐 등등 진짜 기본적인 관객매너에 관련된 이야기에서부터 과민반응론까지 별 이야기가 다 올라오던 그 때 또 하나 갑론을박하던게 빙판에 인형이나 꽃 던지는 거였다. 사실 뭐 원래 자기가 응원하는 선수 프로그램 끝나고 가볍게 꽃이나 선물 던지는 정도는 용인되는 수준인데(안 그러면 화동들은 뭐하러 대기시켜놓겠음)...단지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인형비 쏟아져내리는 수준이 레전드급이어서 모두가 깜짝 놀랐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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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인형비가 아니라 거의 장마 수준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뭉클해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저 신기해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광기가 아니냐며 기겁하기도 했었는데, 어쨌거나 우리나라에서 다시 보기 힘든, 아니 전무후무한 장관임에는 틀림없다. 나는 어느 쪽이었냐면...동생과 함께 감자탕을 먹으며 쇼트 경기를 보다가 클린한 쇼트에 감동한 나머지 먹던 숟갈을 내려놓고, 당시 유행하던 수면양말과 장갑을 사 카드 한장 써서 둘둘 말아 가슴에 꼭 껴안고 다음날 경기장에 간 쪽이었다.
(그게..인형은 고아원에 가져다 줄거라잖아..우리 쿨시크한 연아가...
나는 수면양말 같은거 없어도 되지만 연아 발은 소중하니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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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말이 나왔던 인형비에는 '아름다움'과 혹은 압도적인 '능력'에 대한 순수한 열광 한 98%에 미량의 군중심리가 뒤섞여있기는 했겠지만 그것 뿐만이었던 것은 아니라고 본다. 나한테는 말이지, 이런 식으로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그게 '눈물'처럼 보였다.

피겨팬들의 눈물.

그게 참..생각해보면 우습고도 우울한 상황인 것이, 그파가 어울림에서 개최되는 과정 자체도 참 어이없었지만, 좀더 생각해보면 그 어울림 그랑프리 파이널 이전까지는 저정도 급의 선수가 국내에서 국제경기를 가져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말이 된다. 세계 정상급의 선수가 홈팀에서 성원받는게 익숙하지 않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코미디다. 마이너스포츠였던 탓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언론에서만)라이벌(로 미는)은 홈에서 지원받아가며 연습하고, 홈에서 경기하고, 홈에서 팬들한테 사랑받고 예쁨받으면서 다음 경기 준비하고 그러는데, 이쪽은 홈 관객들의 응원에서 힘을 얻는다든가, 홈의 안락함에서 힘을 얻는다든가, 홈 어드밴티지를 얻기는 커녕 늘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다른 나라, 다른 진영에 가서 홀로 섰어야 했던 것이다. 어쩌면 이미 경기장 측면에서는 캐나다가 더 속 편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경기가 끝나면 잘하는 선수에게 의례껏 보내는 박수와 어디든지 따라가는 승냥이무리의 환호가 있기야 했겠지만, 그 이상의 전폭적인 애정과 신뢰가 담긴 자국팬의 열광적인 박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파 때가 유일하다.

팬들에게도 마찬가지인게, 저 정도 선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그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 않은가 말이다. 국내 인프라가 부실하다보니 1년에 한달이나 국내에 있나, 연습은 허구헌날 캐나다에 가서 하지, 대회는 다른 나라에서 하지, 공연은 가뭄에 콩나듯, 그것도 한번은 불나서 취소되고, 중계는 스브스나 아프리카 동영상으로 볼 수밖에 없지, 내다 놓은 자식도 아닌데 유일한 약점은 국적이고, 심판 판정에서 부당하게 밀리면 그것만큼 서러운게 없는데 그걸 뭐 어떻게 해줄 수도 없지. 동시에 경기장에 따라다니기 어려운 국내 팬의 경우, 그녀는 신문이나 뉴스나, 인터넷 동영상으로만 존재하는, 3차원이되 2차원으로 만날 수밖에 없고, 그래서 가지고 있는 애정의 크기에 비해 그 마음을 전달하기는 정말정말 어려운 존재였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위 영상을 보면서 좀 울컥했었다. 임계점을 넘은 팬들의 마음이 한순간에 폭발적으로 표출되는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아, 정말 그동안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말해주고 싶었을까.



너, 아름다운 것들을 꿈꾸게 해주어 매우 고맙다고,
정말로 보고 싶었다고,
지금 이렇게 장미꽃과 인형을 던지는 걸로 마음을 대신할 수밖에 없지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잊지말라고,
세계 어디를 가든 너는 혼자가 아니라고



새벽까지 일하고 비척비척 들어와서는 비몽사몽 자다가 간신히 일어나, 동생과 함께 정말 절정의 물이 오른 죽음의 무도를 보았다. 쇼트를 클린한 연아는 정말 넘사벽이었다. 팔동작은 더 우아해졌고, 점프나 스핀, 스파이럴은 이론의 여지가 없이 깨끗하고 빨라졌다. 스텝은 더 박력있어졌는데, 오히려 카메라가 사이드에서 잡느라 속도감이 줄어 보여서 애석했다. 경기 보고 도로 기절하듯 자는데 정말 너무 행복하더라.




아침에 기어 나오는데, 때마침 수퍼마켓 앞에 짐을 내리던 아저씨들 두분이 싱글벙글 웃으며 주고받는 말이 들려왔다.

'연아가 세계 신기록이라매? 하여간 참 잘해.'
'그러게 말여, 난 요즘 걔 하는 것만 보면 괜히 그냥 힘이 나'.

그 말을 듣는 나도 괜히 신이 났다.




아아, 부디 오늘 프리도 무사히 성공하기를.
나는 그 때의 그 마음으로 오늘의 너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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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절세마녀 | 2009/03/29 04:44 | 무대뒤편: 야외 공연장 | 트랙백(1) | 덧글(10)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


그렇다.
2008년 그랑프리 파이널 여싱 쇼트가 시작될 때
나는 동생과 함께 감자탕을 먹고 있었다(...)


티켓링크의 두번에 걸친 예매 오픈에 오직 '식빵'만을 연발할 수 있었던 나. 두자리 예매에 자동좌석으로 설정하고 카드결제버튼까지 눌렀는데 '연석이 없습니다ㄲㄲㄲ'이렇게 튕겨내는 티켓링크 이늠들 ㅠㅠ 이후로도 손에 들어올 기회가 있었지만 사다리타기를 날린다든가 기회를 날린다든가하면서 결국 주일 내내 빈손으로 저기압인 상태였다. 그랬던 난 그저 티비가 없었을 뿐이고, 그래서 마침 놀러온 동생과 밥을 먹으러 나갔다가 감자탕 집에 들어갔는데, 또마침 우리가 앉았던 바로 앞 자리에 대형 TV가 있었을 뿐이고, 나는 자연스레 리모컨을 잡고 채널을 스브스에 맞췄을 뿐이고, 볼륨을 올리다가 지나가던 종업원을 붙들고 아저씨 여기 음악 조금만 줄여주면 안되나여 하고 졸랐을 뿐이고...그렇게 보는데


식빵...이건 뭐 내 수능 칠 때만큼 후덜덜 떨리나여..


예전에 팬질하던 거야 이역만리 먼 곳에서 벌어지는 시합을 뒤늦게 영상으로 챙겨보거나, 진짜 오래된 보석들을 찾는거라 느긋하게 즐기면서 이건 뭐가 어떻고 저떻고 할 여유가 있었지만,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서 것도 기대되는 자국 선수가 등장하는 그랑프리 파이널은...내가 대체 그놈의 감자탕집에서 감자를 먹는지 뼈다귀를 먹는지, 면사리를 입으로 먹었는지 코로 먹었는지 모르겠더라.


시끄러운 와중에 반쯤 정줄 놓은 상태로 여싱을 보고 있으니 (다른 선수들이야 좀 편하게 보면 되지만) 마오가 3-3을 제대로 뛰었는지, 플럿츠를 뛰었는지 잘 보이지가 않는거라. 점프 미스를 제외하면 분위기만은 이번 시즌 중 가장 산뜻하게 프로그램을 마쳤기에, 나는 또 약간 후덜덜한 마음이 될 수밖에 없었지. (연아를 못 믿어서가 아니라 혹시나 같이 정줄 놓은 심판이 얼마나 퍼줄지 믿을 수가 없어서) 여튼 연아가 처음으로 국내에서 국제대회에 나간거니까 주변에서도 관심들이 대단하고, 아는 사람만 알아듣겠지만 요즘 피겨갤러리는 한참 프린세스 츄츄 방영할 당시에 츄츄동맹이 규모가 10만 단위로 늘어난 것 같은 맹렬한 탐구와 팬심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것으로 보인다.





며칠 전에 꾼 꿈은 프리였으니까 그렇다치고, 피겨갤 눈팅하다 나왔던 다른 여러 가지 이야기들도 나는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 아니니까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일단 넘어가자. 그건 그렇고 스브스는 왜 카메라 워크가 이지경인지 모르겠다. 솔직히 말해봐. 평소에 관심 없었지?, 그랬던거지? 피겨뿐만 아니라 무용이나 공연 쪽 카메라 잡는거 연습 안 했지? 스텝 시퀀스를 왜 저 먼 공중에서 잡나여, 여싱들 스파이럴하는데 꼭 정면 반대 방향에서 잡아야겠나여, 점프 어디서 뛸지 감이 안오나여, 대체 한 카메라로 몇 분이나 밋밋하게 통짜샷으로 갈건가여, 활주하면 활주하는 처음부터 끝까지 주우욱 따라가는 지루한 샷은 뭔가여, 전신 줌 어디서 어떻게 들어가얄지 정말 모르겠나여, 사전에 선수들 프로그램 예습 안했나여, 그래서 어디가 포인트인지 정녕 모르겠나여, 좀 제대로 못하나여! 그리고 이거 나름 국제피겨경기인데 자꾸 연아팬을 위한 아이스쇼처럼 화면 구성 할건가여, 진짜 이러긴가여? 시청률...당연히 신경써야할 부분이겠지만 그래도 뭔가 이건 국제대회의 격에 맞지 않는다 싶을 정도로 과도하게 밀착 취재 하긴가여?

아...방금 써놓고 알았다. 난 스브스가 평소처럼 '중계'방송을 해주길 기대하고 보고 있었는데 얘들은 은근슬쩍 '독점취재'방송을 해버린거다. 중계방송을 기대하는 눈으로 취재방송을 보고 있으니 답잖게 화면이 호들갑을 떠는 것처럼 보이고, 그 호들갑에서 뭔가 총체적인 미숙함 같은 것을 느낀다. 대체 평소에 여기에 얼마나 관심이 없었으면 이걸 그렇게까지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는거냐=_=, 같은.


내 꿈이 들어맞으려면 내일은 스브스가 개과천선해야할텐데. 일단 쇼트 1위 했으니 순서는 맞고..아, 떨려. 밥먹으면서 볼 때는 연아가 긴장탄게 보여서 좀 무겁게 느껴졌는데 집에 와서 돌려보니 생각했던 것만큼은 아니었다. 남싱들 영상까지 복습 다 했다. 평소에 거의 끊고 있던 아이스 댄싱과 페어도 다 봤다. 보고 보고 또 보는데 오래간만에 보는 거라 좋아서 그런지 차마 esc를 누를수가 없다.




결론) 프리 보러가야 하는데 잠이 안옵니다...졸려 죽을 것 같은데 잠이 안와 ㅠㅠ



by 절세마녀 | 2008/12/13 05:29 | 무대뒤편: 야외 공연장 | 트랙백 | 덧글(11)
연아가 우승하는 꿈 꿨다

자취방에는 TV가 없으니 대전집이었던 것 같다.

옆에서 엄마가 사과를 깎고 있고 동생이 삐뚜름히 누워서 그걸 낼름낼름 받아먹고 있는 가운데, 무심히 TV채널을 돌리고 있는데 대형 HDTV 화면에 연아가 그득하게 잡히는 것이었다. 나는 기겁을 하면서 '아 맞다 그랑프리 파이널이잖아 내가 정신이 나갔나!! 왜 집에서 드라마 재방송같은걸 보고 있었던거야!! 악, 결승전을 놓치다니 내가 지금 무슨 짓을!!' 라고 왜치며 살짝 패닉상태에 빠져 화면에 집중했다. '죽음의 무도'가 아니었으니까 LP였을텐데, 내가 꿈 속에서는 그걸 '세헤라자데'라고 생각했지만 깨고나서 생각해보니 '세헤라자데'가 아니었다. 음악도 안무도 달랐어! 그래, 사실 내가 그 안무가 좀 맘에 안 들었거든. 죽음의 무도는 정말 죽음인데.


여튼 앞에 여러 선수가 거쳐간 탓에 빙질은 우둘투둘하기 짝이 없었고, 정빙을 안해서 그런지 꿈이라서 그런지 한쪽에는 살짝 물결무늬 주름마저 잡혀있었는데 빙연은 뭘하는건지(읭?). 문제는 그렇게 투덜댈 생각이 달아날 정도로

연아가 예뻤어...
(죽음의 무도 화장이었거든..)

의상도 달랐다. 그랑프리를 위해 깜짝쇼를 하고 있는건지, 아니면 갈라쇼인지 살짝 오락가락 할 정도로. 물론 조명이 없었으니 갈라쇼는 아니었겠지만. 검정색 벨벳 위로 크리스털 비즈같은게 대각선으로 물결무늬를 그리며 전신을 감싸는 바지의상에 붉은색 장갑을 끼고 있었다. 깨고 나서 떠올려보니 그렇게 막 예쁜 의상은 아닌데 여튼 연아가 입고 있어서 그랬는지 내가 맛이 가서 그랬는지 그렇게 깨는 의상은 아니었다. 오히려 긴 팔다리가 강조되고 스모키화장이 화사한 강렬함에 정점을 찍었다. 연아가 죽음의 무도에서 팜므파탈적 '여왕'의 면모를 과시하긴 했지만 상당히 건전하고 정직한 압도감이었던데 비하면, 이쪽은 '팜므파탈'적 여왕에 가깝게 섹시했다. ㄲㄲㄲ


프로그램은...우와, 장난이 아니었다. 스핀이고, 스파이럴이고 속도가 엄청 빨랐는데 흔들림이 하나도 없지 뭐임. 심지어 비엘만 스핀 초반부 동작에서 아까 말한 그 까만 까마귀의상이 마술처럼 벗겨져나가더니 핑크와 보라색이 부드럽고 깜찍하게 섞인 스커트 의상이 속에서 톡 하고 튀어나오는 거였다. 짱짱하게 얼어있던 겨울여왕이 사랑에 빠져 봄을 불러온 것처럼. 트라우마에 빠진 왕늠, 이걸 어떻게 넘겨먹나 하고 요리에 골몰하던 세헤라자데가 천일이 지나고 다시 보니 이 왕이 (그니까 트라우마만 빼면) 꽤 괜찮은 인간이란 걸 깨닫고 사랑에 빠지듯이, 혹은 단순히 오데트를 골려주기 위해 아버지 로트바르트를 도와주러 무도회에 간 흑조 오딜이 지크프리트한테 진심으로 반해버린 것처럼. (꿈이라 그런지 완전 내 취향에 직격하는 안무에 캐릭터 해석이기도 하고 ㅎㅇㅎㅇ)


그리고 정말 사랑에 빠진 여자아이에게 반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으리.


다들 숑가서 보고 있는데 어쩜 점프에 실수도 하나 없었다. 이걸 뤙엣지 판정을 내리면 심판생활 접어야 하도록 이견의 여지가 없는 엣지에, 내가 늘 마음만으로 염원하던 걸 어떻게 알았는지 강수진씨한테 사사받고 온 것 같이 부드럽고 우아한 팔놀림, 오오, 저 스텝, 오오 저 스핀, 오오오 완벽하게 무결점 퍼펙트였어. 레전드였다고. 평소에는 깽깽이같이 시끄럽던 중계석도 숨을 죽였고, 이해할 수 없지만 스브스의 카메라워크마저 무슨 뽕을 맞았는지 레전드급이었다. 하지만 저 영상을 다시 보려면 ESPN으로 찾아가야 하겠지...를 고민하고 있는 와중에 프로그램이 끝남과 동시에 기자석과 VIP석을 제외한 다른 모든 곳에서 꽃과 인형이 비오듯 쏟아졌다. 그랑프리 파이널의 피날레에 걸맞는 환성이었다. TV를 중간부터 봐서 혹시나 뒤에 다른 선수가 나오면 어떡하지 하고 생각하다가, 연아는 당연히 쇼트를 1위 했을테니까 마지막 순번이었겠지 뭐 하고 납득했다. 과연 라스트였다. 나도 참.

전광판에 이상한 숫자가 떴다. 190.63. 심판님들 지금 눈이 붙어있는 건가여. 지금 퍼펙 프로그램을 보고 190이 뭔가여? 다른 건 몰라도 이번 건 200점 줬어야 정상이져, 나랑 싸울래여? 하고 순간적으로 스트레스지수가 확 올라가던 찰나에 다른 상위권 선수들 점수를 보니 183, 182, 180 이런 순서였다. 원래 점수가 짠 심판진들이 왔구나 하고 납득하기가 무섭게 연아가 1위에 랭크되었다. 앗싸, 할렐루야. 나는 아까 건네받았지만 프로그램에 집중하느라, 손에 든 채로 먹지는 못하고 있던 겨울 사과를 거칠게 뽀각, 하고 깨물었다. 시원한게 달디 달았다. 꿈이었지만 너무 좋았다. 마오는 3등했다. 꿈대로만 됬으면 좋겠다.




아니 물론 현장에서 직접 보게 되면 더 좋겠구..ㅠ_ㅠ


by 절세마녀 | 2008/12/07 12:46 | 무대뒤편: 야외 공연장 | 트랙백 | 덧글(8)
티켓링크...잊지 않케따..


2008년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1, 2차 예매 오픈했는데 실패했다..
왜 내 컴에서만 안 들어가지는건데 왜..왜!! 대체 왜!!ㅠ_ㅠ

주최측은 초대권을 1600장이나 뿌렸다는데 왜 내 손에는 들어오는게 하나도 없는가, 왜 나는 이 그지깽깽이들의 오픈 시간 1시에 맞춰 12시 반부터 새로고침을 자제하며 기다리고 있었는데도 정각에 클릭하자 뜨느니 그런 프로그램을 찾을 수 없다고 나오는 건가, 왜 전화 예매는 1시간 전부터 불통이고, 자동지정좌석으로 해놓고 결제버튼을 누르라기에 눌렀더니 연석이 없다며 튕겨내는 그지같은 센스는 뭐며, 처음부터 다시했더니 장렬하게 '올시트솔드아웃' 따위의 메시지나 뱉는 티켓링크의 페이지뷰 수나 늘려주고, 그리고,

그리고 나는 또 왜

피겨가 뭔지,
그랑프리가 뭔지,
갈라가 뭔지
관심 1g도 없는 사람에게
'김연아 갈라쇼(숫제 이름을 그렇게 부르던데 기가찼음, 에라이, 그게 연아 독무대냐?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긴 하겠지만 그건 연아가 잘해서고 국제 대회를 개인 갈라쇼로 만들어버리는 괴센스는 뭥미) 티켓을 구했으니 관심이 있으면 프리미엄 ㅋㅋ'란 소리나 듣고 있는 것인가, 대체 왜 이런 그지깽깽이같은 상황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곳, 애정의 대가로 착취를 당연시하는 땅에서 살아야 하는 거냐고.




by 절세마녀 | 2008/12/04 23:52 | 레테의강: 흐르는 일상 | 트랙백 | 덧글(7)
사랑을 찾아 떠나는 왕비님, 예카테리나 고르디바

이왕 피겨 얘기가 나왔으니, 일전의 <일리야는 지크프리트>설에 이어 하고 싶었던 얘기를 마저 해놔야겠다. 다른 이유가 있다기 보다도 그냥 스스로가 기억하고 싶어서랄까.



사실


쿨릭 때문에 TV앞에서 하얗게, 하얗게 풍화작용하고 있던 중딩이었던 바로 그 때, 나는 그를 포함해 동시에 두명에게 깊이 반해버렸다. 사춘기 시절을 급우들에 대한 두근두근한 마음은 커녕 고전이나 읽으며 매우 쿨한 스타일로 보내고 있던 어린 중딩은, 비로소 버닝을 넘어 사랑에 빠질 기회를 잡았으나, 앞서 말했던 대로 녹화분이 SBS판 슬레이어즈 방영분에 지워져버린 바 가슴아픈 나날을 보내야만 했던 것이다. 꽤 공평하게 남자 하나, 여자 하나. 쿨릭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반해버린 여자의 이름에 대해 기억할 수 있는 건 <뭔가 왕족 같은 느낌에, 아무튼 그 남자보다 길었다!!> 뿐...


그러나 그런 문제가 굉장히 사소하게 느껴질 정도로, 그녀의 이미지는 완벽한 형상화의 과정을 거쳐 하나의 '타입'으로 머리 속에 이미 각인된 상태였다. 이를테면, 쿨릭이 내게 있어 살아있는 지크프리트, 낭만적 왕자의 프로토타입이었다면


그녀는




왕비님이셨다!!!
(ㅈㅅ, 유치해서)



왜 그 때의 그녀를, 흔히 피겨에서 자주하는 표현인 '요정'이라든가, 좀 더 보편적인 이미지인 '공주'라든가, '여왕'이라든가 하는 이미지로 기억하지 않았는지는 당시에는 크게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하여간 요정이나 공주나 여왕하고는 좀 달랐다. 그러면서도 우아함을 넘어서서 기품이 넘치고, 위풍당당하지는 않지만 감히 범인이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여유라는게 철철철 흘러나왔다. 물론 그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그 이야기는 좀 나중에 하도록 하고.


무엇보다도 '아, 음악을 타는 연기라는게 이런거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움직임이 가슴을 때렸달까. 그 순간 내 머리 속에서 피겨는 동계스포츠가 아니라 예술의 한 장르로 독립해버렸다. 물론 피겨는 스포츠인 동시에 예술이며, 그 때문에 기술의 개선을 위한 노력을 폄하할 생각은 없다. 솔직히 씨원씨원하게 쿼드 팍팍 뛰는 남싱들 보면 너무 좋으니까. (좀 신경쓰이는 건 신채점제에서 TES(기술점수) 채점 때 점프를 너무 강조해서...다들 너무 점프 경쟁하는 건 아닌가 싶을 때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특별히 장난만 안 치면 옛날보다는 그나마 좀 나은 점이 있....후우) 어쨌든 나는 전문가도 아니고, 머리 속에서는 이미 프로그램을 하나의 '작품'으로, 4~5분 동안의 연기를 통짜로 받아들이는 편이 몇 배는 익숙하다.


아무튼 그래서 쿨릭을 찾아낸 이후로 희미한 기억의 잔향을 따라, 허기진 승냥이가 먹이를 찾듯 온 네트를 뒤져 발견한 것이


바로 이것

1997 The Art of Russian Skating : Elegie



마법에 걸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 채 시간에 떠밀려 쇠락해가는 성이 있다. 아니, 사실 눈을 감고 잠든 건 세상이며, 그녀야말로 깨어있는 유일한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담쟁이 덩쿨과 가시나무가 온 성을 둘러싸고, 흘러간 시간을 증명해주는 먼지가 소리없이 쌓인다. 한때 그녀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웃음과 애정을 주고 받았으나, 곁에 있던 사람들은 어느새 하나둘씩 사라져 이제는 아무도 인기척을 내지 않는다.

고요하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그리고 그러한 시간이 마치 영원처럼 계속되었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녀는 자신이 언어를 잊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한 채 말하기 시작했다. 입이 아니라 온 몸으로.



오 왕비님, 나의 왕비님.
당신은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답니다.



내가 만약 마법의 거울이었다면 그녀가 묻기도 전에 그렇게 답했으리라. 아니, 물을리 없기에 더 숭배했을런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느날 그녀가 그 자신의 고독과 쓸쓸함에 지쳐 위로를 구하기도 전에 이렇게 말했겠지.



오, 나의 왕비님, 사랑스런 왕비님.
그러니까 그렇게 슬퍼하지 마세요.



그러나 기실 그녀는 그런 말을 해 줄 거울의 존재조차 모른다. 사실 그녀는 자기가 느끼는 것이 외로움인지, 슬픔인지 혹은 고독인지도 잘 알지 못한다. 도리어 그것을 한마디 말도 없이 바라보아야 하는 내가 그녀의 고독을 느낀다. 그녀를 보고 있으면 슬프고, 어딘가 가슴이 아파서 왠지 내가 울고 싶어지지만, 그래도 그 곁을 떠날 수는 없다.


오래 전부터 사랑해왔으므로.




한 때 꿈꾸는 소녀였던

그러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은 아닌. 그래서 발랄하거나 꿈에 가득차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는 공주는 아니다. 곁에 누가 있거나 없거나 당당하게 은반 위를 평정하는 여왕도 아니다. 요정이라기에는 너무나 인간답고, 그렇다고 평범한 인간이라 하면 누가 될 것 같다. 그녀는 시간에 유폐당해 고독의 성에 잠겨있는 왕비님이다.


미풍에 흔들리는 긴 난초처럼 느려보이지만 사실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흐르는 팔. 음악이 시작할 때 다급하게 움직이지 않고 감정선을 잡는 여유하며, 마치 음악과 한몸이 된 듯한 물 흐르는 듯한 스텝. 스텝 중간에 뛰어오를 때는 '사뿐히'라는 말도 과하게 느껴질만큼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다. 차라리 노을지는 저녁 어스름의 그 푸르스름한 공기라면 모를까. 보랏빛 의상과, 그에 걸맞게 환상적이고도 애잔한 조명. 표정은 말할 것도 없고, 중간중간 연기할 때 클로즈업해서 잡아주는 카메라까지. 특히 마지막의 그거, 그거, 으아아, 으아아아, 으아아아아.



몇년의 세월이 흘러 그녀에게 다시 한번 감탄함과 동시에 '참 끝내주게 일관된 취향을 고수하는구나' 하고 어렸던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고백하자면 두 사람한테 홀랑 넋이 나갔던 그 중딩은 어린 마음에 '저 둘이 같이 하는거 보고 싶다'->'페어로 나왔으면 좋겠다'->'결혼해라!!' 라는 망상을 속으로 부르짖었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그게 일생 최초의 커플링이었다.




그런데


찾으면서 알게 된 거지만 이 왕비님은 진짜 그런 왕비님이셨던 것이다.


G&G라고, 세르게이 그린코프와 예카테리나(별칭 카티아) 고르디바가 한팀을 이루는, 아는 사람은 다 알만한 러시아 환상의 페어가 있었다. 이 페어는 온갖 선수권에서 1위를 차지하더니 88년 캘거리, 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을 재패해버린 전설의 커플로, 페어라기보다도 천생연분의 연인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은반 위에서 피겨로 사랑을 나눴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 둘 사이에는 '오해의 근원'인 언어라는 게 아예 불필요해보일 지경이다. 그냥 내가 너고, 네가 나인 경지.


1994 세계 선수권 대회 Vocalise





어린 시절부터 같이 훈련하며서 애정을 다져온 사이라 호흡이 맞는 것은 당연지사고, 개인적으로도 서로가 서로밖에 모르던 엄청난 순정 커플이었다고 전한다. 바람이 불면 날아갓 것 같이 사랑스러우면서도 강단이 있는 카티아를 세르게이가 어떻게 받쳐주고, 그들이 서로를 이끌어주었을지가 고스란히 녹아난 연기에 관객들은 매료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다음해 1995년,
완벽한 사랑을 나누던 연인을 질투해 죽음의 사자가 그들을 갈라놓았으니, 저 부드러우면서도 듬직한 세르게이를 연습 도중 심장마비로 데려가버린 것이다.


1996 COC 말러, 심포니5번 Adagietto, 예카테리나고르디바



1년 뒤, COC에서 그를 기리는 퍼포먼스를 통해 카티아는 그를 이렇게나마 떠나보냈다. 아마 그녀 자신에게 필요한 일이기도 했을테지만, 이는 동시에 G&G를 기억하는 팬들을 위한 퍼포먼스이기도 하다. 관객들이 오프닝에서부터 다들 기립박수를 치고 있는 것은, 언제나 둘이 함께 무대 위에 올라서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연인들이 사별이라는 고통과 슬픔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딛고 일어서야만 하는 인간적인 상황에 대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 때문에 말러의 5번 교향곡은 그렇지 않아도 항상 '가질 수 없는 어떤 것에 대한 향수와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데, 거기다 카티아가 워낙 표현력이 뛰어나서 이걸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쥐어짜지는 것 같다. 슬픔과 고통 그리고 그것을 표출한 뒤 애써 누르며, 그래도 그녀는 오늘을 살아간다. 이 사람은 정말 몸으로 말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여하튼 올릴까 말까 엄청 고민했는데...이런 퍼포먼스 자체가 흔하지 않을 뿐더러 이걸 빼놓고 그녀를 설명할 수도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올린다.


처음에 올렸던 동영상이 그로부터 대략 일년 안팎의 퍼포먼스라는걸 감안한다면, 그녀가 그렇게 아름다운데도 고독해보였던 이유를 늦게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동시에 그녀가 요정이 아니라 인간, 사랑을 잃은 젊은 왕비님이었던 이유도.




이야기의 끝


다행히도 이 이야기는 해피엔드다.


6년 연하의 멋진 왕자님이 나타나서 열렬한 구애 끝에 성벽을 얼린 얼음과 무수한 가시덤불을 뚫고 그녀를 구해 새 나라로 떠났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그게 일전에 말한 일리아 쿨릭이다. 어린 마음에 맘 속으로 커플링을 주선한 적은 있지만 설마하니 2002년에 정말 결혼을 했을 줄은 몰랐다.


물론 그 과정이 기적이나 동화처럼 순탄치 않았을 것임은 안다. 실제로 카티아가 재혼하려고 하니 G&G를 기억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좀 배신감을 느꼈던지 안 좋은 소리도 많았던 듯 하고, 기타 등등 기타 등등 해서 그들은 결국 러시아를 떠나 미국으로 망명했다. 요즘은 딸 둘을 키우면서 미국에서 아이스쇼하면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한다.



Katia and Ilia - Casi Un Bolero



하여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판타스틱한 두 사람. 쇼 앞 부분이 꼭 그 둘 사이에 있었을 법한 '구애와 튕김'이라 보면서 히히 하며 덩달아 괜히 좀 웃었다. 글쎄, 처음에는 줄다리기를 하더니 어느새 말을 주거니 받거니 시작하고, 마지막에는 정말 사랑하는 연인들처럼 몸을 겹친다. 그녀가 몸으로 말을 할 줄 아는 스케이터를 새로운 동반자로 만나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저, 저, 저, 스프레드 이글에 저렇게 매달릴 수 있다니!! 이건 반칙이야!! 까놓고 말해 너무 부러워!!





불완전한 기억을 더듬어 옛추억을 찾아가는 길에서, 뜻하지 않게 현실에서 펼쳐졌던 사랑과 인생의 대하드라마를 보았다. 그들이 매우 반짝거리던 순간,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졌으면서도 그들의 인생에 끼어들 수도 없고, 지금처럼 멀리서나마 위로의 말을 건넬 수도, 사실 그들이 그런 삶을 살았다는 것도 뒤늦게야 알아버린, 딜레이는 엄청 긴데다 말도 못하는 엉터리 마법의 거울이었던 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나는 이 이야기를 옛 동화들이 으레히 써먹던 방법대로 끝맺고 싶다.




'그래서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by 절세마녀 | 2008/03/24 02:58 | 무대뒤편: 야외 공연장 | 트랙백 | 덧글(12)
2008 피겨 월드챔피언들의 신기술


1위 : 마오슬라이딩


잘못된 엣지로 뛴 다음 점수를 획득하는 치팅 점프의 아사다 마오는, 올 시즌 피겨 월드대회에서 당당히 우승함으로써, 엣지 교정을 하려다가 근육파열로 프리스케이팅 도중 기권한 같은 국적의 안도 미키를 극적으로 물먹이는데 성공했다. 특히 정석같은 치팅점프 구성 도중 여성 선수들이 어려워하는 '트리플 악셀'을 맨 앞에 배치하는 척 했으나, 사실은 신기술인 '마오-슬라이딩'을 연마해왔음을 밝혀 빅재미를 선사했다.
'투명악셀의 원천기술 보유자'이라는 매우 새로운 타이틀을 획득한 그녀가 앞으로도 연속기 <마오슬라이딩+넘어진 뒤 10초간 여유있게 웜업하기>, <더블악셀 1.5회전만하고 가산점 두배받기> 등의 퍼펙한 조합을 통해 '미라쿠루마오'의 시대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위 : 카로핸드

이탈리아의 카롤리나 코스트너는 쇼트에서의 선전과 달리, 프리에서 <여태까지 숨겨왔지만 사실 나의 스핀은 흔들려!!>라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궁극의 <손 짚는 랜딩>, <다리 떠는 랜딩>을 연속적으로 보여주며 차세대 점프의 모습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강력하게 어필했다. 기술의 한계를 3족보행으로 보완하는 카로 Hand기술을 통해 그녀는 '카로 the 카펫세일즈맨', 장르 파괴로 인한 '쇼트트랙의 카로' 와 같은 타이틀을 얻었다.






3위 인간증명 김연아

앞선 선수들에 비해 '점프 교과서'라는 다소 소박한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던 김연아는 쇼트에서 넘어지며 "사실은 나도 인간" 파문을 일으키더니 "진통제 맞고 프리 1위", "여신은 아니지만 여왕" 이라는 먼치킨스러운 기술을 선보였다.

이에 심판진은 비기인 "동태눈깔 랜덤신 작렬"을 발동, 그녀의 더블악셀에 대해
<인트로에 어려운 동작인 이나바우어를 넣었기 때문에 당신은 여전히 인간이 아님!!>이라며 마오의 그냥 더블악셀보다 가산점을 절반가량 낮게 주거나, <당신의 더블악셀+트리플토뤂은 너무 깔끔해!! 감점이야!!>, <당신의 트리플러츠+더블토뤂+더블뤂의 완벽성은 전세계 선수들의 사기를 꺾어!!>라며 세계 피겨계의 평화를 도모했다.

이것이 더블악셀 전의 이나바우어

연아 2008 스웨덴 피겨세계선수권대회 프로토콜
마오 2008 스웨덴 피겨세계선수권대회프로토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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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여러분.
나는 괴롭고 슬플 때
울지는 않지만 개그를 해
by 절세마녀 | 2008/03/21 14:40 | 무대뒤편: 야외 공연장 | 트랙백 | 핑백(2) | 덧글(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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